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해 '공권력 남용'이라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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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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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고(故) 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백씨가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진압과정에서 경찰의 살수차를 맞고 쓰러진 지 2년여 만이다.

백씨는 사고 이듬해인 2016년 9월25일 사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이진동 부장검사)는 10월 17일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과 신윤균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장(총경), 살수요원인 한모·최모 경장 등 경찰관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번 수사결과는 백씨의 유족이 2015년 11월 경찰 지휘부를 고발한 지 2년여 만에 나온 수사결과다.

검찰은 백씨의 사망 사건에 대해 "위해성 장비인 살수차인 살수 행위와 관련, 가슴 윗부분 직사를 금지한 운용지침을 위반하고 그에 대한 지휘·감독을 소홀히 해 국민에게 사망이라는 중대한 피해를 가한 국가공권력 남용 사안이다"라고 규정했다.

경찰 지휘부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에 대해 검찰은 구 전 청장과 신 총경에 대해 "살수차 운용관련 지휘·감독을 소홀히 하는 등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밝혔다.

또 살수차에 탑승해 직접 살수 업무를 맡았던 한 경장과 최 경장은 살수차 점검 소홀 및 살수차 운용지침을 위반해 직사 살수한 업무상 과실이 있다고 판단했다.

사고 당시 서울대병원의 진료기록 논란에 대해 검찰은 "백 농민의 사망은 진료기록 감정 및 법의학 자문결과 직사 살수에 의한 외인사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을 이끌었던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 대해서는 살수차 운용과 관련해 직접 지휘·감독 책임이 없다고 보고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찰 조사에서는 백씨가 수압 제어장치가 고장난 살수차에 맞아 사고를 당했다는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민중총궐기 당시 한 경장과 최 경장이 '직사 살수 때는 안전을 고려, 가슴 이하를 겨냥한다'는 내용의 경찰 살수차 운용 지침과 달리 백씨의 머리에 2800rpm의 고압으로 13초 가량 직사 살수를 하고, 넘어진 후에도 다시 17초 가량 직사 살수를 했다고 밝혔다.

또 CCTV 모니터를 면밀히 관찰하거나 확대해 현장 상황을 살피지 않고 지면을 향해 살수를 시작해 서서히 상향하는 등으로 가슴 윗부위에 직사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등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한 것으로 파악했다.

당시 살수차 '충남9호'는 살수포를 좌우로 이동시키는 조이스틱과 수압을 3000rpm 이상으로 올리지 못하게 제어하는 장치가 고장 나 있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검찰은 다만 당시 백씨에게 제한 대상인 3000rpm 이상의 강한 물줄기가 발사됐는지는 증거가 부족해 판단하지 못했다.

그러나 검찰은 "민중 총궐기 당시 경찰의 차벽 설치, 살수차 운영 등 집회 관리 전반에 불법 요소가 있던 것은 아니며, 사망을 초래한 살수차 운용 자체에만 부분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국민적 관심 등을 고려해 14명으로 구성된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기소를 결정했다.

이 부장검사는 "백남기 농민 사망은 직사 살수에 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위해성 장비인 살수차의 운용 지침 위반과 지휘·감독 소홀로 국민에게 사망이라는 중대한 피해를 가한 국가 공권력 남용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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