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직원들이 수능 문제를 보고 멘붕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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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변별력으로 무장한 '킬러문항'들이 화제다.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도 '킬러문항' 앞에서 '멘붕'을 호소하고 있다.

대표적인 문항이 수능 수리 가형 30번 문제다. 수리영역 30번 문제는 통상 ‘극악의 난이도’로 출제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실제로 EBS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6, 2017학년도 수능 수리가형 30번 문항은 각각 1.4%, 3% 대의 저조한 정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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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인턴기자가 직접 이 문제를 풀어본 과정을 보도했다.

두 개 중 쉬워보이는 나형 30번 문항. 문제를 보자마자 숨이 막혔다. 열 줄가량의 문제에 압도당한 채 x,n,k 등 여러 개의 알파벳들을 천천히 해독해나갔다. 완전히 이해하는 데만 삼십 분 이상이 걸렸다. (중략) 해당 문항은 수열의 극한과 적분을 활용한 문제였다. x의 범위에 따라 적당히 구간을 나눠 수열 an을 차분히 전개해나가니 규칙이 보였다. 계산은 매우 복잡했다. (중략) 한 문제를 풀고나니 60분이 지나있었다. 수리영역에 주어진 시간은 100분이다. 이미 시간의 절반 가량은 써버린 셈이다. 부분적분을 활용해야 하는 가형 30번 문항은 보자마자 두통이 일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조선일보

감동근 아주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수능 이튿날인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능 수리가형 30번 문제에 대해 "대입 시험에도 긴장감이 없어 깜박 졸 정도로 입시에서 한가닥 했던 나는, 지금 수능을 봐도 웬만큼은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들여다보는 순간 어지럽더라. 학원 강사로 현역에서 뛰고 있는 친구들 몇 명을 제외하면 다들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국어영역에는 경제·과학기술 관련 지문이 등장해 학생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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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인포맥스'는 한은 직원들이 국어영역 27~32번(홀수형 기준)을 접한 뒤 혀를 내둘렀다고 보도했다. 이 지문은 '돈 부쉬(Rudiger Dornbusch)'의 오버슈팅이론에 대한 설명을 담고 있다. 오버슈팅이론은 환율의 변동성을 설명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 중 가장 대표적인 이론이다.

문제를 접한 한국은행 직원들의 반응은 이랬다고 한다.

"저도 틀렸다. 통화정책과 환율 전반을 이해하고 있어도 풀까 말까 한 문제다."
"지문 하나 푸는 데 14분이나 걸렸다."
"대학교 2학년 이후 전공과목에서 다룰 법한 쉽지 않은 내용이다."
"국어영역이 맞느냐."
"문과계열에서 경제를 접하지 않았던 수험생이라면 지문 자체가 생소했을 것이고, 지문의 난이도 자체도 매우 높다."
"경제학에서도 전공과목에 속하고, 약 2주에 걸쳐 강의를 들어야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지문이 긴 데다 내용이 농축돼 있어서 읽는 시간 자체가 너무 오래 걸렸다."
-연합인포맥스

'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은행 직원은 금융계에서 엘리트로 꼽힌다. 대부분 경제학, 경영학을 전공했다. 나름 대학입학 성적도 우수하다고 자부하는 직원이 대부분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13분을 들여 문제를 풀었지만 6개 문항 중 2개를 틀렸다고 밝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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