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에게 "왜 어떤 남자들은 동의 없이 여자 앞에서 자위하는가?"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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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WITHOUT PANTS
Man zipping his pants. | Eric A. Nelson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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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남자들은 동의도 받지 않고 여자 앞에서 자위를 하는 걸까? 5명의 여성이 '동의 없는 자위'를 했다고 고발한 미국 코미디언 루이 C.K. 외에도 '동의 없는 자위'의 사례는 참 많다. 지하철에서, 버스정류장에서, 길거리에서, 건물 안에서 등등. 많은 여성은 미성년자 시절부터 이런 '이상한 광경'을 겪으면서 자란다.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동의 없이 여자 앞에서 자위하는 남자들은 뭐가 문제일까? 이들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전문가 3명에게 그 의견을 물어봤더니, 이유는 대체적으로 아래와 같이 정리됐다.

1. 기본적으로 육체적, 언어적 학대와 같은 심리적 동기/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기보다 약한 존재에 대한 권력과 통제의 욕구에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2. 권력과 통제의 욕구뿐만 아니라 (가해자 내면의) 분노, 나약함, 굴욕, 수치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가해자가 어린 시절에 겪은 트라우마나 학대와 연결됐을 가능성이 있다.


3. 공감 능력의 부족.


4. (성폭력에 관대한 문화로 인해) 그게 성폭력인 줄도 모른다.


5. (다른 성폭력 범죄에 비해) 붙잡힐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 콴드라 섀퍼스(andra Chaffers)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문제적 성적 행동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는 치료사

섀퍼스는 허프포스트 인터뷰에서 '동의 없이 자위하는 것'에 대해 단지 일탈적 성행위가 아니라 분명한 '폭력'이라고 말한다.

"내가 즐겨 쓰는 비유는 이렇다. 누가 당신 머리를 프라이팬으로 때린다고 해서 그걸 '요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기와 관련된 일이라고 해서 성적인 것은 아니다. 그 사람은 '자위'를 '무기'로 사용한 것이다. '총'과 다를 바 없다. 그건 '폭력이다."

섀퍼스는 성범죄 문제를 논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라고 지적한다.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자위를 하는 것은 육체적/ 언어적 학대와 같은 심리적 동기 또는 의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또한, 책임을 피하기 위해 육체적 공격을 하는 대신 자위를 하는 가해자도 있다고 섀퍼스는 전한다. "붙잡히지 않기 위해서다. 은행 강도가 마스크를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들은 '내가 그녀에게 손을 대거나 끝까지 가지 않으면 나는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폭력에 관대한 문화로 인해) '성폭력'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한 가해자들도 있다. "어떤 남성들은 강제로 성폭행을 하고도 자기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른다. 예를 들어,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며 여성에게 술을 더 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사회는 남성들에게 '난 그녀를 억지로 제압하지 않았어' 정도의 생각만 하도록 가르칠 뿐이다. 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생각은 아주 편협하다."

섀퍼스는 "동의 없는 자위를 감행하는 이유 하나를 대라면, 나는 '공감 능력의 부족'을 꼽을 것"이라며 아래와 같이 설명하기도 했다.

나는 피해자에 대한 가해자의 시각이 왜곡된 경우를 자주 접한다. 그들은 '포옹'과 '관심'을 좋아했던 아이가 '학대'를 즐겼거나 원했다고 믿는다. 그와 반대되는 증거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믿는다. 그들은 여성 동료들이 남성 동료와 다를 바 없는 자신의 능력으로 이름을 떨치는 것보다는 '권력 있는 남성의 성적 접근'을 진심으로 원한다고 믿는다. 폭력을 행사한 남성들과 일했던 내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그들은 피해자가 '학대를 당할 만했다'고 믿었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자기에게 무례했거나, 맞서 소리를 질렀거나, 뭔가 그에게 화내도 될 구실을 주었다는 이유였다.


일부 성범죄자들도 이와 비슷하다. 그들은 취약한 피해자를 고른 다음, 피해자가 학대를 '승낙'했다는 거짓된 맥락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학대로 인해 피해자가 정말로 피해를 당했다는 '증거'를 제시하면, 그들은 '정당화'/ '거짓말'/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 정보 생략/ 피해자 탓 등등 온갖 부정적 전략을 써서 스스로와 타인에게 '학대가 아니었다'고 납득시키려 한다.

피해자를 직접 공격하지 않고 자위하는 것은 그저 '선호도'에 따른 경우도 많다고 섀퍼스는 말한다.

"그저 그 사람이 즐기는 특정 판타지일 수 있다. 합의에 의한 섹스에서와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는 자신이 선호하는 게 있다. 하지만 자신이 즐기는 동시에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기쁨을 느끼도록 하느냐가 중요하다. 준비되지 않은 상대나 통제력 없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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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 M. 크레이머(Dayle M. Kramer) - 심리분석가

크레이머는 허프포스트 인터뷰에서 동의 없는 자위가 권력과 통제에 대한 욕구뿐만 아니라 '(가해자 내면의) 분노/ 나약함/ 굴욕/ 수치심'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임상적 용어는 없다. 그건, '수치심'(shame)다. 특정 종류의 수치심은 아니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식으로 (수치심을) 느낄 수 있으니까."

'낯선 사람 앞에서 자신의 몸을 보이고 만지는 노출증 장애가 원인일 수 있느냐?'라고 묻자, 크레이머는 조심스러운 답변을 내놓았다.

"노출증 장애의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왜 스스로를 노출하는가? 그걸 통해서 무엇을 얻는가? 그들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가? 이건 당사자와 직접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그냥 분류해버릴 수는 없다. 우리는 어떤 사람이 '자기도취적이다' '집착이 심하다'라고 쉽게 말해버린다. 그러나 이런 분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람을 안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크레이머는 주류 문화에서 '동의 없는 자위'가 잘 논의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입을 닫게 되고, 가해자들은 보호받는다고 덧붙인다. 성폭력이 애매모호하고 은밀할수록 피해자가 나설 가능성은 작아진다는 것이다.

"지하철, 버스, 기차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생각해 보라. 누가 발기한 성기를 당신 몸에 대고 비빈다. 혹은 바지 속에 손을 넣고 있다. 이 모든 건 '동의 없는 자위'에 속한다. 꼭 성기를 밖으로 꺼내야만 자위인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직시하지 않고, 슬쩍 고개를 돌리는 데 아주 능숙하다."

* 알렉산드라 카테하키스(Alexandra Katehakis) - 성적 행동 분야 치료사

카테하키스는 '동의 없는 자위'에 대해 피해자를 향한 '성애화된 공격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하며,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나 학대와 연결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더컷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가능성에 대해 심리분석가 크레이머도 동의한다고 밝혔다.)

"우리는 성장 과정에서 여러 가지를 거친다. 동의 없는 자위는 그중에서 제대로 마치지 못했던 과정과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 우리 자신의 여러 부분은 여러 다른 단계에 머물러 있고, 행동에서 그 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 위의 글은 HuffPost US에서 소개한 기사를 한국어로 번역, 재가공을 거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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