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해임 초읽기?...KBS파업·공영방송 정상화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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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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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거액의 업무추진비(법인카드)를 유용한 KBS 일부 이사들에 대해 해임 절차에 착수하면서 80일 넘게 이어진 KBS 파업사태도 해결될 실마리가 보이고 있다.

26일 방통위에 따르면 위원회는 KBS 이사회 업무추진비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비리 이사' 해임 제청에 나설 예정이다.

감사원은 지난 24일 이인호 이사장을 포함한 KBS 이사 10인에 대해 "업무추진비와 사적사용 규모 등 비위의 경중을 고려해 해임건의 또는 이사연임추천 배제 등 적정한 인사조치를 마련하라"고 이효성 방통위원장에 건의했다.

공을 넘겨받은 방통위는 감사결과 분석에 돌입했다. 유용 규모가 크고 내용에 문제가 많은 강규형 이사 등 구(舊) 여권측 인사에 해임 제청안을 청와대에 보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감사원 감사결과를 보면 KBS 이사 10인은 2015년 9월부터 2년간 업무추진비로 2억7765만원을 썼는데 87%에 달하는 2억837만원(1653건)에 대한 영수증이 없다.

KBS 이사 10명 모두 업무와 상관없는 개인적 지출에 법인카드를 쓰거나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시간·장소 등에서 써놓고 소명하지 못했다. 이 중 구 여권측 이사들의 유용 규모가 압도적으로 크고, 죄질도 나쁘다.

강규형 이사(총 1709만원)의 경우 애견 동호회 회식, 애견 카페 등에서 수십차례 업무추진비를 쓰고, 집으로 배달음식을 시켜먹거나 개인적인 해외여행에서 식사를 했다. 이원일 이사는 직장 근처 식사비 등으로 1661만원을 썼는데 직무 관련성을 소명하지 못했다.

차기환 이사는 아내에게 휴대폰을 사주는 등 932만원을 사적으로 쓰거나 용처를 증빙하지 못했다. 관용차 유용 의혹으로 검찰에 고발된 이인호 이사장은 개인적인 선물 구입, 공연 관람 등에 업무추진비 2825만원을 썼다.

KBS 이사회 구도는 현재 여야가 5대6이다. 방통위가 구여권 인사 1명만 해임 제청을 결의해도 여야 구도가 역전된다. 이렇게 되면 노조가 총파업 목표로 제시했던 고대영 사장 해임이 가능하고, 지난달 13일 김장겸 전 사장을 해임한 MBC처럼 일사천리 정상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MBC는 이사회 역할을 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의 여야 구도가 당초 3대6에서 구여권 인사 2명의 자진사퇴로 5대4로 바뀌면서 정상화 물꼬가 트였다.

KBS 이사 제청권은 방통위,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방통위가 특정이사의 해임을 결의해 대통령에 제청하면 청와대가 받아들이는 순서를 밟는다. 실제로 2008년 방통위가 KBS 이사 해임 제청안을 의결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전례가 있다.

방통위 상임위원 5명 중 구여권(자유한국당) 측은 김석진 위원 한명이라 표결시 해임 제청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경영진 교체와 공정한 방송을 외치며 총파업 중인 KBS 구성원들은 방통위에 비리 이사 즉각 해임을 압박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새노조)는 "거액의 수신료를 사적으로 유용한 KBS 비리 이사들을 그대로 놓아둘 수 없음은 상식"이라며 "방통위는 좌고우면할 것 없이 감사원 조치를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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