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국정원, 검찰에 "노무현 명품시계, 언론에 흘려 망신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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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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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조직적인 ‘흠집내기’를 시도하고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전달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당시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 수사 개입 의혹 기사를 보도하지 말아달라며 고대영 KBS 사장(당시 보도국장)에게 200만원을 건넨 사실도 드러났다.

국정권 개혁발전위원회는 23일 이른바 ‘논두렁 시계 사건’으로 알려진 국정원의 ‘노 전 대통령 수사관여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원장의 측근인 국정원 간부가 2009년 4월21일 이인규 당시 대검 중앙수사부장을 만나 ‘고가시계 수수 건 등은 중요한 사안이 아니므로 언론에 흘려서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시라’고 언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다음 날인 4월22일 KBS는 ‘명품시계 수수’를 보도했고, 이어 SBS는 5월13일 ‘권양숙 여사가 당시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보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사건’ 보도 열흘 뒤인 5월23일 서거했다.

당시 국정원이 “노 전 대통령의 이중적 행태 부각” 기조 아래 망신주기에 나서고, ‘정치적 부담’을 들어 검찰에 불구속 수사 의견을 낸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국정원 개혁위 발표를 보면, 원 전 원장은 2009년 4월17일 모닝브리핑 회의에서 “동정여론이 유발되지 않도록 온·오프라인에 노 전 대통령의 이중적 행태 및 성역없는 수사의 당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당시 국내 정보부서의 보고를 받았다.

이어 사흘 뒤인 4월20일에는 “검찰 측에 법과 원칙에 따른 성역없는 수사를 지속 독려하는 한편, 언론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이중적 행태를 지속 부각, 동정여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승인했다고 국정원 개혁위는 밝혔다.

원 전 원장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자 국정 부담을 이유로 ‘불구속 수사’ 의견을 수시 표출했고, 원 전 원장의 측근인 국정원 간부가 이런 의중을 이인규 전 중수부장에게 전했다고 국정원 개혁위는 밝혔다.

다만 국정원 개혁위는 ‘고가시계 수수’ 건에 대해 “(언론에 흘려 적당히 망신주는 선에서 활용하라는) 언급 외에 ‘명품시계 수수’ 및 ‘논두렁 투기’ 사실에 대한 언론플레이를 (국정원이) 지시하거나 실행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는 고대영 사장에게 ‘보도 협조’의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국정원 직원의 진술과 자금결산서 등을 확보하고, 국정원에 고 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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