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에게 ‘미 투'라고 말하라는 것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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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EY WEINSTEIN
Honoree Harvey Weinstein, Co-Chairman of The Weinstein Company and recipient of the Humanitarian Award from the Simon Wiesenthal Center poses in Beverly Hills, California March 24, 2015. REUTERS/Kevork Djansezian | Kevork Djansezian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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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과 폭력이 우리 문화에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보여주자는 취지로 여성들이 올린 ‘미 투’가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뒤덮고 있다.

내 친구가 쓴 글들은 이렇다. “파크웨이에서 경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중학교 테니스 팀에게 키스하는 표정을 지으며 차에서 자위하던 남성부터 이야기할까?”, “내 룸메이트와 댄스 클럽에 갔을 때 한 남성이 내 눈을 보며 내 몸 앞을 손으로 쓸어내린 다음 성기를 움켜쥐었다.” 그 결과, 여성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즉 남성들은 우리의 몸을 쓰고 버릴 수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걸 알려주는 약탈적 행위들이 끝없이 열거된다.

10월 15일에 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성희롱과 폭력 피해자들이 ‘미 투’를 써서 자신의 이야기를 밝히자고 트윗을 올리자 바이럴이 퍼졌다.

물론 이 캠페인은 남성들에게 경종을 울리자는 의도로 시작되었다. 당신이 아는 모든 여성들이 희롱이나 폭력을 당했다면, 당신이 아는 모든 남성들은 여성이 안전하지 못하게 느끼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권력 있는 약탈자에 대한 뉴스가 또 터진 뒤 위안을 찾는 여성들에겐 페이스북에 ‘미 투’를 올리는 것이 카타르시스를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이런 비난을 받는 남성들의 행동을 바꾸는데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남성들은 모든 여성들이 성적으로 비하 당했거나 폭력을 당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 남성들이 이해해야 하는 것은 훨씬 더 기본적인 것, 즉 여성들이 피해자라는 사실이다.

남성들은 오래 전부터 성폭력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막거나 무시해왔다. 우리의 가장 강력한 기관들에서도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일은 늘 일어난다. 강간 신고를 수사하지도 않고 덮어버리는 경찰들이 많고, 여성이 ‘무릎을 붙이고 있어야 했다’며, ‘취한 상태에서도 동의할 수 있다’며 가해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이 있다.

최근 스탠포드 강간 사건에서 브록 터너는 고작 6개월형을 선고받았고, 그마저도 3개월로 줄었다. 더 긴 복역은 그의 인생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이유였다. 터너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단 말인가. 여성들은 본인 책임이기 때문에 트라우마가 되는 경험을 그냥 혼자 삭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받고 있다.

남성들이 자신의 약탈적 행동을 스스로 고치는 일은 드물다. 성희롱과 폭력에 대한 이야기는 늘 ‘여성들의 이슈’라는 프레임에 들어간다. 남성 잡지에는 위스키 고르는 법, 스테이크 굽는 법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지만 여성혐오, 성폭력, 성차별주의자 친구에게 맞서는 법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연구들에서도 데이터를 공격당한 여성들의 숫자로 프레임짓지, 성폭력을 저지른 남성들의 숫자를 다루지 않는다.

그 결과 남성들이 자신의 성차별적 태도와 불법적 행동을 바꿀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생긴다. 남성들은 친구들이 여성을 비하하는 말을 할 때 한가하게 바에 서 있고, 농담이 실제 성폭력으로 변할 때도 개입하지 않는다.

성폭력 혐의가 뉴스에 등장하면 남성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서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늘 여성들끼리만 대화를 나누고, 해시태그 운동을 시작하고(#MyHarveyWeinstein),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남성들이 행동하게 만들려고 수없이 많은 무서운 이야기들의 목록을 만든다. 우리는 남성들에게 끊임없이 추행과 폭력을 당한다. 이 남성들에게 이들의 행동이 문제가 있으며 불법적일 때가 많다는 걸 설명해야만 한다.

여성들이 인터넷을 ‘미 투’로 가득 채운다 해도, 남성들, 모든 남성들이 자신이 어떻게 여성혐오를 영속화시키는지를 인지하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기 전까지는 달라질 것이 없다. ‘라커룸 대화’를 막지 못하면 성폭력이 발생한다는 걸 남성들이 인지해야 한다. ‘남성다움’을 이루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낡고 위험한 선입견들이 아닌, 진보적 남성성에 집중하는 단체와 매체가 더 필요하다. 남성들이 자신이 성차별을 한 순간을 페이스북에 밝히고 자신의 태도를 바꾸겠다고 선언하는 ‘미 투’ 캠페인이 필요하다.

희망적인 조짐도 보인다. 어젯밤에 내 친구는 페이스북에서 남성들에게 “강간 문화를 끝내기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 행동’을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54개의 댓글이 달렸고, “내가 특권과 권력이 있는 곳에서 목소리를 내겠다”, “방어적이 되는 대신 귀를 기울이겠다”는 등의 글이 있었다. ‘미 투’ 캠페인에 ‘당신을 믿는다’는 반응을 보인 남성들도 있었다. 좋은 방향이다.

‘미 투’로 힘을 얻었다고 느낀다면 얼마든지 글을 써도 좋다. 하지만 이 캠페인의 한계를 인식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폭력을 겪은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여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모든 남성들은 성희롱과 폭력으로 이어지는 행동을 저지해야 한다는 책임을 느껴야 한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Problem With Asking Women To Say ‘Me Too’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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