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켜진 촛불'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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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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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29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첫 촛불집회가 열렸다. 촛불 1주년을 하루 앞둔 28일 촛불이 다시 밝혀진다. 이날의 촛불은 1년 전 촛불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

우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한다는 점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1주년 대회를 여는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퇴진행동)는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다시 만날 것을 호소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 시민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된 촛불1주년 기념파티 역시 '문제는 국회에 있다'며 정치권을 비판하는 취지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으로 장소를 정했다. 이들은 파티를 마치고 자유한국당 당사로 행진할 예정이다.

본 집회에 앞서 다양한 시민사회단체가 각종 사전집회를 여는 점도 지난해와 비슷하다. 이날 광화문 일대에서는 민주노총, 시민나팔부대, 청년학생 공동행동, 참여연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이 △비정규직 철폐 △소수자 인권증진 △청소년 참정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다양한 사회현안을 주제로 집회 및 캠페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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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난해와 크게 다른 점도 있다. 먼저 촛불집회가 광화문과 여의도로 갈라졌다. 지난해 촛불집회는 지역별로 나뉘어 열리긴 했지만 서울에선 광화문 광장 한 군데였다. 다양한 참가자들이 '국정농단과 헌정질서 파괴에 분노하며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통일된 목소리를 냈다.

올해의 경우 촛불집회의 성과를 기념한다는 큰 틀에서는 촛불시민들의 뜻이 일맥상통하지만 촛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놓고는 의견이 갈렸다.

퇴진행동은 "지난 2월 발표한 100대 촛불개혁과제 중 46개가 묵살되고 있고 일부 야권이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보다 근본적인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위해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의미에서 퇴진행동은 촛불1주년대회 이름을 '촛불을 계속된다'로 정했다.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을 호소하며 당부하는 의미를 담아 촛불집회 후에는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를 중심으로 "적폐는 국회에 있는데 애꿎은 청와대는 왜 가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고 퇴진행동 집회에 반대하는 한 시민의 제안으로 여의도 촛불파티가 기획됐다. 퇴진행동은 논란이 커지자 공식 행진은 취소한다고 밝혔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 일부 단체들은 개별적으로 청와대 방면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의도 촛불파티 주최 측은 '여의도 촛불파티에 없는 세 가지'로 △뜬금없는 반미주의 △기-승-전-석방 △대책 없는 청와대 행진 금지 등를 제시하며 광화문 촛불집회와 차별성을 부각했다. 참여신청 인원이 4000명을 넘어섰다.

갈라진 촛불집회를 놓고 시민과 전문가들은 '하나 됐던 여론이 쪼개져 아쉽다' '다양한 목소리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현상' '그 속에 숨은 갈등을 눈여겨 봐야 한다' '정부가 모두를 끌어안아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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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집회·시위 대응도 크게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경찰은 '차벽'을 치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겨울에도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며 평화적으로 집회를 관리했지만 광화문 일대는 늘 차벽으로 둘러싸였다.

이날 경찰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회·시위에서 차벽이나 살수차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경찰인력과 폴리스라인으로 집회 질서를 유지할 방침이다. 경찰은 광화문 일대에 1840명, 여의도 일대에 480명의 경력을 배치한다.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동력이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분노'를 토대로 한 주인의식이었다면, 이번 촛불1주년 기념집회의 경우 민주시민들이 이뤄낸 성과에 대한 '자긍심'이 발판이 된다는 점도 차이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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