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대량살상' 키운 99달러짜리 개조장치 ‘범프 스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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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Frey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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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난사 범인인 스티븐 패덕이 지난 1일 콘서트장에 모인 관중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현장인 만달레이호텔 32층 스위트룸에서 발견된 23정의 총기중 12정은 ‘범프 스탁’이란 장치를 사용해 분당 수백발을 발사할 수 있는 자동소총처럼 개조된 상태였다고 당국 조사 결과를 인용해 <뉴욕타임스>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총기 구입이 세계에서 가장 쉬운 미국도 ‘대량살상’이 가능한 자동소총 구매는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1발씩 발사되는 반자동 소총에 ‘범프 스탁’이란 장치를 결합하면 1분에 수백발을 연발할 수 있어 완전자동소총과 비슷한 사격이 가능하다. 범프 스탁은 합법적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99달러에도 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처음 라스베이거스 총격 신고가 들어온 것이 1일 밤 10시8분이었고, 경찰이 접근하자 패덕이 사격을 멈춘 시간이 10시19분. 10여분의 짧은 시간 동안 59명이 목숨을 잃고 500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난 데는 총기 구매도, 개조도 너무 쉬운 미국의 현실이 중요한 요인이 된 것이다. 2013년에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인 다이앤 파인스타인이 범프스탁을 불법화하는 법을 발의했지만, 의회에서 표결이 이뤄지지 않아 무산됐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당국은 범행 현장인 호텔 객실과 패독이 소유한 주택 2곳에서 모두 47정의 총기를 발견했다. 이 가운데 23정은 범행 현장인 호텔 방에서 발견했다. 패덕은 10개가 넘는 여행가방을 이용해 이 총기들을 호텔방으로 들여왔다. 총기들은 패덕이 캘리포니아, 네바다, 텍삿, 유타주 등에서 구입한 것이었다. 패덕이 이들 총기중 일부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된 네바다주 매스키트의 건스 앤 기타라는 가게와 노스 라스베이거스의 뉴 프런티어 무기고라는 가게는 “모든 관련 규정을 지켜 판매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패덕은 범행 전 복도가 보이는 감시창에 한대의 감시카메라를 설치했고, 객실 밖에도 감시카메라를 두대 설치해 경찰이 접근하는 것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했다. 당국은 패덕이 이번 사건 이전에도 다른 범행을 계획했었는지에 대해 조사중이다.

패덕의 여자 친구인 마릴로우 댄리는 필리핀으로부터 미국으로 돌아와 경찰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3일 전했다. 패덕은 범행 직전 수천 달러를 필리핀에 있는 계좌로 송금했다.

3일 민주당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라이언 의장에게 "총기 폭력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설치, 총기 규제를 강화할 법을 통과시키자"고 요청하는 등 민주당을 중심으로 총기규제 움직임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stephen paddock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너뷰에서 “트럼프가 총기규제 쪽으로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움직임이 현실화된다면 모든 것의 끝일 것”이라며 전통적 지지층 등으로부터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이 총기규제 논의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태도를 보여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범인 패독이 “병자이고, 정신나간 인간(sick man, a demented man)”이라며 “우리는 매우 매우 아픈 개인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총기관련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한 개인의 일탈행동일 뿐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 우리는 총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될 것이다”라며 총기규제에 대해서는 원론적 업급만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총기 소지 권리는 공공 안전에 필수적인 부분”이라며 총기규제에 반대했으며 이 과정에서 전미총기협회(NRA)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한편, 한국 외교부는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 명단에 한국인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비공식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국시간으로 오늘 오전 주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이 클라크 카운티 검시소 검시관 및 미 국무부 현장 파견 직원을 통해 이렇게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