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침내 로힝야족 난민을 만나 축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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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시아 지역을 방문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미얀마 로힝야 난민들을 만나 축성했다. 이 자리에서 “오늘날 신의 존재는 로힝야라 불린다”며 처음으로 로힝야족의 이름을 언급했다고 시엔엔(CNN) 방송이 보도했다.

전날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이동해 사흘간의 일정을 시작한 교황은 이날 오후 다카에서 로힝야 난민 16명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교황은 이들에게 “당신들의 비극은 가혹하고 크다”며 “모두의 이름으로 당신들을 박해하는 사람, 당신들을 해치는 사람, 특히 세계의 무관심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우리를 용서해달라”고 말했다.

pope rohi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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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이들에게 “많은 이들이 방글라데시가 난민들에게 보여준 위대한 사랑에 대해 말했다”며 “이제 나는 당신들의 마음으로 우리를 용서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남성 12명, 여성 4명으로 남동부 콕스바자르 난민 캠프에서 교황을 만나기 위해 다카로 왔다.

교황은 이후 난민 한 명 한 명과 만나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눴으며, 이 자리에서 한 소녀에게는 머리에 손을 얹고 축복을 빌었다고 시엔엔은 밝혔다. 이날 오전에는 다카 공원에서 교인 10만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규모 야외 미사를 집전했다.

pope rohing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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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미얀마에 머물면서 최악의 인권 탄압 문제로 불거진 로힝야 사태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교장관과 회담하면서도 로힝야족을 거론하지 않자 인권 단체들은 정치적 이유라고 짐작하며 실망감을 표해왔다. 일각에선 교황이 로힝야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할 경우 미얀마 인구의 90%가량을 차지하는 불교 신자들의 반발이 일어나, 오히려 소수 종교로 꼽히는 가톨릭 신자들이 위험해질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다수 불교도들과 갈등을 벌여온 소수 이슬람교도 로힝야족은 2012년 유혈 사태 이후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지난 8월25일 로힝야족 반군단체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은 핍박 받는 동족을 보호하겠다며 경찰 초소 30여곳을 습격했고, 미얀마군은 이들을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무자비하게 소탕했다. 성폭행과 방화, 고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로힝야족 60만명 이상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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