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메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유례없는 대규모 숙청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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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HAMMAD BIN SALMAN
JEDDAH, SAUDI ARABIA - AUGUST 24: (----EDITORIAL USE ONLY MANDATORY CREDIT - 'BANDAR ALGALOUD / SAUDI ROYAL COUNCIL / HANDOUT' - NO MARKETING NO ADVERTISING CAMPAIGNS - DISTRIBUTED AS A SERVICE TO CLIENTS----) Saudi Crown Prince Mohammad bin Salman al-Saud meets with Vice Premier of China Zhang Gaoli (not seen) during an inter-delegation meeting in Jeddah, Saudi Arabia on August 24, 2017. (Photo by Bandar Algaloud / Saudi Royal Council / Handout/Anadolu Agency/Getty Images) | Anadolu Agency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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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전제왕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명의 왕자, 4명의 현직 장관, 10명의 전직 장관이 검거되는 유례없는 숙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검거자 중에는 사우디 최대 부호 중의 하나인 알왈리드 빈 탈말 왕자도 포함됐다.

사우디의 관영방송인 <알-아라비야>는 4일 이런 검거 사태를 보도했다. 이번 검거 사태는 국왕의 칙령에 따라서 모하메드 빈살만(32) 왕세자가 이끄는 새로운 반부패기구가 구성된 직후 벌어졌다. 이는 지난 6월 고령의 사촌에게서 왕세자 직을 넘겨받은 모하메드 빈살만(32) 왕세자의 권력 강화 연장선으로 보인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9월부터 국내 반대파를 억누르며 권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알왈리드 왕자의 체포는 사우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금융계에도 큰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알왈리드는 거대 투자회사인 ‘킹덤 홀딩’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부호 중의 한명이다. 그는 뉴스코프, 타임워너, 시티그룹, 트위터, 애플, 모토롤라 등 전 세계 유수 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숙청 사태의 주역인 모하메드는 왕세자 취임 이후 군부, 외교, 경제 분야에서 압도적 영향력을 발휘하며, 자신의 주변으로 너무 많은 권력을 집중해 사우디 왕가 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lwaleed
알왈리드 빈 탈말 왕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81) 국왕은 이날 모하메드 왕세자가 이끄는 새로운 반부패위원회 창설을 발표했고, 이 발표 뒤 몇시간 만에 이 위원회는 대대적인 검거를 발표했다.

<알-아라비야>는 반부패위원회는 부패인사로 판단되는 모든 인사에 대한 수사, 체포, 여행금지, 자산몰수를 취할 권리가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사우디 왕가의 호텔인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은 4일 갑자기 비워졌고, 검거된 왕자 등을 수용하는데 사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개인 소유 비행기들이 이용하는 공항은 폐쇄됐다.

검거 사태와는 별개로 사우디의 정예 군부대인 국가수비대를 비롯해 해군 총수도 해임됐고, 새로운 인사로 교체됐다. 국영 <사우디 프레스 에이전시>는 살만 국왕이 국가수비대 장관인 미테브 빈 압둘라 왕자 및 해군 사령관 압둘라 빈 술탄 빈 모하메드 알-술탄 제독을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해임 이유는 전해지지 않았다.

해임된 국가수비대 장관인 미테브 왕자는 압둘라 전 국왕의 아들이다. 그는 한때 왕위 경쟁자로 간주됐고, 둘라 전 국왕의 아들 중 유일하게 마지막까지 남은 사우디 정부의 고위 관리이다. 압둘라 전 국왕은 살만 현 국왕의 형이다. 미테브 왕자의 해임으로 이미 국방장관으로 재직하고 있는 모하메드 왕세자는 사우디의 모든 군 병력에 대해 명목적인 통제권을 확보하게 됐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최근 ‘온건한 이슬람’으로의 회귀가 사우디를 현대화하려는 자신의 계획에서 핵심이라고 밝힌바 있다. 이는 아직도 봉건적이고 전제적인 사우디의 통치 방식의 현대화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다지려는 복안으로 보인다. 1만명으로까지 추정되는 왕자 등 사우디 왕가 인맥들의 권력과 재산을 제한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모하메드 왕세자는 최근 리야드에서 열린 경제 회의에서 “곧 극단주의의 잔재들을 박멸”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해 석유에 의존하는 사우디에게 사회적 경제적 변화를 이룰 광범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태양광 에너지 개발 및 사우디 동북부에 대규모 첨단 도시 건설 등이 포함됐다.

mohammad bin salman

그러나 그의 급속한 권력 부상은 사우디 및 그 왕가를 분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사우디 현대화 비전을 지지하나, 그가 사촌인 왕자들 및 고령의 왕가 친척들을 소외시키며 권력을 독점하려 한다는 비판이다.

검거된 알왈리드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뉴욕의 플라자 호텔을 사들인 투자단의 일원이며, 그로부터 호화 요트를 구매하기도 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설전을 벌인 인물이다.

알왈리드는 지난 2015년 트럼프는 공화당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게도 불명예라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는 알왈리드 왕자가 아버지의 돈으로 미국 정치인들을 조종하려한다고 반박했다.

알왈리드는 억만장자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기는 했으나, 사우디의 왕가 내에서는 이단아로 취급받았다. 그는 사우디 왕가나 체제에 반체적 성향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여러 문제에 대해 뚜렷히 의견을 달리했다. 그는 공개적으로 여성의 자동차 운전 허용을 주장했다. 최근 사우디는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했다. 사우디에서는 여성이 취업이 금지되나,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여성의 취업을 허용하기도 했다.

알왈리드는 지난 2015년 자신의 재산 320억달러를 사후에 기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체포로 그의 재산이 몰수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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