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예산이 새누리당 홍보업체로 흘러간 정황이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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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추진됐던 역사교과서 국정화 사업의 예산이 상당부분 불법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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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2일 교육부 산하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위원회)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2015년 10월12일 국정교과서 관련 예산을 요청했고 바로 다음날인 13일에 기획재정부로부터 43억8700만원을 배정받았다.

위원회는 "이와 같이 급행 배정 사례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사전에 청와대를 통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예산의 편성도 기형적이다. 긴급히 편성받은 예비비 명목의 역사교과서 사업비 43억여원 중 절반이 넘는 23억 8500만원이 홍보비로 쓰였다. 이는 연구개발비로 책정된 17억 6천만원보다 약 35%나 많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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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정된 홍보 예산 24.8억 중 48.4%인 12억 원은 규정에 따라 한국언론진흥재단을 통해 집행되었다. 문제는 나머지 51.6%다. 국가가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일반경쟁에 부쳐야 하며 예외적으로 수의계약을 맺을 경우에도 2인 이상의 견적서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당시 관련자들은 이런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않았다.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주재 회의에서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 등이 홍보물 제작 업체를 선정하면 김상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청와대 회의에서 이를 형식적으로 추인한 뒤 교육부 실무팀에게 지시했다. 교육부 실무팀은 '상부'에서 받은 지시대로 업체 현황이나 제작자 상황, 비용의 적정성 등 일체의 판단을 미룬 채 무작정 비용을 지급했다.

위원회는 리베이트가 지급된 정황도 파악했다. 역사교과서 홍보영상은 원래 지상파 중 1개사가 제작하고 송출하기로 되어있었다. 하지만 역사교과서추진단은 교육부 몰래 이면계약을 맺고 교육부에서 지상파로 지급하는 송출료 중 10~12%를 추진단이 지정한 A사가 가져가게끔 했다. 더욱이 A사는 홍보영상을 제작할 능력이 없었기에 영상제작 업무를 다시 B업체에 하청했고 B업체는 C업체에게 재하청했는데 이 과정에서 원래의 제작비보다 5천만 원정도의 웃돈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 B업체는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새누리당에 동영상을 무상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전력이 있는 업체다. 당시 조동원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장은 이 업체와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200만원과 추징금 1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위원회는 "앞으로도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과정에 어떤 집단이 개입하여, 무슨 의도로 부적절한 정책을 추진하였는지 등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라며 "국가예산에 손실을 입힌 경우에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관련법에 따라 처리되도록 하겠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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