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사망 병사의 아버지 '누가 쏜 유탄인지 알고 싶지 않다'

게시됨: 업데이트됨:
인쇄

"누가 쏜 유탄인지 알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사고로 군대에 보낸 아들을 잃는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하는 바람뿐입니다."

지난달 26일 철원의 한 병사가 인근 사격장에서 날아온 총탄에 맞아 숨진 사고가 있었고, 오늘 군 당국이 조사 후 최초 발표한 도비탄이 아니라 '유탄'(조준이 잘못된 탄)에 맞아 숨졌다는 결과를 내놨다.

hiding mobile phone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철원에서 발생한 육군 병사 사망 사고와 관련 특별수사를 진행한 결과, 이모 상병은 인근 사격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유탄은 조준한 곳에 맞지 않고 빗나간 탄을 말하는 것으로, 이 탄에 사망했다는 것은 총구에서 나온 총알이 사망 병사를 직격했음을 뜻한다. 조사본부는 가스작용식 소총의 특성상 사격시 소총의 반동이 있고, 사격장 구조상 200m 표적지 기준으로 총구가 2.39도만 상향 지향돼도 탄이 사고장소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으며 사격장 사선으로부터 280m 이격된 방호벽 끝에서부터 60m 이격된 사고장소 주변의 나무 등에서 70여개의 피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고려, 유탄인 것으로 판단했다.

위 말은 이 조사 결과를 들은 피해 병사 이모(22) 상병의 부친이 연합뉴스에 남긴 말이다.

이날 군 조사본부는 "이모 상병(사고 당시 계급은 일병)은 인근 사격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상병의 아버지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듣고 가장 먼저 듣고 싶은 것은 군 당국의 사과다.

"군 당국이 사건 초기에 무책임하게 '도비탄'(총에서 발사된 탄이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정상 각도가 아닌 방향으로 튕겨 나간 탄)이라고 섣불리 추정한 것을 사과하고, 이제라도 납득할 수 있는 수사결과를 내놔서 그나마 다행(이다)." -연합뉴스(10월 9일)

해당 사건의 총탄이 유탄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 사건의 책임은 세 부대에서 지게 되었다.

사격장 전방에 있는 위험 지역을 지나며 사격 총성을 듣고도 우회하거나 정지하지 않은 '인솔부대', 이 도로에 경계병을 세우기는 했으나 명확한 임무를 부여하지 않은 사격 훈련 중이었던 부대, 사격장의 구조상 도로 방향으로 총탄이 직접 날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미리 대책을 세우지 않는 사격장 관리부대 모두가 잘못한 총체적 인재로 파악할 수 있다.

한편 이모 상병의 아버지는 연합뉴스에 이어 "조사결과 빗나간 탄환을 어느 병사가 쐈는지는, 드러나더라도 알고 싶지도 않고 알려주지도 말라고 했다"며 "누군지 알게 되면 원망하게 될 것이고, 그 병사 또한 얼마나 큰 자책감과 부담을 느낄지 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