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유행으로 다시 짚어보는 '등골브레이커'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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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또는 축구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롱패딩이 전국적으로 유행 중이다. 칼처럼 에는 겨울 추위에는 롱패딩만한 제품이 없겠으나, 새로운 '잇템'으로 떠오르며 부담을 호소하는 학부모들도 많다고 한다. 새로운 '등골브레이커' 아이템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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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딸을 둔 황모 씨(44)는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작년에 겨울용 점퍼를 사줬는데 올해 롱패딩이 유행한다면서 다시 사달라고 하니 사줄 수밖에 없었다”며 “주머니 사정을 고려하거나 합리성을 따지면 무리라고 말했지만 막무가내였다”라고 말했다.

- 동아일보(2017. 11. 16.)

'등골브레이커'라는 말은 지난 2011년,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노스페이스' 점퍼가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며 나온 말이다. 이 단어가 생기기 이전부터 사실 '등골브레이커'의 역사는 유구했다.

그러나 거슬러 올라가자면 끝이 없으니까,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10년 동안 어떤 '등골브레이커' 제품들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이는 대한민국 10대 겨울 유행패션의 흐름이기도 하다.

  • 1. 노스페이스 눕시
    노스페이스
    지금은 그 어떤 10대도 입지 않을 것 같은데, '등골브레이커' 초창기 이 제품은 '대한민국 교복'이라고 불렸다. 눕시 재킷이 학생들에게 유행하게 된 배경으로 노스페이스 측은 '어두운 색상의 교복과 잘 어울리고, 다른 제품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25만원대의 가격'을 꼽았다. 그러나 노스페이스 관계자 역시, 이 정도 이유만으로는 청소년들의 높은 '충성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 2. 노스페이스 히말라야
    노스페이스
    눕시가 '국민 교복'으로 등극해버렸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은 '노스페이스'를 향해 충성하고 있던 때였다. 남들과 조금 달라 보이고 싶은 청소년들의 욕구를 자극한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했으니, 눕시보다 조금 더 화려하고 조금 더 두툼한 '히말라얀'이었다. 색색깔을 자랑하는 히말라얀은 곧 눕시를 누르고 '국민 교복'에 등극했고, 눕시는 모두가 반드시 입어야만 하는 옷이 돼 버렸다.
  • 온라인 커뮤니티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행했던 '노스페이스 계급도'.

    물론 히말라얀은 '고산 등반'과 '극지 탐험'을 위한 '최상위 테크니컬 라인' 제품이었기에 가격이 80만원대에 달했다.
  • 3. 캐나다 구스
    2013년이었다. 이 패딩의 등장으로 국민 교복의 '노스페이스 강점기'가 끝나는가 싶었다. 디자인도 '노페 스타일'과는 꽤 달랐다.

    그러나 가격은 더 올랐다. 간판 상품 '익스피디션'의 가격은 125만원. 제아무리 '등골브레이커'라도 평범한 중고등학생들이 입기에는 너무나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결국 '캐나다 구스' 자체가 아니라 유사한 디자인의 국내 제품들이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마치 '떡볶이 코트'가 유행할 당시, 학생들이 브랜드보다 디자인을 보고 선택했던 것처럼 말이다.
  • 4. 몽클레르
    뉴스1
    이 사이에 잠깐, '몽클레르' 패딩은 온라인에서 '강남 교복'이라고 불렸다. 강남 지역 학생들은 200만~300만 원 선인 몽클레르 패딩을 마치 일반 학생들이 눕시를 입듯 입었다는 것. 일부 네티즌들은 이런 소식에 양극화를 걱정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세상은 인터넷에서 보여지는 게 전부가 아닌 법이다. 몽클레르를 수입했던 신세계 인터네셔널(SI)은 "최근 10대들 사이에서 몽클레르 인기가 확산 중이다"라는 소문에 "19세 미만의 구입 연령층은 1%도 안 된다"라고 일축한 바 있다.
  • 5. 그리고 시간이 흘러, 롱패딩
    뉴스1
    롱패딩이 유행하게 된 이유는 복합적일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롱패딩의 유행으로 기나길었던 '국민 교복 노스 강점기'는 끝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평창 롱패딩'도 출시됐고 말이다.

롱패딩은 새로운 '등골브레이커' 아이템이 될 것인가,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등골브레이커' 문제를 종식시키는 아이템이 될 것인가. 노스페이스가 10대 사이에서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받을 것이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이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건, 롱패딩은 브랜드와 상관 없이 편하고 따뜻하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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