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세계 최초의 '수중 밴드'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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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수중 밴드'가 만들어진 건 작은 유리그릇과 물, 그리고 목소리 덕이었다.

지난 2004년, 레일라 스코브만드는 덴마크의 자택에서 물을 가득 담은 그릇에 입술을 대고 노래를 불러봤다. 그는 이를 시작으로 입을 물속에 완전히 넣은 채로 소리를 내봤고, 수중에서도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코브만드의 실험은 계속됐다. 그러다 어느 날 마이크를 콘돔으로 덮은 채로 물이 가득 찬 상자 안에서 노래를 불러봤다. 그렇게 세계 최초의 수중 콘서트 '아쿠아소닉'이 탄생했다.

스코브만드는 아쿠아소닉의 작곡가이자 예술감독이며, 4명의 연주자와 함께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이다. 아쿠아소닉의 공동 설립자인 로버트 칼손은 허프포스트 호주판과의 인터뷰에서 아쿠아소닉이 "여타 밴드와 비슷하지만 수중에서 연주한다는 점이 다르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칼슨은 이어 "'물'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공통적인 요소다. 모든 인류는 물과 어떻게든 관련되어 있다. 이 콘서트를 통해 문화와 종교, 그리고 우리와 당신을 나누는 선을 넘어 소통하고자 한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의 양수에서 보낸 인생의 첫 아홉 달을 무의식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기억하는 첫 음성은 물을 통해서 들렸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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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소닉은 이미 수 시간에 달하는 곡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 곡을 발표하기 전까지의 과정은 긴 연구와 노력이 필요했다. 이들은 2009년 세계 최초의 수중 콘서트를 개최할 수 있도록 세계 각지에서 모인 악기 제작자, 과학자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댔다.

칼슨은 "첫 몇 년은 연구에만 시간을 쏟았다"며, "기존의 악기는 수중에서 연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악기를 발명하기로 했다"라고 활동 초반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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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악기를 제작하고 난 뒤에도 특수 제작된 악기가 매일 다른 소리를 내는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연주하다 10cm만 옮겨도 전혀 다른 소리가 나왔다"는 것이다.

'수중 악기'는 연주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웠다. 마이크를 놓는 장소와 물의 온도가 조금만 달라져도 "나쁜 소리"가 났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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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소닉은 연주자가 편안히 연주하고 악기가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수온을 34도에서 37도 사이로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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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숨을 참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아쿠아소닉은 악보에 연주자들이 물 밖에서 숨 쉬는 시간까지 적어두었다고 한다. 숨 쉬는 시간은 각 연주자의 움직임 강도에 따라 결정된다.

칼슨은 연주자가 물 속에서 가장 오래 버틴 건 "1분 10초 정도"였다며, 드럼 연주자처럼 움직임이 많은 멤버에게는 30초도 긴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움직임이 많은 연주자는 다른 연주자 보다 더 자주 물 위로 올라오곤 한다고도 덧붙였다.

아쿠아소닉은 오는 1월 시드니 공연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덴마크에서 호주까지 악기를 보내는 것도 큰 고충이라며, 이를 위해 수조 다섯 개를 따로 만들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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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쿠아소닉은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고 이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아쿠아소닉은 오는 2018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시드니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티켓은 시드니 페스티벌의 공식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허프포스트AU의 'Aquasonic: The World's First Underwater Concer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