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때문에 나는 과거의 인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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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Young Caucasian couple walking near the sea at night under the starry sky | Oleh_Slobodeniuk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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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잊고 싶은 학창 시절 사진, 사춘기의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곱슬머리에 버터플라이 클립을 한 사진. 부모님이 부엌에서 잘라준 비뚤어진 앞머리. 타고난 자신감 부족에 어울리는 치아 교정기와 플랫폼 슈즈. 깡마른 팔다리, 무엇이 ‘쿨’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쿨하다고 인정받고 싶은 강한 욕망.

무엇보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꼭 알고 싶은데 그걸 발견할 능력이 없었을 때의 모습.

중학교 시절은 살아남기 힘든 시기다. 성인이 되어 돌아보면 정말로 민망하다. 우리 대부분은 그 시기를 벗어난다. 그때의 사진들은 어두운 다락방이나 벽장 구석 같은 곳에 처박아둔다. 그리고 진화하여 성인이 된 상태를 즐긴다. 우리의 연애는 남의 시선을 무척이나 신경쓰던 그 시절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리의 파트너는 어색했던 번데기 시절이 아닌, 나비가 된 지금의 우리만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경우는 조금 다르다. 나는 중학교 시절을 잊을 수가 없고, 내 파트너는 나비가 아닐 때의 나도 보았기 때문이다.

첫사랑과 결혼하다.

나는 12살 때 만난 남자 아이와 결혼했다. 버터플라이 클립을 머리에 한, 어색한 자세의 나와 마주 앉아 있던 아이다. 우리는 결혼한지 5년 되었다. 29세인 나는 과거의 나 자신, 잊어버리고 싶은 중학교 시절의 인질이 되었다.

불확실한 게 많은 십대 시절은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발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가 ‘영원한’ 관계를 맺을 때쯤엔 우리는 달라져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에 대한 관점을, 인생의 방향을 바꾼 뒤다.

하지만 나는 과거를 완전히 떠날 수가 없다. 내 남편은 소녀 시절의 나와의 영원한 연결 고리이기 때문이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려고 몸부림치던 나를 그는 보았고, 그는 과거의 내 형편없는 헤어스타일도 목격했다.

그러나 형편없는 헤어컷, 어색한 농담보다 더 깊이 들어가는 이야기다. 우리는 초기의 사랑과 혼란을 함께 탐험했다. 서툴렀던 첫 키스, 머뭇거리며 손을 잡았던 때를 우리는 잊을 수 없다. 우리가 한때 가졌던, 사랑에 대한 순진하고 유치한 시각, 어처구니 없는 쪽지들을 잊을 수 없다.

다른 사람들이 과거에 버려두는 날들이 우리의 기반이다. 우리 관계의 초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에서 지우려 하는 시절에 시작되었다.

공정히 말하자면 이게 나쁜 것만은 아니다. 순수한 우정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우리의 관계에는 깊이가 있다. 우리는 함께 자라며 커플로 성장해 가는 흔치 않은 기회를 가졌다. 중요한 여러 순간을 함께 겪었고, 삶과 사랑을 함께 거치는 법을 배웠다. 어린 시절의 사랑에서 비롯된 다정함도 있다.

그렇지만 많은 면에서 인질 상황인 것도 사실이다. 나는 내가 잊고 싶은 어린 시절의 나와의 관계를 영원히 끊을 수 없다. 나는 성인 여성으로 자라났지만, 성인 여성으로서의 진정한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다. 어색한 소녀였던 예전의 나와의 연결 고리가 늘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랑은 언제나 위험 요소다

그래서 성인으로서의 관계를 확립하기란 쉽지 않았다. 우리 둘 다 12살 때와는 아주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살면서 변화하기 위해 무척 애를 쓴다. 우리가 살아가게 될 사람의 입장이 되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되고 싶은 성인이 되어 그 이점을 얻기 위해 십대의 힘든 시절을 보낸다. 노력하며 보내는 시절에 따르는 보상은 자신감, 경쟁력, 성취감을 가진 성인이 되는 것이다.

남편과 나는 가끔은 그런 보상을 얻지 못한다. 남편과 나는 우리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잘 알고 있다.

나는 변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더 이상 사랑이 발렌타인 데이의 초콜릿 상자, 영화관에서의 달콤한 키스라고 믿지 않는다.

나는 사랑이 굉장히 어렵다는 걸 배운 여성이다. 가끔은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희생과 헌신이 사랑에는 필요하다. 육체적 이끌림, 즐거운 데이트, 로맨틱한 제스처보다 깊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게다가 나는 나의 예전 모습이 지금의 나를 규정하지 않는다는 것도 배웠다. 나는 목표를 세울 줄 아는 자신감 있는 여성으로 성장했다. 머리를 펴는 기술은 거의 숙달했으며, 내 몸을 편안하게 여기게 되었다. 목적을 갖고 인생을 사는 법을 익혔다. 내 자신에 대한 깊은 감사도 배웠다.

즉, 나는 달라졌고 그건 내 남편도 마찬가지다. 물론 십대 시절의 우리 모습도 조금은 남아있다. 우리가 처음 커플이 되었을 때의 흔적도 살아남았다.

하지만 우리가 그때와 똑같은 척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큰 위험도 따르는 일이다.

사랑은 결코 쉽지 않다. 언제나 위험 요소이다. 자기 자신을 잃을 위험, 실패할 위험, 상대보다 더욱 성장해서 서로 맞지 않게 될 위험이 있다. 우리는 다른 커플들과 여러 가지 면에서 똑같다. 우리는 일부일처제라는 힘든 일을 잘 해나가려고 노력하는 한 쌍일 뿐이다.

우리는 과거의 인질인 동시에,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랑 그 자체의 인질이기도 하다. 서로에 대한 우리의 사랑은 기억의 지옥같은 길을 걷는 것도 불사하게 만들 정도의 가치가 있다.

우리가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며 떠오르는 의문은 이것이다. 우리가 과거와의 모든 연관을 끊어야 할까? 우리가 엄청나게 어색하고 어설펐던 시절의 모습을 완전히 잊어야 할까?

5년 째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나는 우리가 아직 과거에 조금은 붙잡혀 있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처음 사랑에 빠졌을 때의 나를 기억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서로를 과거의 인질로 잡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새로운 자신을 찾을 용기를 냈을 수도 있다.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되기까지의 과정, 지금 우리 부부의 삶을 감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한 바퀴를 돌았다

5년 전 결혼 할 때 우리는 페이스 힐의 ‘Just Breathe’에 맞춰 춤을 추었다. 13세 때 처음으로 같이 춤을 추었던 곡이었다. 샴페인과 케이크에 둘러싸여 레이스 달린 흰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춘 나는 그때가 한 바퀴를 돌아 원점으로 돌아온 순간이라고 했다.

이제 그 웨딩 드레스는 아마 내 몸에 맞지 않을 것이다. 샴페인의 취기는 가신지 오래다. 나는 아직도 한 바퀴를 돌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지금도 배우고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부부로서 계속 변화하는 중이다. 좋은 일인 것 같다.

몇십 년 더 지나면 우리는 우리가 29세 때 어땠는지를 돌아보며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다시 생각할 것 같다. 우리가 세월과 과거의 인질이라고 또 한 번 느낄 수도 있겠다.

우리가 감당해야 할 위험이다.

과거의 인질이라는 사실 덕분에 지금의 우리 모습에 감사를 느끼고, 과거의 꿈을 지킬 수 있다. 정말 아름다운 일이다. 버터플라이 클립, 비뚤어진 앞머리까지도.

허핑턴포스트US의 Love Made Me A Hostage Of The Pas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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