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된 MB 국세청 간부 "김제동 기획사 세무조사 관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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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이 ‘블랙리스트’ 연예인 소속사의 세무조사를 기획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국세청 수뇌부가 당시 표적 세무조사에 구체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핵심 간부의 처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에 이어 또 다른 권력기관인 국세청마저 ‘블랙리스트’ 탄압 등 불법적인 정치공작에 관여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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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검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검찰은 지난 11일 김연근 전 국세청 조사국장(2010년 6월~2011년 6월)을 비공개 소환했다.

앞서 국정원은 ‘좌파연예인 대응 티에프(TF)’를 꾸려 2009년 10월 윤도현·김제동씨가 소속된 ‘다음기획’을 세금탈루 등의 혐의로 세무조사하고 폐업을 유도하는 공작을 한 사실이 당시 작성한 문건 등을 통해 드러난 바 있다. 2009년 세무조사는 실제로 진행됐고, 국정원은 2011년 6월에도 ‘좌파연예인 견제 위해 다음기획 세무조사 추진 협조’ 문건 등을 통해 해당 기획사를 지속적으로 견제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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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 전 국장은 검찰 조사에서 “2009년에도 세무조사를 한번 했는데, 2011년에도 또 하면 눈에 띄지 않느냐”며 “문제가 될 거 같아서 안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국장은 본인이 근무하던 당시 세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당시 다음기획의 세무조사를 위해 과세자료 등을 검토한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기획된 세무조사가 실제 이뤄지지 못했던 이유는 당시 다음기획이 적자 상태였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전 국장의 진술 외에도 국세청 직원의 진술과 김 전 국장과 국정원 직원이 나눈 대화가 담긴 보고서 등을 통해서도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김 전 국장은 2011년 당시 국정원 직원에게 “촛불시위를 주동한 세력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해당 소속사에 대해 2009년 세무조사를 시행했다. 다시 한번 압박을 위해 세무조사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말했고, 이 내용은 국정원에 그대로 보고됐다.

검찰은 실제 세무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더라도 국정원 직원과 공모해 세무조사를 시도했다면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2009년 진행된 표적 세무조사는 공소시효(7년)가 이미 지나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이날 최성 고양시장은 국정원의 ‘야권 지방자치단체장 사찰’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최 시장은 이날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등에 대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및 직권남용, 형법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이 전 대통령 등 고소·고발 사건을 맡은 공안2부(부장 진재선)에서 함께 수사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회는 2011년 국정원이 작성한 ‘야권 지자체장의 국정운영 저해 실태 및 고려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당시 문건 내용에는 광역·기초단체장 31명의 신상정보 등이 담겨 있었고, 최성 시장은 ‘박원순 유착 행보’를 보였다는 내용이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