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A씨가 '조덕제 유죄' 판결 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요약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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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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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덕제씨의 '영화 촬영 중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로 알려진 여배우 A씨가 판결 후 처음으로 직접 입을 열었다.

A씨는 24일 오전 열린 '남배우A 성폭력 항소심 유죄판결 환영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장문의 편지를 기자회견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대중들이 피해자의 신상이 아닌 사건 자체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편지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래는 뉴스1, 스포츠동아가 전한 A씨의 편지 요약본.

"저는 경력 15년이 넘는 연기자입니다.


연기와 현실을 혼동할 만큼 미숙하지 않으며, 촬영현장에 대한 파악이나 돌발 상황에 대한 유연한 대처도 할 수 있는 전문가입니다.


그럼에도 저는 촬영과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하게 되자 패닉상태에 빠져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제서야 왜 성폭력 피해자들이 신고나 고소를 망설이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연기에 있어서 '합의'란 무엇입니까?


연기 경력 20년 이상인 피고인은 상대 배우인 제 동의나 합의 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속옷을 찢었으며, 상·하체에 대한 추행을 지속했습니다.


저는 상대 배우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연기가 예견될 경우, 사전에 상대 배우와 충분히 논의하고 동의를 얻는 것이 '합의'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저와 '합의'하지 않은 행위를 했고, 그것에 대해 항소심 재판부는 '연기를 빙자한 추행'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것이 '영화계의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옹호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피고인을 무고할 그 어떤 이유도 없습니다.


사건 당시 저는 유명하지는 않지만 연기력을 인정받아 비교적 안정적인 배우 생활을 하고 있었고, 미래의 영화인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었으며, 연인과의 사랑도 키워나갔고, 가족들과도 화목하게 지냈습니다.


그런 제가, 그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는 불안 속에서도 단지 '기분이 나쁘다'라는 이유만으로 피고인을 신고하고, 30개월이 넘는 법정싸움을 할 수 있을까요?


특히 위계질서가 엄격한 영화계에서 고작 '기분' 따위가 연기자로서의 경력, 강사로서의 명예, 지키고 싶은 사생활보다 소중하겠습니까?


선배이자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 피고인을 대상으로 말입니다.




저는 연기자로서, 강사로서 지키고 싶은 명예와 사생활을 잃을 수 있음에도 신고했습니다.


(만약) 피고인이 자신의 가해 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다면, 지난한 사법절차를 밟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성폭력 피해자였음이 제 연기 활동에 장애가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성폭력 피해를 입고 자기 분야에서 삭제되거나 쫓겨나는 피해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저는 담담하거나 강한 사람이 아닙니다. 투사가 되기엔 자질도 능력도 부족합니다.


연기를 포기하지 않는 것, 그것이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는 제 방식이 될 것입니다.


여전히 고통스럽고, 시원하지는 않아도 제가 할 수 있는 말부터 하겠습니다.


그건 연기가 아니라 성폭력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각종 영화계 내 폭력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이야기가 가십으로 소비되지 않고, 연기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엑스포츠뉴스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무법인 신세계로 조인섭 변호사는 항소심 판결에 대한 의미에 대해 "성추행 사건에 있어서 피해자 진술이 일관된 이상 이를 함부로 배척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의 기준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 연기 등으로 인한 추행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련한 판결"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이는 연기로 인한 우발적 행위라 해도 강제추행이 인정된다는 것으로, 영화 촬영장에서의 성범죄 기준을 어느 정도 세워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다만, 강제추행이 인정되고 무고의 죄책까지 인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형량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온 부분은 아쉽다"고 했다.(조이뉴스24, 10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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