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정당방위 인정된 '공릉동 살인사건'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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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릉동 살인사건'이 발생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인 2015년 9월 24일이다.

* '공릉동 살인 사건'

서울 공릉동에 사는 양모씨(당시 36세)가 2015년 9월 24일 오전 5시 30분께 휴가 나온 군인인 장모(당시 20세) 상병이 자신의 집에 침입해 다른 방에서 자던 예비신부 박모씨(당시 33세)를 흉기로 찌르자 격투를 끝에 장 상병을 살해한 사건.


양씨가 다툼 끝에 여자친구 박씨를 살해한 뒤 비명을 듣고 집에 들어온 장 상병까지 살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사건이며,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도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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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 미디어오늘에 따르면, 양씨는 이 방송에 대해 "방송사가 수사권을 침해하고 특정인을 범죄자로 지목했다"며 "단순한 오보가 아니라 시청률을 위해 저지른 범죄행위"라며 SBS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사건 발생 약 2년 만인 11일, 양씨가 검찰에서도 '정당방위'를 인정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김효붕 부장검사)는 살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양씨에 대해 '죄가 안 됨' 결론을 내리고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사건을 맡은 담당 부장 검사가 피해 여성의 유족과 장 상병의 유족을 모두 면담하고, 검찰청 의료자문위원회에 조언을 구하는 등 2년간의 검토 끝에 양씨의 '정당방위'를 인정하며 '위법성은 없었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지난달 말 열린 검찰시민위원회에서도 압도적인 의견으로 '불기소'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검찰시민위원회는 통상 1조, 2조로 나뉘어 열리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23명 전원이 모였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 관계자는 "살인을 법률적으로 처벌 안 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뿐 아니라 외국 사례까지 검토하고, 국민의 법 정서가 변화한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10월 11일)

사건이 발생한 해인 2015년 12월 경찰 수사에서도 양씨는 '정당방위'를 인정받은 바 있다. 수사기관이 살인 피의자의 정당방위를 인정한 것은 1990년 이후 25년 만이며, 사건을 맡은 서울 노원경찰서는 '양씨가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비명을 듣고 집에 침입한 군인까지도 살해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이라고 결론 내렸다.

당시 경찰이 양씨를 두고 쏟아진 의혹에 대해 답변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양씨가 여자를 살해한 뒤, 군인까지도 살해한 게 아닌가?


경찰: '예비신부 박모씨를 살해한 것은 양씨가 아니라 장 상병이라는 게 증거로 입증된다. △흉기의 손잡이와 숨진 박씨의 손톱에서 장 상병의 DNA가 검출됐고, △박씨의 손에서 남자친구 양씨의 DNA는 나오지 않았으며, △박씨와 장 상병의 손에서 동일한 섬유물질이 발견됐다 등등의 이유에서다.'


-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나?


경찰: '디지털 증거 분석과 부검 등을 통해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 그렇다면, 군인은 왜 그 집에 침입한 것인가?


경찰: '장 상병이 과거 양씨 집 인근에서 살았던 적이 있고, 주변인들은 평소 장 상병이 술만 마시면 다소 과격해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군인이 그 집에 침입하기 전에, 그 집에서 여성의 비명이 나왔다고 하는데?


경찰: '장 상병이 양씨 집에 침입한 지 2분 뒤에 인근 주민이 여성의 비명을 들은 사실을 확인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2015년 12월 9일)

문제는 검찰이 이 같은 결론을 내리는데 무려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양씨는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은둔 생활을 하며 지내는 등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그동안 양씨의 삶은 피폐해졌다. 사건 당시 언론과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양씨가 마치 군인 장씨와 박씨를 살해했다는 듯한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기도 해 2년간 양씨는 살인자라는 주위의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뉴스1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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