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기독교 개종 이란인을 난민으로 인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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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N CHRISTIAN
An Iranian woman decorates a store front with Christmas decorations in Tehran December 23, 2003. Christmas, not commonly celebrated in Iran where the majority religion is Islam, is celebrated by the Assyrian and Armenian minorities who are Christians. REUTERS/Morteza Nikoubazl CJF/AA | Morteza Nikoubazl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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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란 출신 청소년의 난민 신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형사처벌 가능성은 물론 가족들에 의한 명예살인 우려에 주목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김정환 판사는 이란인 ㄱ(14)이 낸 난민불인정결정취소소송에서 ㄱ의 손을 들어줬다고 8일 밝혔다.

2010년 아버지와 함께 한국에 온 ㄱ은 이듬해부터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는 주일학교와 훈련모임에 나갔고, 주일학교 연합회가 주최한 글짓기 대회에 교회 대표로 참석해 상을 타기도 했다. 2015년엔 아버지까지 전도해 신자로 등록하게 했다.

한데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이런 행위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란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은 변절자로 간주돼 재판 없이 형사처벌에 처해질 수도 있다. ㄱ은 이를 이유로 지난해 난민으로 받아들여줄 것을 신청했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난민 인정 요건인 ‘박해를 받을 충분히 근거 있는 공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에 ㄱ은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ㄱ가 이란으로 돌아가면 최대 사형에 이르는 처벌에 처해질 수 있다고 봤다. 김 판사는 “이슬람 샤리아 율법은 배교 행위를 사형에 처해지는 범죄로 정하고, 이란 헌법도 개종 등 권리를 명시하고 있지 않다”고 짚었다. 또 영국 의회보고서,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 보고서 등을 인용해 “이란에서 기독교인들은 신념과 관련한 활동 때문에 가혹하게 다뤄지고, 구금된 동안 혹독한 신체적·심리적 고문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김 판사는 ㄱ이 사회적으로 격리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김 판사는 “ㄱ이 이란에 있는 고모에게 개종 사실을 전화로 알린 뒤 이란 가족들이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며 “ㄱ 가족들에 의한 위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란 정부가 탄압하지 않더라도 가족들이 나서 명예살인을 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김 판사는 이어 “ㄱ에게 이란에서 기독교인을 숨기고 생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사실상 포기하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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