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재판을 받고 나오던 우병우를 검찰이 '기습'해 압수수색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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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저녁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직권남용 혐의 등에 대한 재판을 받고 나오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차에 오르기 직전 누군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봤다. 검찰 수사관이었다.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러 왔습니다”라는 말을 들은 우 전 수석의 표정이 굳어졌고, 곧바로 “무슨 영장이요?”라고 되물었다. 수사관들은 압수수색영장을 우 전 수석에게 제시하며 “휴대전화와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지금 하려 한다”고 했고, 우 전 수석이 “휴대전화와 차량이요?”라고 되물었지만, 집행을 막을 수는 없었다. 검찰 수사관들은 우 전 수석 차량에 타고 있던 기사를 먼저 내리게 한 뒤 우 전 수석과 함께 차량에 탑승해 법원을 빠져나갔다. 수사관들은 차량을 수색하고, 우 전 수석이 쓰던 휴대전화도 건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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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원의 재판을 받고 나오는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이 그만큼 다급했고, 수사 과정을 잘 아는 우 전 수석의 허를 찌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검찰은 현재 추명호 전 국가정보원 국익정보국장(구속기소)으로부터 ‘비선보고’를 받은 혐의 등으로 우 전 수석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22일 추 전 국장을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우 전 수석과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을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어, 우 전 수석 조사는 예정된 절차였다. 검찰 안팎에선 이날 압수수색의 배경과 관련해 우 전 수석 조사 이후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우 전 수석이 ‘증거 인멸’을 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입증하기 위해 최근 사용 중인 휴대전화를 압수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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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지난해 자신의 처가와 관련된 ‘넥슨 부동산 특혜매매’ 의혹을 감찰 중인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사찰정보를 비선으로 보고받은 혐의를 포착한 바 있다. 우 전 수석은 또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8명의 부정적 세평을 정리한 사찰 보고서를 보고받고, 이 중 6명에 대해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에게 인사 조처를 요구한 혐의도 받는다. 또 검찰은 우 전 수석이 2014년 청와대 민정비서관 시절 ‘국정원 국익전략실(7국)의 정책정보는 감찰정보로 활용하기 힘들다’는 취지로 국익정보국(8국)에 직접 첩보 보고를 요청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바 있다.

한 전직 검찰 간부는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해 “지난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당했다”며 “수사팀이 세번째 영장마저 기각당한다면 검찰로서도 타격이 너무나 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영장 청구에 앞서 준비를 탄탄히 하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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