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오늘 문재인 대통령-노동계 만찬 메뉴로 '전어'를 고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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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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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오게 한다’는 가을 전어에 추어탕, 콩나물밥이 한상 푸짐하게 청와대 식탁에 오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저녁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을 비롯한 노동계 인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노동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만찬 자리의 메뉴다.

청와대 관계자는 24일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문 대통령과 노동계의 대화를 1부는 양대노총과의 사전환담, 2부는 노동계와의 만찬으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후 5시30분부터 시작되는 1부 사전환담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 양대 노총 간부들을 본관 접견실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다. 이후 2부 행사는 산별·개별노조 등을 포함한 노동계 인사들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다 함께 만찬을 나눌 예정이다. 장시간 노동 단축, 노동 기본권 문제 등 노동 현안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이며, 특히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양대 노총에게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달라고 강력히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두 노총이 현재 가장 큰 노동 현안 사회적 협의체인 ‘노사정위원회’에 불참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에도 “갈등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대화가 활발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행사에는 양대 노총 위원장 등 지도부 6명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반장식 일자리수석, 박수현 대변인 등이 참석한다.

이번 만찬의 메뉴도 문 대통령의 ‘사회적 대화 복귀’ 설득 뜻이 담겼다. 맛도 좋고 굽는 향기가 고소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가을 ‘전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모두 대화의 장소에서 만나자는 소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추어탕과 콩나물밥은 국내 노동 운동의 뿌리인 청계천을 연상케하는 음식으로, 상생과 화합의 뜻을 담았다고 청와대 쪽은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동체 화합의 음식인 추어탕은 서울에선 청계천을 중심으로 서민들의 가을 보양식으로 발전했다. 청계천은 우리 노동계의 뿌리이자 정신이고, 전태일 열사와 노동계의 상징적 존재들이 치열하게 살았던 곳”이라고 설명하며 “청계천에서 80년간 이어온 <용금옥>에서 추어탕을 공수했다”고 밝혔다. 또 “콩나물밥은 전태일 열사가 즐겨드시던 음식”이라고 덧붙였다.

blue house seoul

청와대는 노동계를 ‘예우’하는 뜻도 분명히 했다. 재계 만찬과 동일하게 식순을 짰고, 사전 만찬 전 티타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때 해외정상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특별 제작한 <평창의 아침> 홍차를 첫 선보인다. 양대노총과의 사전환담은 정상급 국빈과 접견시 쓰는 본관 충무실에서 이뤄진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1부 간담회는 참석하지만 2부 만찬은 16개 산별노조 대표가 모두 참석하는 게 아니라면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서도 “민주노총 지도부를 해외 정상급으로 잘 모시기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노사정위 복귀 대신 ‘8자 회의’를 제안하며 맞서고 있어, 이번 만남에서 양쪽 간 어떤 대화가 오갈지 주목된다. 현재 한국노총은 대통령은 물론 노동계·사용자단체·정부 유관부처 등이 모두 참여하는 새 대화기구인 ‘노사정 8자 회의’를 제안했고, 청와대는 노사정위가 있는데 다시 8자회의를 구성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만찬 행사에 따로 초청을 받은 개별노조들을 소개하며 “핸즈식스 등은 정규직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 연대의 모범 사례를, 에스케이(SK) 하이닉스 노조는 비정규직 협력업체 처우 개선의 모범 사례를 보여주어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 정규직 전환 모범 사례인 국회 노조, 일자리 창출 노·사 공동사업을 진행한 금융노조와 보건노조, 장시간 노동문제를 공론화하고 앱을 개발한 정보통신 노조 등이 초청을 받았다. 양대노총에 소속되지 않은 미가맹 노조도 이번 만찬에 초대됐다. 청와대는 “청년유니온과 사회복지유니온 등은 노동취약계층의 권익을 위해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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