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청와대·법무부에 '수사 사전보고' 관행을 없애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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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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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압수수색이나 체포 등 본격적인 수사 개시 이전에 청와대와 법무부에 대상과 내용을 미리 알려주던 ‘사전보고’를 없앴다. 문무일 검찰총장 취임 직후 이런 방침을 세운 검찰은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수사 사실도 사전에 보고하지 않았고, 뉴스를 통해 수사 착수 소식을 접한 청와대와 법무부는 상당히 당혹스러워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15일 “수사와 관련한 예정 사항, 수사기밀은 아예 법무부와 청와대에 보고하지 않고 있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에 이어 두번째로 경험하는 상황”이라며 “전병헌 수석과 관련한 수사 내용도 마찬가지로 (청와대와 법무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그쪽에서 답답해할 수도 있지만, 검찰은 앞으로도 청와대와 법무부에 일체 사전보고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의 다른 고위 관계자도 “지난 6일 전병헌 수석의 의원 시절 비서관 윤아무개씨 등이 체포되고 나서야 수사 개시 사실을 알게 된 법무부에서 ‘트럼프 방한도 있는데, 대통령 얼굴을 봐서라도 미리 좀 알려주고 일정도 며칠 늦췄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정원의 특별활동비 상납처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진 불법행위를 엄히 단죄하는 마당에, 검찰이 수사기밀 유출에 해당하는 사전보고를 계속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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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청와대 ‘민정라인’은 윤 전 비서관 등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소식을 뉴스를 통해 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국 민정수석은 물론 백원우 민정비서관, 검사 출신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중 누구도 전병헌 수석에 대한 수사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뉴스를 보고는 상당히 당혹스러워하는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검찰의 이런 방침은 문 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는 취임 뒤 ‘앞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청와대와 법무부에 수사와 관련한 사전보고를 일체 하지 않는다. 이는 수사기밀 유출에 해당하는 만큼 어기는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하겠다’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문 총장이 후배들에게 ‘만약 지시를 어기는 사람이 있으면 각오하라’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검찰의 사전보고가 없어지면 청와대는 검찰의 동향을 사전에 파악하기 어렵다. 검찰의 압수수색이나 체포영장 집행, 긴급체포 등 ‘액션’이 있기 전까지는 누구를 수사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사전보고는 어느 법규에도 없는, 그냥 오래된 관행일 뿐이다. 한마디로 정권의 편의를 위한 불법적인 서비스였다”며 “(사전보고 폐지는) 검찰 혼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정권 핵심부로서는 ‘특권’을 내려놓고 불편을 감수해야겠지만, 이 정부가 일관되게 강조해온 검찰개혁, 검찰의 정치적 중립화에 부합하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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