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알바들이 '맥도날드 봉투' 뒤집어쓰고 발언하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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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1시께 노란 ‘M’자가 그려진 종이 봉투를 머리에 뒤짚어 쓴 사람들이 광화문역 4번 출구 앞에 나타났다.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을 담던 종이 봉투로 얼굴을 가린 맥도날드의 ‘알바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로 예정된 전국노동자대회에 앞서 “해고될 걱정 없이 단체교섭할 권리를 달라”고 외쳤다. 노란 종이봉투는 정규직 노동자보다 훨씬 더 열악한 알바노동자의 노동권을 상징하는 퍼포먼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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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노조 맥도날드 분회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맥도날드 본사 앞에서 ’교섭하다 해고되면 무슨 소용? 맥도날드 규탄집회’를 열고 “맥도날드는 단체교섭 중 알바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알바노조 활동을 이유로 알바노동자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단체교섭 중 해고는 사실상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 이가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는 단체교섭을 간신히 시작하더라도 교섭이 끝나기 전에 근로계약이 먼저 끝날까 항상 불안하다. 맥도날드는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불이익 처우를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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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 보호를 위해 맥도날드 종이 봉투를 쓰고 발언대에 선 한 맥도날드 알바노동자는 “맥도날드에서 안전장비를 지급하지 않아 안전화를 사비 5만5천원에 구매했다. 맥도날드 노동자는 식대를 받지 못하고 매장 햄버거로 식사를 해야한다”면서 “알바노조가 단체교섭을 한다고 했을 때 내 처지가 나아지는 것인가 기대했지만 맥도날드는 알바노동자들이 뭘 원하는지 들을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2012년 10월부터 맥도날드 양재SK점에서 일해온 조합원 박준규(32)씨는 “알바노동자들을 일반 직장인에 비해 낮잡아 보는 인식이 문제다. 맥도날드 알바노동자 중에는 이 일을 생업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우리도 노동환경을 개선해 자존감을 가지고 일하기 위해 집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 60여명은 1시간 정도 집회를 진행하며 ‘구호를 외칠 권리’, ‘안전할 권리’ 등의 손으로 직접 쓴 팻말을 들고 “손님만 사람이냐 우리도 사람이다”, “안전화를 지급하라”, “버거대신 식대달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알바노조는 교섭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낸 상태라며, 비정규직도 당당하게 단체교섭을 쟁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알바노조는 지난 4월 글로벌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와의 교섭대표 노조 지위를 얻었고 6월16일부터 교섭을 이어왔다. 총 7차례 맥도날드와의 교섭을 진행한 알바노조는 10월18일 “맥도날드 쪽이 교섭에 참가한 조합원의 교섭 기간 중 고용을 보장할 것, 교섭 참가 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할 것 등 요구를 거부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