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오 이시구로가 4주 만에 소설 한 편 쓴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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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ZUO ISHIGURO
HAY-ON-WYE, UNITED KINGDOM - MAY 29: Author Kazuo Ishiguro poses for a portrait at The Hay Festival on May 29, 2010 in Hay-on-Wye, Wales. The Annual Hay Festival of Literature & Arts is held in Hay-on-Wye from May 27-June 6. (Photo by David Levenson/Getty Images) | David Levenson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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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가 현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는 부인인 로나(Lorna)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4년 가디언에 '나는 어떻게 소설 남아있는 나날을 4주 만에 집필했나'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는데..

그는 사회적 명성을 얻은 이후 너무나 바빠져서, 소설의 진도가 도무지 나가지 않자 부인 로나와 함께 '4주 계획'을 세웠고..

그 기간 동안에는 부인이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가사노동을 전담해 주어, 자신이 소설 집필에만 전념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10시 30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글만 썼다. 점심시간 1시간, 저녁 시간 2시간을 제외하고 모두 말이다. 어떤 이메일에도 답하지 않고, 전화기 근처는 가지도 않았다. 누가 집에 오는 일도 없었다.


나의 부인 로나. 그녀는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에는 요리와 집안일에서 내가 해야 할 몫까지도 모두 감당해주었다. 이렇게 하여.. 나는 양적으로 많은 작업을 해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가상의 세상이 현실보다 더 진짜처럼 여겨지는 정신세계에 도달할 수 있었다." (가디언 2014년 12월 6일)

kazuo ishiguro

가사노동으로부터 해방, 즉 아내의 가사전담 덕에 명작을 쓸 수 있었던 남성작가는 이시구로만이 아니다. ‘전쟁과 평화’를 쓴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도 아내 소피아의 가사노동에 힘입어 창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 소피아는 집안일은 물론 재정관리, 운전 등을 했고 톨스토이의 작품 전체를 타이핑했다. 두 사람 사이에 태어난 13명의 아이를 기르는 것도 소피아의 몫이었다.


톨스토이가 소설 ‘안나 카레리나’를 집필하던 1895년 소피아의 일기에 삶의 고단함을 토로한 대목이 있다. “남편이 채식을 하기 때문에 두 가지 밥상을 차려야 한다. 즉, 일을 두 번 한다는 뜻이다. 그가 ‘사랑과 선을 추구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곧 가족에게 무관심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가정과 관련된 모든 일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말이었다.”(한국일보 10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