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트럼프가 임기를 다 못 채울지도 모르는데 왜 미국과 협상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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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JONG UN
This undated picture released from North Korea's official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on September 16, 2017 shows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R) inspecting a launching drill of the medium-and-long range strategic ballistic rocket Hwasong-12 at an undisclosed location.Kim vowed to complete North Korea's nuclear force despite sanctions, saying the final goal of his country's weapons development is 'equilibrium of real force' with the United States, state media reported on September 16. | STR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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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본심'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또 하나의 정황이 공개됐다. 지난 2년 간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해왔던 미국 전문가들의 전언을 통해서다.

수전 디매지오 뉴아메리카재단 선임연구원은 13일(현지시각) 공개된 '글로벌 폴리티코'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그들은 그가 미치광이인지, 아니면 그냥 하는 행동일 뿐인지 알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네바, 평양, 오슬로, 모스코바에서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북한 핵 개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1.5 트랙(반관반민)' 형식의 대화다.

북한과 미국은 이른바 '뉴욕채널'로 알려진 창구를 활용해 꾸준히 접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는 별도로 '1.5트랙' 등 복수의 채널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donald trump tillerson

디매지오 연구원의 전언에 따르면, 최근 몇달 간 북한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게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하라'고 했던 트럼프의 트윗, 이란 핵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기로 한 결정 등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특히 이란 핵합의 파기는 "우리가 합의를 지키지 않는데 왜 그들(북한)이 우리(미국)와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가?라는 분명한 신호를 북한에 보냈다"고 그는 설명했다.

또 북한은 트럼프의 탄핵 등으로 임기가 단축될지도 모르는데 왜 협상을 시작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들은 트럼프의 변덕스러운 행동, 미국 내에서 (러시아와의 대선개입 공모 의혹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로 인해 고조되는 문제들에 대해 질문했다. 또 그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얼마 안 남았을지 모르는데 왜 우리가 트럼프 정부와 협상을 시작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폴리티코 11월13일)

미국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냈던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 역시 북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왔다. 그는 디매지오와 함께 민간 관계자들끼리의 접촉인 '2트랙' 대화에 참여해왔다.

kim jong un

트럼프 당선 이후 북한과의 회동에서 디매지오와 위트는 트럼프의 분노 섞인 조롱, 상호 비난,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등으로 인해 애초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었던 북한이 공포와 혼란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트럼프의 진짜 '엔드 게임(end game)'이 뭔지 알고 싶어 한다"는 것.

이 때문에 북한 측은 미국에서 나오는 뉴스와 트럼프의 트윗 등을 매우 주의깊게 살펴왔다는 게 그들의 전언이다. "북한은 뉴스를 매우 긴밀하게 지켜봐왔다. 그들은 CNN을 24시간 1주일 내내 보고, 트럼프의 트윗과 다른 것들을 읽는다." 지난 9월 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일화에도 북한 정부 측 관계자들이 트럼프의 트윗을 줄줄 읊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선보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donald trump korea

북한 측과의 접촉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배경도 설명했다. 디매지오는 "나는 원래 '2트랙' 대화에 대해 이런 식으로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건 정상적 시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들은 트럼프 정부 초창기만 해도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설 의사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게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다는 분명한 뜻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 디매지오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가) 쉽게 풀릴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건 분명하지만 최소한 그들은 당시 전제조건 없는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 의사가 있었다"고 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대화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는 얘기도 했다. 디매지오는 자신이 주선한 회동에서 비슷한 제안이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도 전달됐다고 전했다. 북한 측에서는 최선희 외무성 국장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디매지오는 "그는 미국과의 대화의 문을 열어뒀다"며 "그는 (북미) 대화가 이뤄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다만 이건 매우 좁은 틈이었으며 우리는 이 문제를 그렇게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kim jong un

이들은 미국의 대북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위트는 "위협을 고조시키는 것이 북한을 보다 고분고분하게 만들 것이라는 정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틀렸다"고 단언했다. 그는 "근거없이 강경하게 나가는 것은 큰 실수"라며 "북한은 냉정하며, 그들의 입장에서 약하게 구는 건 마치 자살을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디매지오는 "나의 우려는 그 모든 모순된 입장과 위협들 때문에 그나마 열려있던 좁은 대화의 문이 계속 닫혀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북한이 핵개발 완성 단계에 접어들 때까지 북한이 대화에 나설 것인지 여부다. 디매지오는 "진짜 질문은, (핵개발을) 완성했다고 말할 수 있을때까지 그들이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만족할 만한 결과에 이르렀을 시점에 그걸 선보일 것인지의 문제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그들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인가?"라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북한이 디매지오에게 쏟아냈던 트럼프에 대한 질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는 믿을 만한 협상가인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인가? 미치광이인가 아니면 TV에서 그런 연기를 하길 좋아하는 인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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