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스 맥주도 '4캔 1만원'에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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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수입맥주보다 2배 가량 비싼 고가정책을 펼치던 일본 프리미엄 맥주 에비스가 결국 할인에 나선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에비스 맥주는 오는 30일부터 350㎖ 4캔에 1만원, 500㎖ 3캔에 1만원으로 할인 판매를 시작한다. 기존 가격은 편의점 기준 350㎖ 1캔에 3900원, 500㎖ 4700원으로 다른 수입맥주의 2배 정도였다.

지난 9월 국내에 첫 출시된 에비스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고가 전략을 써왔다. 에비스 맥주를 수입 유통·판매하는 엠즈베버리지의 이종완 대표는 출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의 맥주라는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당분간 가격할인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비스 맥주는 최고급 아로마홉을 사용해 깊은 풍미와 깔끔한 맛이 특징이며 일반 맥주보다 1.5배 긴 시간 동안 숙성시켜 일본에서도 프리미엄 맥주로 통한다.

에비스 맥주를 결국 굴복시킨 수입맥주들은 ‘4캔 만원’ 전략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편의점 맥주 시장은 2017년을 기점으로 수입맥주로 넘어갔다.

지에스(GS)25, 씨유(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의 맥주 매출 구성 비율을 보면 2012년 10%대 후반이던 수입맥주 비중이 지난해 40%대 후반까지 커졌다. 올해 상반기엔 3사 모두 수입맥주의 비중이 50%를 넘었다. 대형마트의 사정도 비슷하다. 이마트도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수입맥주의 판매 비중이 50%를 넘었다. ‘4캔에 만원’(대형마트는 9000원대 후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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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가 4캔에 만원 이벤트를 연중 내내 할 수 있는 이유는 국산맥주와 과세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맥주를 비롯한 주류에는 주세와 교육세,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현재 맥주에 부과되는 총 세금은 ‘과세표준’의 112.96%에 이른다. 이 세율은 국산이나 수입산이나 차이가 없다. 대신 국산맥주는 ‘출고가격’을, 수입맥주는 ‘수입 신고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다.

출고가격엔 제조비용에 제조사의 판매이윤이나 판매관리비 등이 포함된 반면, 수입 신고가격은 수입 신고가에 관세만 포함된다. 결국 수입맥주의 경우 국산맥주와 달리 판매관리비나 판매이윤에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셈이다. 당연히 같은 용량을 팔아도 국산맥주 제조사들이 내는 세금이 수입업체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세금은 고스란히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가격경쟁력에서 수입맥주에 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과세구조 덕분에 수입맥주는 판매관리비와 판매이윤을 조정해 다양한 판매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반면 국산맥주는 판매관리비나 판매이윤이 세금과 연동된다. 국세청 고시에 따라 국산맥주 제조사는 출고가격을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사실상 국세청의 통제 아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조사가 수시로 판매관리비나 판매이윤을 올리거나 내리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한 국산맥주 제조사 관계자는 “국산맥주와 달리 수입맥주는 관세청에 ‘이 가격으로 수입했다’고 신고하면 끝이다. 실제 수입가가 얼마인지 알 수가 없고 이윤이 얼마인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국내 주류회사들이 국산 맥주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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