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뉴욕 채널'이 어쩌면 북한과의 전쟁을 막을 최선의 희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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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JONG UN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speaks during the Second Plenum of the 7th Central Committee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 (WPK) at the Kumsusan Palace of the Sun, in this undated photo released by North Korea's Korean Central News Agency (KCNA) in Pyongyang October 8, 2017. KCNA/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WAS PROVIDED BY A THIRD PARTY. REUTERS IS UNABLE TO INDEPENDENTLY VERIFY THIS IMAGE. NO THIRD PARTY SALES. SOUTH KOREA OUT. | KCNA KCNA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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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 피부과 전문의, 스포츠 의학 의사, 패키지 여행사 등이 입주한 한 빌딩에는 북한 외교관 두 명이 워싱턴 미국 관계자들과의 비공식 대화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 채널'로 알려진 이 사무실은 엄밀히 말하자면 유엔 주재 북한 대사관의 일부다. 1990년대 이 시설이 한창 사용됐을 당시, 이곳은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했다. 오늘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말폭탄전쟁 위협을 주고받는 상황에서 이 곳은 서로가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가끔 사용하는 우편함에 가깝다.

트럼프와 김정은의 '말폭탄' 전쟁이 격해지고 있지만, 두 나라 정부 당국자들이 핵무기 발사를 피하기 위한 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현재 '뉴욕채널'은 비교적 조용하지만 향후 미국과 북한의 군사적 충돌을 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될 수 있다. 두 나라가 이 채널을 실질적으로 이용할 마음을 먹기만 한다면 말이다.

현재 이 '뉴욕 채널'을 담당하고 있는 북한 측 인사는 박성일 주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미국 담당)과 그를 보좌하는 권종근 참사관이다.

그들은 항상 함께 움직이는데, 여기에는 망명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들은 이른바 '2 트랙' 외교관(민간인)들을 정기적으로 만난다. 이들은 미국 정부 당국자와 북한의 비공식 대화에 개입하는 미국 민간인이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가끔 만난다. 그들은 가끔 언론에 한정된 북한 투어를 주선하는 일도 한다. 다만 허프포스트가 여러 차례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그들은 응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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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빌딩 1층에는 홀마크 매장이 있다. 또 이 빌딩에는 바베이도스, 방글라데시, 네팔, 크로아티아, 앙골라, 페루, 마다가스카르, 시리아,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외교관들이 입주해있다.

홀마크의 매니저 KJ 싱은 "그들이 여기 있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이 논쟁적인 말을 할 때마다 한국과 일본 언론사 기자들이 빌딩 바깥에 모여든다고 싱은 말했다.

유엔 대표부에서 다른 직책을 맡기도 했던 박성일 차석대사는 미국 정부 당국자와 '2트랙' 외교관들에게는 익숙한 얼굴이다. 그는 북한 외무성 산하 기관인 군축평화연구소 연구원이었다. 이 연구소는 미국 학자 및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국제 회의에 북한 대표로 참석해왔다.

북한 '뉴욕 채널' 담당자들과 만난 경험이 있는 한 '2트랙' 관계자들은 그들이 고국에 있는 지도자처럼 과장된 레토릭을 구사하지는 않는다고 전한다.

"그들은 프로파간다에 개입하지 않고, 책상을 쾅 치지도 않는다. 위협을 하지도 않는다." 1989년부터 2002년까지 국무부 정보조사국 동북아 담당관으로 일했던 로버트 칼린이 말했다. "미국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인지 알아내는 게 그들의 임무다."

"썩 좋은 메시지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들을 대했던 내 경험에 비춰보면, 그것들은 신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국을 담당했던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가 말했다. 그는 지금도 뉴욕의 북한 측 관계자들을 만난다.

kim jong un

'뉴욕 채널'의 역사는 이것이 외교적 돌파구가 될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국전쟁 휴전 이후 수십년 동안, 북한과 미국 외교관들은 "가끔씩 즉석에서" 만나곤 했다고 칼린은 전한다.

1993년 6월 당시 빌 클린턴 미국 새 정부의 외교 정책은 순조롭게 출발했다. 미국과 북한의 외교관들이 뉴욕에서 만났다. 이 만남은 큰 성과를 냈다. 두 나라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결정을 철회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 정권을 침략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데 합의했다.

이 뉴욕 회동이 성과를 내자 국무부 한국 전문 고위 외교관은 두 나라 간 새로운 채널을 개설할 것을 제안했다.

칼린은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뉴욕 채널'은 그렇게 태어났으며, 이듬해 두 나라는 '제네바 합의'로 알려진 비핵화 협상을 마무리했다.

서로 공식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뉴욕 채널'은 미국 정부 당국자들이 중국 베이징까지 14시간을 날아가지 않아도 외교관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예를 들어 현역 시절 칼린이 북한 정부 당국자와 비공식 대화를 원할 때, 그는 당시 북한 유엔대표부 미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뉴욕에 갈 이유를 만들어내면 됐다.

"가끔은 비공식적으로 거기에 가곤 했다. 그리고는 유엔주재 북한 대사에게 '친척을 보러 (뉴욕에) 갈 건데 커피나 한 잔 하면 어떻겠냐'고 말한다. 물론 친척을 보러 간다는 건 사실이 아니었다." 칼린이 회고했다. "그러면 그쪽도 무슨 뜻인지 아는 거다."

donald trump oval office

1999년이 되자 당시 국무부에 있던 리비어는 북한과 더 나은 개인적 관계를 만들 때가 됐다고 마음 먹었다. 그는 유엔 북한대표부 외교관 두 명이 국무부와의 회동을 위해 워싱턴에 왔을 때, 그는 그들을 워싱턴DC 인근 헌든(버지니아주)에 있는 자택으로 초청해 '집밥'을 대접했다. (리비어는 현 '뉴욕 채널' 담당자들의 전임자인 그 북한 당국자들의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했다.)

리비어는 "말하자면 나는 나한테 허가를 내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속한 부서는 북한 외교관들이 워싱턴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허가증을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다. (국무부는 북한 같은 제재대상 국가의 정부 당국자들의 미국 국내 여행을 금지한다.) "요즘 같으면 그렇게 했다간 처벌을 받았을 것이다."

리비어의 한국인 아내는 저녁 늦게까지 머물렀던 손님들을 위해 한국 음식과 한국 음악을 준비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리비어의 아내에게 자신들의 (구식으로 보이는) 음악 취향을 귀띔하기도 했다고 리비어는 회상했다.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하고 그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면서 후퇴를 겪었다. 제네바 합의는 2003년 폐기됐다.

부시 정부에서 '뉴욕 채널'은 "거의 바싹 말랐다"고 칼린은 말했다. 국무부 당국자들은 더 이상 직접 북한 당국자를 만나기 위해 뉴욕을 방문할 수 없었다. 외교관들은 "무언가 형편없는 일을 하지 않도록 (NSC) 경호원들 대동해야만 했다. 마치, 진짜 외교관처럼 말이다." 칼린이 말했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시대가 이어졌다. 이 정책은 흔히 북한 정권이 협상에 임하기에 앞서 스스로 먼저 생각을 바꾸기를 기다린다는 전략으로 규정된다. 이 기간 동안 '뉴욕 채널'은 여전히 잠잠했으며, 대부분은 북한에 투옥된 미국인들에 대한 대화를 하는 데 사용됐다.

지난 7월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중단했다. 미국이 인권침해 혐의로 김정은 개인을 제재대상에 포함하면서다. 그러나 미국을 대한 경험이 있는 북한 대사는 당시에도 뉴욕에 머물며 '2트랙' 민간 외교관들을 만나왔다고 칼린이 말했다.

donald trump

지난 1월 트럼프가 취임했을 때, 뉴욕에 있는 북한 당국자들은 새 정부와 함께 새로운 출발을 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시사했다. 그들은 미국 측 '2트랙' 관계자들에게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의 대북 정책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물었다.

어떻게 대응할지 미국 측 비공식 관계자들이 항상 확신을 가졌던 건 아니다. "모두가 아직까지는 트럼프를 알아보려고 하는 중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그 부분에 있어서 모든 게 명확히 드러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군 태평양 사령관의 보좌관으로 일했던 랄프 코사가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트럼프가 당선됐을 때부터 취임 후 몇 주가 되기까지 북한은 미사일 시험을 중단해왔다. 미국 새 대통령이 긴장을 낮출 의향이 있는지 보여주는 신호를 탐색했다. 북한 당국자는 코사에게 매년 진행되는 한국과 미국의 합동 군사훈련이 올해 '톤 다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들에게 이 훈련들은 몇 년전에 계획이 세워지기 때문에 매년 열리는 훈련을 개최한다고 해서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게 신호를 보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려 했다." 코사가 말했다. 그러나 지난 3월 계획대로 훈련이 진행되자, 북한은 이를 자신들에 대한 모욕으로 받아들였다.

올해 2월부터 북한은 모두 15번의 미사일 발사시험을 했다. 그 중에는 미국에 닿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도 있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외교적 해법을 선호한다는 뜻을 내비치자, 트럼프는 전쟁을 위협하는 모호한 위협을 트위터에 올리고 북한과의 협상은 시간 낭비라고 주장하며 미국 최고위직 외교관의 지위를 약화시켰다.

joseph yun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요즘 '뉴욕 채널'은 대부분 '2트랙' 민간 외교관들 간의 회동으로 그 역할이 제한되어 있다. 북한의 유엔 대표부 관계자들을 만나는 유일한 미국 정부 당국자는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뿐이라고 지난 8월 AP가 보도한 바 있다.

윤 특별대표와 박 차석대사의 협상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송환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 대화들이 북한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진지한 대화로 진전됐다고 볼 만한 신호들은 없다.

핵 관련 협상의 부재는 결국 북한 핵 개발 가속화는, 물론 향후 협상에서 북한이 주도권을 쥐도록 하는 데 기여했을 뿐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 미사일로 미국을 타격할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갖기까지, 또 우리가 확신을 갖게 됐다고 믿을 때까지 몇 번의 시험 발사를 더 해야 할지 알고 있다." 코사가 말했다. "그들이 그 단계를 넘어서기만 하면, 내 생각에는 북한이 입장을 바꿔서 '이제 대화를 하자'고 할 것이다. 그 다음 결국에는 자신들의 도발을 막으려면 우리가 돈을 지불해야만 하도록 시도할 것이다."

만약 그 때가 온다면, '뉴욕 채널'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곳에 있는 북한 외교관들은 그 임무의 적임자들이라고 리비어가 말했다.

"그들은 누구도 사지 않는 제품을 팔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가 말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일을 끝내주게 해낸다."

* 이 글은 허프포스트US의 A Secretive NYC Backchannel May Be The Best Hope For Avoiding War With North Korea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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