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헌재가 출생신고서에 '제3의 성'란을 만들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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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meone wearing red sneakers choosing between genders | LemonTreeImages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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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 공문서에 ‘남’ 또는 ‘여’가 아닌 제3의 성도 표기하기로 했다.

'NPR'에 따르면,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8일 출생신고 시 성별란에 남자, 여자가 아닌 제3의 성을 선택할 수 있게 하거나, 아예 성별 정보를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연방정부는 내년 말까지 법률을 마련해 새로운 성을 출생 증명 서류 등에 표기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염색체 분석에서 제3의 성으로 분류된 독일인 8만여명뿐 아니라 트랜스젠더 등도 제3의 성을 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방헌재는 "성별은 개인의 정체성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 사람을 인식하는 데도 일반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제3의 성을 가진 사람도 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공문서상 '여성'이지만, 염색체 분석 결과 제3의 성으로 판명난 반자(Vanja)라고 알려진 이가 낸 소송의 결과다. 1989년 생인 그는 자신의 성별을 '여성'에서 'inter/diverse'나 단순히 'diverse'로 바꾸려고 했다. 하지만 관공서가 거절했다. 그는 "이런 조치는 개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일종의 성차별"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연방헌재는 제3의 성을 표기할 명칭은 제시하지 않았다.

독일은 2013년부터 양쪽 성의 특성이 섞여있는 아이의 출생 신고 때 부모가 성별을 공란으로 놔둘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연방헌재는 "헌법이 두 개의 성만을 인정하는 것은 안된다"며 이런 조처도 정당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로 독일은 제3의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첫 유럽 국가가 됐다. 현재 미국의 몇 개 주와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인도, 파키스탄, 몰타, 네팔이 공식 문서에서 제3의 성을 적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캐나다는 올해 8월부터 제3의 성을 ‘X’로 표기한다.

유엔은 제3의 성 인구 비율을 전세계적으로 0.5~1.7%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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