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망월동 묘역'을 해체하라고 지시한 문건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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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부에 의해 사망한 희생자 일부를 광주 망월 묘역(현 망월 구 묘역, 3묘역)에서 지방으로 분산 이장하고, 유족 일부는 포섭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린 정황이 드러났다.

26일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런 내용이 담긴 일명 '비둘기 시행계획' 문건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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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한인섭 서울대 교수와 박은정 전 권익위원장은 함께 펴낸 '5.18 법적 책임과 역사적 책임'을 통해 "1983년 들어 망월동 공동묘지의 성역화를 우려한 당국은 묘지의 분산 이장계획을 은밀히 진행했다”며 “묘를 이장하면 1000만 원의 위로금과 50만 원의 이장비를 받는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기도 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비둘기 시행계획' 문건을 보면, 희생자 묘지 이장을 위한 구체적 계획이 담겨 있다. 총 3단계로 구성된 해당 계획은 첫 단계로 505보안부대가 1차 이장 대상 연고자 11인의 배경을 정밀 조사한 뒤 2단계로 전라남도가 순화책임자를 소집해 교육하도록 했다. 마지막 3단계로 순화 결과를 판단한 뒤 공원묘지 관리소 운영 장의사와 용역 계약을 체결해 이전을 위한 절차를 마련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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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획은 전남지역 개발 협의회가 주관하고 전남도청과 광주시청, 해당 시·군청이 순화 책임을 지며, 505보안부대가 기획지원하는 한편 검찰과 안기부, 경찰을 협조기관으로 지칭했다. 사정 기관을 총망라한 정부 산하 기관들이 이장 시도에 총동원된 셈이다.

박 의원은 1981년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광주 사태 관련자 현황' 문건과 1983년경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광주 사태 관련 현황' 자료도 함께 공개했다.

‘광주 사태 관련자 현황' 문건에도 "공원 묘지의 지방 분산"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광주 사태 관련 현황' 문건에는 더 구체적으로 '공원 묘지 이전 계획'이라는 제목 아래에 구체적인 추진 경위가 적시돼 있다.

문건에 적힌 경위는 이렇다.

1982년 3월 5일 전남도지사가 '각하(전두환)' 면담시 공원 묘지 이전 검토를 지시받았고 같은 해 7월 30일에는 (전남도지사가) 세부 계획을 작성해 내무 장관에게 보고했다. 다음 달 25일 청와대 정무 제2수석에게도 보고됐다.

즉, 전두환 전 대통령이 직접 '비둘기 시행계획'을 직접 지휘했다는 뜻이다.

정부는 유족 간 분열을 획책한 정황도 드러났다.

'광주 사태 관련자 현황' 자료에는 정부가 "유족 성분을 분석"해 이른바 '극렬 대상자'를 따로 3단계로 분류해 관리한 정황도 드러났다.

해당 분류 기준에 따르면 이른바 ‘극렬 대상자’ 중에서도 가장 강경한 그룹인 A등급은 대정부 강경 비판자, 여타 유족 선동 조종 행위자, 폭도 판정 유족으로 보상금 지원 요구자, 유족회 임원에 선출된 자다.

B등급은 보상금 미수령자로 대정부 불만자, 유족회 임원 중 온건자, 문제 집회 참석 빈번자며 C등급은 타의로 문제집회 참석 빈번자, 피동적인 자다.

문건에 따르면 유족 150명 중 A급은 7명, B급은 17명, C급은 6명이었다.

희생자 중 505보안부대는 사망자 관련 문제를 다뤘고 부상자는 안기부가, 구속자는 경찰이 전담해 치밀하게 관리했다. 특히 유족 중 가장 강경히 정부를 규탄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38명은 이른바 '집중 순화 대상'으로 선정해 관리하기도 했다.

이번 문건을 두고 박주민 의원은 "대통령이 나서서 유족에게 돈을 주고, 고인의 묘소를 이장하도록 하고, 연탄까지 지원한 내역을 꼼꼼히 기록하면서 국민을 대상으로는 공작을 일삼았다는 건 매우 충격적 사실"이라며 "이번 문건을 통해 전두환 군사 독재 정부의 민낯이 다시금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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