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는 사우디·이란의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 당신이 알아야 할 간략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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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DI DONALD TRUMP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Saudi Deputy Crown Prince and Defense Minister Mohammed bin Salman shake hands in the State Dining Room before lunch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March 14, 2017.Trump welcomed the prince to the Oval Office, as both countries expect to improve ties that were frequently strained under Barack Obama's administration. Saudi Arabia is likely to welcome Trump's harder line on its arch-rival Iran and there is likely to be less friction over Riyadh's war against |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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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의 위험이 또 다시 커지고 있다.

두 국가간의 적대감은 수십 년 동안 끓고 있었지만, 두 가지 새로운 일이 이를 더욱 키우고 있다. 하나는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이다. 두 번째는 모하마드 빈 살만(중동에서는 MBS로 통한다)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위를 물려받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란에 적대적인 두 사람은 아주 친하다. 이들 사이의 동맹이 강화되자 중동의 역학 관계가 달라졌다. MBS는 젊고 야심차며,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과 세계에서 더욱 큰 역할을 하기를 꾀하고 있다. 트럼프는 어디든 가능한 곳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하게 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있어 이란은 아주 적당한 표적이다.

사우디·이란 : 미국이 세운 '두 개의 기둥'

saudi us president archive
사진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1969-1974) 내외와 만난 파이살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모습. 1971년 5월27일.

중동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래 전부터 불로소득을 먹고 사는 게으른 국가였다. 석유 수출, 매년 열리는 하지 순례의 장소인 신성한 도시 메카와 메디나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표적 이미지다. 세계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상업적 이익이 소련을 견제하는 것과 일치하게 된 이래,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확고한 동맹국이었다.

미국은 소련이 이란을 침공해 이란, 이라크 북부, 아라비아 반도의 석유 산지까지 진격할 것을 두려워하여, 공산주의 세력을 막기 위한 ‘두 개의 기둥’ 정책을 세웠다. 샤(Shah, 이란 국왕)가 통치하는 이란이 기둥 중 하나였다. 다른 기둥은 사우디아라비아였다.

영국이 재정적 이유로 1972년에 이 지역에서 발을 빼자, 소련에 대한 미국의 공포는 극심해졌다. 닉슨, 포드, 카터 시절의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에 엄청난 양의 무기, 비행기, 방어 장비를 팔았다. 샤는 미국의 자금을 이용해 군사력을 키우고 저항 세력을 억압했다. 사우디 왕족은 이미 국민들을 꽉 틀어잡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의 돈을 이용해 군대를 불렸다.

이란혁명이 모든 걸 바꿔놓았다

iranian revolution archive

1978년부터 1979년에 걸쳐 일어난 이란의 이슬람 혁명은 이 지역의 판도를 크게 바꾸었다. 혁명이 일어난 1년 동안 이란과 미국은 서로에게 굉장히 적대적이 되었다. 이란은 미국이 샤의 압제적 정권을 지원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혁명 세력이 미국 대사관을 점령하고 직원들을 444일 동안 억류한 것에 분노했다. 둘 사이의 외교 관계는 망가졌고 아직까지도 복구되지 않았다.

그래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 지역에 남은 유일한 미국의 주요 군사 동맹국이 되었다. 1989년에 소련이 붕괴되었지만 미국 정권은 지금까지도 사우디아라비아에 엄청난 양의 무기를 팔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혁명 이후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적대성도 공유했다.

미국이 이 지역 군사력에 투자를 했던 탓에,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급 규모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52만3000명의 병력을 지닌 이란은 세계 8위, 22만7000명의 명의 병력을 지닌 사우디아라비아는 21위다. 이는 프랑스, 독일, 이스라엘보다 많은 병력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보다 병력이 훨씬 적지만, 군비는 엄청나게 더 많이 지출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추정치에 따라 다르지만) 전세계에서 세 번째 혹은 네 번째로 많은 군비를 쓰는 나라이며, GDP 대비로는 가장 많이 쓴다(10%). 반면 이란의 군비 지출 규모는 전세계에서 19번째이며, GDP의 3.0%에 해당한다. 사우디는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고, 미국의 장비를 들여와 계속 개선하는 중이다.

사우디는 '외부의 적'이 필요했다

saudi prince

현재 사우디 정권이 해결해야 할 국내 문제가 있다. 왕족의 개인적 행동을 사회적, 종교적 이유로 반대하는 세력이 국내외에 존재한다. 알 카에다가 좋은 예다. 미국인들 대부분은 알 카에다가 미국과 서구에 대한 공격을 가장 중요시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근본적으로 틀린 생각이다. 알 카에다의 주요 표적은 언제나 사우디 정권이었다. 알 카에다는 사우디 정권이 순수하지 못하며, 신성한 메카와 메디나를 지키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수니파가 주류인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시아파 무슬림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들은 하필 사우디의 주요 수입을 가져다 주는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는 동부에 산다.

중동 지역 수니파 지도자들은 이란 혁명을 보며 크게 놀랐다. 사담 후세인은 시아파가 정권을 탈취할 것을 우려해 1980년에 이란을 공격했다. 레바논 정부는 시아파 주민들이 저항하지 않을까 우려했다. 레바논의 시아파는 결국 이란 혁명 세력이 태동시킨 헤즈볼라와 손을 잡았다. 현재 레바논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세력은 헤즈볼라다. 바레인의 시아파는 수니파 왕족을 끌어내리겠다고 위협했다. 바레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 지역과 국경이 맞닿아 있기 때문에, 그들이 본격적으로 넘어가면 사우디 전체가 위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이드파가 있다. 시아파의 한 분파인 자이드파는 수 세기 동안 예멘을 지배했으나 1970년대에 실권했는데, 후티라는 이름으로 다시 정권을 노린다(이 운동의 창시자인 후세인 바드레딘 알 후티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운동의 원래 이름은 안사르 알라, ‘신의 지원자’이다). 자이드파는 사우디의 남서쪽 국경을 넘어 유입되었는데, 이 역시 사우디 통합에 위협적 존재다.

사우디 정권은 이러한 내부적, 지역적 위헙에 대한 모든 공포를 구체화시키는 방법으로 이란을 적대화했다. 시아파가 동요하는 것은 이란의 조종 때문일 것이라고 간주하고, 이란이 중동에서 세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안정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최후 승자는 (의외로) 러시아?

saudi arabia flag

트럼프 집권 전까지는 미국은 이러한 긴장 고조를 불안해 하며 사우디 정부가 이란에 대한 심각한 군사 행동을 하는 것을 억제했다. 중동 전체, 전세계 석유 주요 공급처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와 MBS가 집권한 지금, 억제력이 크게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권 자체가 이란에게 대놓고 적대적으로 굴며, 시아파를 통제하려는 사우디 측을 지지해 왔다. 최근 사우디는 여러 왕족과 사업가들이 ‘부패’ 혐의로 체포하여 시아파 및 이란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행동에 반대할 세력들을 잠재웠다. 예멘의 후티에 대한 잔혹한 공격은 예멘 시아파의 진격을 막았다.

11월 4일, 레바논의 수니파 총리 사드 하리리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다.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에서 그는 갑작스레 사임을 발표하여, 사우디 정부의 압력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었다. 현재 그는 아직 레바논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 결과 레바논은 사실상 헤즈볼라가 통제하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레바논에 거주하는 사우디 주민들에게 안전을 위해 귀국하라고 명령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불안이 전부 이란 탓이라고 하지만, 이란은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이 없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헤즈볼라는 시리아에서 이란과 러시아와 손을 잡고 아사드 대통령의 편에 서서 IS 등의 시리아 수니파 집단들과 맞서 싸우긴 했지만, 거의 20년 동안 이란의 직접적인 통제에서 벗어나 있었다. 11월 11일에 후티가 리야드 공항을 향해 쏜 미사일에 이란의 표식이 새겨져 있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이란은 후티에게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현재 사우디-이란 상황에는 묘한 ‘와일드 카드’가 있다. 양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맺어가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다. 원래 ‘두 개의 기둥’ 정책이 소련의 중동 진출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생각할 때 역설적인 상황이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마지막의 승자는 러시아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에 게재된 윌리엄 비먼 미네소타대 교수(인류학)의 글 Tensions Arise between Saudi Arabia and Ira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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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사우디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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