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웨인스타인은 어떻게 미디어를 휘어잡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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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VEY WEINSTEIN
The Weinstein Company Co-Chairman Harvey Weinstein arrives at the 86th Academy Awards in Hollywood, California March 2, 2014. REUTERS/Lucas Jackson (UNITED STATES TAGS: ENTERTAINMENT) (OSCARS-ARRIVALS) | Lucas Jackson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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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대선 전날 밤, 하비 웨인스타인은 언론인에게 헤드록을 걸었다.

뉴욕 옵저버 기자 앤드류 골드먼은 트라이베카 그랜드 호텔에서 웨인스타인에게 다가갔다. 웨인스타인이 골드먼의 동료이자 당시 연인이었던 레베카 트레이스터에게 욕을 퍼부었기 떄문이었다. MTV VJ였던 캐런 더피가 중추 신경계 관련 질병에 걸렸다가 회복된 이야기를 담은 책 ‘Model Patient: My Life as an Incurable Wise-Ass’의 출간 파티장이었다. 트레이스터에 의하면 웨인스타인이 주최한 파티였고, 트레이스터는 무모하게도 미라맥스가 보류한 영화에 대한 질문을 했다.

웨인스타인은 그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를 쌍년(cunt)라고 부르고 자기가 ‘이 빌어먹을 무법 도시의 보안관’인 게 다행이라고 말했다.”고 트레이스터는 뉴욕 지의 더 컷에 썼다. 이때 골드먼이 끼어들자, 하비 웨인스타인은 그에게 헤드록을 걸었다.

다른 매체 기자들도 있는 공개석상에서 일어난 일이었다고 골드먼은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하지만 트레이스터가 거의 17년이 지난 다음에 글을 쓰기 전까지, 뉴욕타임스가 수십 년에 걸친 웨인스타인의 성적 불법 행위를 다루기 전까지 우린 그 사실을 몰랐다. 타임스 기사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헐리우드의 ‘다 아는 비밀’이 왜 이제서야 공개되었는지 묻는 목소리가 일었다. 그에 대한 대답은 비유적으로, 또한 문자 그대로, 웨인스타인이 미디어에 헤드록을 걸고 있어서였다.

그들은 언론인들을 돈으로 사고, 위협하고, 자기들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 한다.

웨인스타인이 썼다는 방법들은 다양했다. “하비는 무엇이든 뒤바꾸거나 억누를 수 있었다. 그의 돈을 받는 언론인들이 정말 많았다. 영화 프로젝트의 컨설턴트로 일하거나, 시나리오를 쓰거나, 그의 잡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트레이스터가 쓴 글이다.

“그들은 언론인들을 돈으로 사고, 위협하고, 자기들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뭐든 한다.” 베테랑 연예 기자가 웨인스타인의 팀에 대해 허프포스트에 한 말이다. 웨인스타인 측은 가차없이 여러 수단을 동원한다. 이 기자는 자신의 매체는 웨인스타인이 수사를 방해할까 봐 웨인스타인에 대한 기사를 준비하는 기자들의 이름을 숨겼다고 말했다.

언론계에서는 앞으로 호의적인 기사를 써주는 대가로 수익성 좋은 책 출판 계약을 해주는 등의 돈이 오갔다는 이야기가 몰래 오갔다. 때로는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있었다. 웨인스타인은 어느 파티에서 페이지 식스 기자에게 “시나리오 어디 있어?”라고 외친 적이 있다고 한다.

웨인스타인은 커리어를 띄워줄 수 있는 것 만큼 망칠 수도 있었다. 뉴욕 사교계에서 아주 막강한 인물이 되어, 연예 기자들을 자기가 여는 파티와 시사회에 못 오게 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다른 주요 행사에도 오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고 헐리우드에 정통한 한 인물은 말했다.

matt damon

웨인스타인은 여러 방면에서 미디어에 압박을 가할 수 있었다. 2004년에 샤론 왁스먼이 뉴욕 타임스에 웨인스타인의 나쁜 행실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을 때, 맷 데이먼과 러셀 크로우는 왁스먼에게 전화를 걸어 말렸다. 왁스먼에 의하면 나중에 에디터들이 그 기사를 잘라냈다고 한다.

프로듀서 스콧 루딘은 셀러브리티 언론인 니키 핑크에게 웨인스타인 측에서 자신에게 ‘하비를 보호하고 페이지 식스에 거짓말을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인정한 적이 있다. 핑크 자신도 웨인스타인이 그녀를 ‘창문이 없는 방’에서 90분 동안 개인적인 모욕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웨인스타인의 변호사, 에이전트, 기업은 언급 요청에 대답하지 않았다.

harvey weinstein

작년에 벤저민 월러스는 뉴욕 지의 요청으로 웨인스타인을 둘러싼 혐의들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월러스는 본격적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하자 곧 웨인스타인의 강력한 변호사와 홍보 담당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뉴욕 지에게 물러나라고 압박했다고 한다. 그중에는 막강한 변호사 데이비드 보이스도 있었다.

월러스는 자신과 에디터들이 웨인스타인의 압박에 무릎꿇었다는 지난 주말의 뉴욕 포스트 기사를 반박했다. 월러스는 자신의 보도는 사실 반발에 거의 영향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3개월 동안 수사한 끝에 폭로 기사를 쓸 만한 내용을 많이 모으지 못해 미뤄두었다고 한다.

“나는 그 기사를 내려고 애썼다.” 뉴욕 지의 아담 모스 편집장은 “취재를 든든하게 지원해 주었고, 하비 웨인스타인이 기사를 막지도 않았다. 기사가 나왔다면 우리는 신이 났을 것이다.”고 월러스는 말한다.

뉴욕 지는 90년대에도 웨인스타인의 범죄 혐의를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웨인스타인이 방해했다. “가차없이 압력을 넣었다. 개인적으로 전화가 걸려오고, 변호사들이 쉴새없이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당시 뉴욕 지 에디터였던 TV 프로듀서 마이클 허숀의 말이다. “그리고 다른 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고 말해왔다. 당시는 그런 게 중요했던 때였다.”

허숀은 페이스북 포스트에서 90년대의 조사와 자신이 잘 아는 다른 건에 대해 자세히 밝혔다. “웨인스타인과 일급 변호사들이 매체와 관련된 여성들에게 엄청난 압박을 넣어서 두 조사 모두 가장 문제적인 이야기들을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 웨인스타인은 매체사 사장들에게도 당근과 채찍 전략을 취했다. 결국 관련 여성들은 무릎을 꿇었고, 사장들은 우리 조사를 끝내게 했다. 혹은 변호사들이 위험 대비 보상을 고려해보고 보도하지 말 것을 권하기도 했다.”

베테랑 연예 기자에 의하면 모든 규모의 기사에 대해 이런 식으로 접근했다고 한다. 웨인스타인 측은 나중에 특종을 주겠다며 웨인스타인에 대한 아주 작은 기사도 다 막으려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톤의 기사가 나가게 되었다. 예를 들어 웨인스타인이 트레이스터와 골드먼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은 지나치게 밀어붙이는 언론인과 성자 같은 영화계 거물 사이의 유감스러운 몸싸움 정도로 미화되었다. 그러나 트레이스터와 골드먼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실은 전혀 달랐다.

골드먼이 허프포스트에 전한 바에 의하면 논쟁 중에 웨인스타인은 “누가 이 쌍년을 이 암 파티에 들여보냈어?”라고 여러 번 외쳤다고 한다. 그는 골드먼이 녹음기를 들고 있는 걸 알아차리기 전까지 골드먼에게도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그러다 그는 내 녹음기에 달려들었다. 나는 녹음기를 뺏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트라이베카 그랜드 한복판에서 양손을 공중에 치켜든 채 서로 막 잡아당겼다.”

녹음기를 뺏지 못한 웨인스타인은 골드먼을 호텔 앞으로 끌고나가 헤드록을 걸었다고 골드먼은 말한다. “이 사람이 내게 이런 짓을 하다니, 공개적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골드먼은 뉴욕 데일리 뉴스 사진사가 사진을 찍은 게 기억난다고 했다. “수십 장, 어쩌면 수백 장 찍었을지도 모른다.” 주위에는 다른 기자들도 몇 명 있었는데, 한 명은 “하비, 이러지 말아요! 이러면 안돼요!”라고 말했다고 골드먼은 회상한다. 결국 골드먼과 트레이스터는 그 자리를 떴다.

골드먼은 “젠장, 내일 데일리 뉴스 표지에 나오겠군.”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끝내주는 뉴욕 타블로이드 기사감이었다. ‘영화계 거물이 멋진 파티에서 멍청한 기자에게 헤드록을 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다음 날 아침에 보니 신문에 전혀 실리지 않았다. 내가 아는 한 그 사진들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러나 곧 뉴욕 포스트에 있는 골드먼의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하비가 파티에서 당신이 누군가를 공격했다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는 말을 “믿을 만한 사람”에게서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몸싸움 중에 한 여성이 다쳤다. 골드먼은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다고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뉴욕 포스트는 골드먼과 트레이스터가 웨인스타인을 ‘한계점까지 밀어붙인 기자들’이라고 낙인찍었다. 또한 웨인스타인과 더피의 우정을 다루며, 더피가 병으로 고생할 때 웨인스타인이 ‘그녀의 생명을 구했다’며 성인처럼 묘사했다.

웨인스타인은 더프[sic]를 적절한 의사들에게 데려다주고 즉시 치료받게 해주어 생명을 구해준 다음 금세 친해졌다.

뉴욕 타임스 역시 골드먼을 에둘러 비난했다.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미라맥스 관계자’는 골드먼 혼자 폭력을 휘두른 것처럼 말했고, 웨인스타인과 트레이스터는 “그가 인터뷰를 계속할 수 없다고 합의했고, 그건 괜찮았다. 그러나 앤드류가 끼어들었다.”고 했다.

골드먼의 상사인 옵저버의 에디터 피터 W. 카플란은 타임스에 골드먼을 옹호하는 성명을 전달했다. “앤드류는 책임감있게 프로답게 행동했고, 동료를 위해 나선 것이었다.” 그러나 이 성명은 끝에서 두 번째 문단에서야 등장했다. “골드먼 씨의 녹음기가 다른 손님의 머리에 세게 부딪혔고”, 골드먼이 웨인스타인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과하기를 “거부했다”는 무명의 미라맥스 관계자의 말이 그보다 먼저 나왔다. 포스트와 타임스는 이 기사들에 대한 언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골드먼은 미디어 보도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들은 내가 파티에서 여성에게 다가가 녹음기로 여성의 머리를 때린 것처럼 보이게 하려 했다. 하비와 내가 나의 녹음기를 두고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골드먼은 이 사건으로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되었다. 웨인스타인이 정확히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해 기사를 자기 구미에 맞게 바꾸고 사진이 보도되지 않게 했음을 골드먼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누군가 완벽한 뉴욕 타블로이드 기사감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는 건 나로선 놀라웠다.”

“그의 솜씨가 대단했다는 건 인정해야겠다.”

* 허프포스트US의 How Harvey Weinstein Put The Media In A Headlock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