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긴급소집령'을 내린 오늘 상황을 풀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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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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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MBC 파업 사태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하며 국정감사 보이콧을 검토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26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김경환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와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을 방문진 보궐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포함해 상임위원 5명 중 4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유일하게 반대한 김석진 위원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관련법에 따라 결격사유가 있는지 확인한 후 정식 임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두 보궐이사의 임기는 중도 사퇴한 전임자의 잔여임기(2018년 8월12일)까지다.

'방문진'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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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진은 MBC의 지분 70%를 소유한 대주주다. 9명의 방문진 이사는 관련법(방송문화진흥회법)에 따라 방통위가 임명하며, 이 이사회가 MBC 사장 임명과 해임을 결정하는 구조다.

9명의 이사진은 여권(대통령·여당)이 추천하는 6명과 야권이 추천하는 3명으로 구성되어왔다. 따라서 최근까지는 이전 정부 당시 임명된 이사들이 6명을 차지해 우위를 점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최근 구 여권(자유한국당) 추천 방문진 이사 2명(유의선, 김원배)이 사퇴하면서 구도가 바뀌었다. 이날 그 빈 자리에 현 여권(더불어민주당) 측 인사가 임명되면 6:3이었던 구도가 4:5로 역전되는 것. 현 여당이 우위를 점하게 된다는 얘기다.

자유한국당, '방송장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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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이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를 항의방문한 자리에서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에게 보궐이사 선임 안건 보류를 요청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해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 약 15명은 이날 오전 8시 과천 정부청사 청사에 위치한 방통위를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8시20분부터 열릴 예정이던 전체회의에서 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안건을 처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은 보궐이사 선임이 '방송장악 시도'라고 주장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특히 보궐이사는 전임자의 임기를 계승할 뿐만 아니라 "그 당에서 추천한 사람이 승계를 하는 것으로 그 법 취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사퇴한 이사 2명을 과거 자신들이 추천했으니, 그 후임자도 자유한국당에서 추천해야 한다는 논리다.

정 원내대표는 "방문진 보궐 이사의 졸속, 강행 처리는 공영방송의 공정성은 물론이고 민주주의 질서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자 폭거"라고 주장했다.

방통위원장, '여야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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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오른쪽)이 '항의방문'에 나선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대화하는 모습.

그러나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이렇게 한 전례가 있다"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정권이 바뀌지 않았을 때는 (방문진) 결원이 생기면 다시 추천하지만 (정권교체로) 여야가 바뀌면 여당 몫은 바뀐 여당 몫이 되고 야당 추천 인사가 결원되면 바뀐 야당에서 한다"는 것.

결국 방통위는 예정보다 조금 늦은 11시35분부터 전체회의를 열어 보궐이사 선임 안건을 예정대로 처리했다. 이로써 방문진 이사진은 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위로 바뀌게 됐다.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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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윤재옥 자유한국당 간사와 장제원 의원 등이 당 내부 상황을 이유로 정회를 요청한 뒤 받아들여지자 굳은 얼굴로 퇴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방통위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소속의원들에게 국정감사를 중단하고 국회로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때문에 각 상임위에서 국감이 중단되는 파행 사태가 빚어졌다. 오후 3시부터는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박근혜 정부 때는 국정농단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고 국정감사를 보이콧하더니 올해는 나라가 정상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이콧을 하느냐"며 이렇게 밝혔다.

MBC 경영진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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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10월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명예훼손' 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를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이전 정부에서 임명된 고영주 현 방문진 이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 당시 '공영방송 장악'을 실행에 옮긴 주역으로 지목된 핵심 인물들이다. 블랙리스트 작성, 외압 행사, 아이템 검열·삭제, 인사 보복 등이 동원됐다.

특히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은 '문재인은 공산주의자' 발언으로 재판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추종 발언과 활동을 해온 공산주의자"라고 믿고 있는 인물이다.

방문진 이사진이 재편되면서 이제 두 사람의 운명은 장담하기 어렵게 된다. 현 여권 측 방문진 이사들은 이사장 불신임 결의 안건을 상정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 안건이 통과되면 그 다음으로는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한 해임 안건도 같은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에도 MBC 김장겸 사장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가 9일 만에 복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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