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범죄 혐의 소명된다"면서도 추선희 구속영장 기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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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1.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작성한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에 가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20일 새벽 3시 5분경 영장을 기각하며 아래와 같이 밝혔다.

"전체 범죄 사실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피의자의 주거 및 가족관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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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검찰 측은 추 전 국장이 국정원의 의사결정에 깊숙이 관여하는 최고위 간부임에도 영장이 기각됐다며 '재청구'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은 문성근 합성사진 유포 등 비난 공작과 야권 정치인 비판, 정부 비판 성향 연예인들의 방송 하차·세무조사 요구 등을 기획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문화체육계 블랙리스트 실행에도 관여하는 등 범행이 매우 중하다고 판단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의자의 지위와 역할, 기본적 증거가 수집됐고 수사기관에 출석해온 점 등에 비춰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법원의 판단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이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등 공무원·민간인을 사찰하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비선보고했다는 등의 국정원 추가 수사의뢰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며 "이후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추명호 전 국장의 구체적 혐의

검찰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익전략실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신 전 실장과 함께 반값 등록금을 주장하는 야권 정치인을 비판하고, 정부비판 성향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방송 하차 또는 세무조사를 요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배우 문성근씨를 겨냥한 비난 공작 등의 기획과 실행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추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국익정보국장으로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예술계 관계자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19일 추 전 국장에 대해 '민간인·공무원 사찰' 지시 등의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수사 의뢰하기도 했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에서 추 전 국장은 박근혜정부 시절 최순실씨 관련 첩보를 2014년부터 파악했고, 민간인과 공무원 등을 사찰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추 전 국장은 당시 국정원 2차장 밑에서 국내정보수집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는 '최순실 전담팀'을 중심으로 최씨와 주변인물 조사를 계속해왔으나, '국정농단 사건'의 단초가 되는 첩보가 수집됐음에도 국정원장 등에 정식으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첩보를 수집한 직원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추 전 국장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경찰인사 관여 등 첩보를 보고한 직원에 대해서도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며 질책하고 지부로 발령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동향 수집을 지시한 정황도 확인됐다. 지난해 우 전 수석의 '처가 부동산 넥슨 매각' 등 혐의에 대해 이 전 특별감찰관이 감찰에 착수하자, 추 전 국장은 부하직원에게 이 전 특별감찰관의 친교 인물 등에 대한 동향수집을 지시했다. 이후 보고받은 내용은 우 전 수석에게 2회 보고했다.

2.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 전 총장은 2009년부터 국정원 직원들과 공모해 '관제시위'를 벌이고, 이 과정에서 배우 문성근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0일 새벽 1시 57분경 "범죄 혐의는 소명된다"면서도 아래와 같은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피의자의 신분과 지위, 수사 진행 경과 등을 고려할 때 도망 및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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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선희 전 총장의 구체적 혐의

추씨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2009년부터 국정원 직원들과 공모, 각종 정치이슈와 관련해 국정원 및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제시위'를 벌인 혐의가 있다. 이 과정에서 배우 문성근씨를 대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


2013년 8월에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그룹 본사 앞에서 '좌파기업은 물러나라'는 취지의 시위를 하고 이를 계속할 것처럼 해 CJ측으로부터 현금과 물품 등 22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한 혐의도 있다.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조사결과, 국정원은 2011년 이른바 '박원순 제압 문건'을 작성, 어버이연합과 같은 보수단체를 활용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규탄집회를 여는 등 각종 심리전 활동을 수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이 작성 및 관리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자 문성근씨는 앞선 검찰 조사 후 "본인의 정치활동을 방해하기 위한 국정원 내부 문건에는 '어버이연합에 돈을 지급해 1인시위나 규탄시위를 하라'는 등의 지시공작이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추씨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과 모르는 사이라며 국정원과의 연관성을 부인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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