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1'에도 허위보고·현장출동 無...이영학 수사 총체적 부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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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사건 피해 여중생 실종 신고 당시 경찰이 '코드1' 지령을 묵살하고 현장에 출동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지방경찰청 특별조사계는 25일 청사에서 중랑경찰서에 대한 감찰 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책임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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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피해 여중생 A양(14)의 어머니는 지난달 30일 오후 11시20분쯤 딸이 집에 오지 않는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당시 서울청 112 상황실에서는 A양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코드1' 지령을 내렸다. 코드1은 경찰 112 신고 대응단계 중 2번째로 긴급한 상황에 내려지는 것으로 생명과 신체에 위험이 임박 혹은 발생했거나 현행범을 목격했을 때 발령된다.

하지만 중랑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경찰들은 현장에 출동하라는 무전을 받고 대답한 한 뒤 나가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감찰결과 당시 출동 의무가 있던 수사팀 직원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는 이유로 허위보고를 한 뒤 출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업무지침인 '실종수사 업무체계 개선 계획'은 실종 아동 등 범죄 또는 사고 관련성이 의심되는 경우 여성청소년수사팀이 지역 경찰과 현장에 출동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랑경찰서는 A양의 실종신고 후 추가로 접수된 실종 신고에 3건에 대해서도 현장 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건의 신고는 각각 50대 여성, 30대 남성, 20대 여성이 없어졌다는 내용이었다.

A양이 여중생이라는 점과 코드1 지령을 감안하면 경찰은 부실 대응으로 일관했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당시 여성청소년수사팀에 5명의 경찰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순찰조였던 경찰 2명은 신고가 접수된 뒤 14분이 지난 뒤에도 사무실에 대기하고 있었다.

애초 중랑경찰서가 발표했던 A양과 이영학의 딸 이모양(14)의 만남을 인지한 시간과 피해자 가족을 만난 시간도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중랑경찰서는 실종신고 접수 다음날인 지난 1일 오후 9시쯤 A양 어머니와 통화한 뒤 A양과 이양의 만남을 인지했다고 했지만 조사 결과 1일 오후 11시7분에 A양 어머니와 통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2일 오전 10시에 A양의 어머니와 만났다고 했던 초기 발표와 달리 당일 오후 12시30분에야 A양 어머니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부실 수사 비판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앞당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는 직원들의 기억에 의존해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니 시간이 달라졌다"며 "고의로 시간을 조작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앞서 경찰은 이영학 사건 피해 여중생 A양(14)의 실종수사 책임자 9명을 대상으로 이영학 자택 근처 폐쇄회로(CC)TV와 사건 참고인, 신고자 등을 조사해 부실 대응에 대한 감찰을 진행했다.

감찰 결과 중랑경찰서 망우지구대 순찰팀장과 사건 담당자 2명은 실종 신고 접수 후 A양의 행적을 조사하지 않았고, A양의 어머니가 지구대에서 이영학 딸과 통화하며 A양의 인상착의 등을 얘기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종 사건에 강력 범죄 연관성이 의심되는 경우 경찰서장에게 즉시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여성청소년과장도 실종신고 5일 뒤에야 서장에게 보고했고, 경찰서 상황관리관 또한 실종아동 신고를 받고도 현장 경찰관에게 수색장소 배정 등 구체적 업무 지시에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여성청소년 과장은 지난 2일 수사팀장으로부터 사건에 범죄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는 취지의 보고를 받았지만 4일에야 서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청 특별조사계는 중랑경찰서장과 여성청소년과장, 상황관리관 등 3명에 대한 사안을 경찰청에 올려보내고 나머지 담당 경찰관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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