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 질이 가장 좋다는 제주 숲속 캠핑지 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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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캠핑으로 만나는 제주의 가을

가을이라고 다 같은 가을은 아니다. 가을에는 여러 가지 얼굴이 있는데, 특히 여름이 끝나고 계절이 교체되는 지점의 가을이 더 매력적이다. 각기 다른 해류가 만나는 곳에 다양하고 많은 어종이 모이듯, 서로 다른 색의 물감이 섞이며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듯, 서로 다른 두 계절이 만나는 그 지점의 시간은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빚어낸다.

깊은 가을로 들어가기 전의 가을 하늘은 유독 높고 맑다. 밤하늘마저 별들이 더 특별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반짝인다. 열정적인 여름과의 이별이 시원섭섭하고, 부드럽고 온화한 가을과의 만남이 기쁘기 때문이다.

가을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고 눈과 가슴에 온전히 담으려면 배낭을 꺼내 자연 속으로 캠핑을 떠나보자. 적당한 더위와 적당한 서늘함이 공존해 가을의 시작을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시기다. 요즘 인기 있는 캠핑 스타일인 ‘백패킹’이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백패킹은 ‘짊어지고 나른다’는 뜻의 말로, 최소한의 장비만 가방에 챙겨 캠핑을 떠나는 여행을 일컫는다. 백패킹은 가방을 짊어져야 하므로 모든 장비와 짐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튼튼한 두 발만 있다면 자유롭게 산과 바다를 누비며 대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아스팔트 대신 대지의 기운을, 에어컨 바람 대신 가을바람을, 자동차 소음 대신 벌레들이 우는 소리를 가슴 가득 담을 수 있다. 더욱이 그곳이 제주라면 자연의 감동은 두 배가 된다. 바다와 산을 동시에 품고 있는 제주에서 캠핑은 더욱 다채롭고 매력적인 여행법이다. 제주에서 가을을 느끼며 캠핑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들은 서귀포자연휴양림, 교래자연휴양림, 협재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등이다.

  • 문신기 여행작가 via 한겨레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서 캠핑여행자들이 밤하늘을 보고 있다.
  • 문신기 여행작가 via 한겨레
    표선해비치 해변
  • 글·사진 문신기 여행작가 via 한겨레
    표선해비치해변 야영장
  • 글·사진 문신기 여행작가 via 한겨레
    관음사 야영장
  • 글·사진 문신기 여행작가 via 한겨레
    서귀포 자연휴양림 숲길.



서귀포자연휴양림은 한라산 품에 안겨 있는 매력적인 숲이다. 해발 700m 지대에 있으며, 하늘을 밀어올릴 듯 수직으로 자란 편백이 어울려 울창한 숲을 만들고 있다. 어느 계절에 가도 제 매력을 한껏 보여주지만, 가을에는 더욱 매력적이다. 지대가 높아 가을이 인간의 세계보다 조금 일찍 찾아온다. 울긋불긋 원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나뭇잎이 여행자의 마음을 빼앗는다. 이 아름다운 숲에는 캠핑장이 있어 가을을 온전히 느끼며 야영하기 좋다. 특히 숲에 어둠이 내리면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캠핑장의 작은 불빛과 밤하늘의 별만 존재하는 세상이 된다.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하늘을 볼 수 있는 곳 중 한곳이다.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에 있는 교래자연휴양림 또한 한라산의 밤하늘을 보며 캠핑하기 좋은 곳이다. 이곳 야영장이 유명한 것은 ‘교래곶자왈’ 때문이다. 이곳은 관속식물(관다발식물, 조직 속에 관다발이 있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양치식물, 종자식물 따위)로 유명한 숲으로, 큰지네고사리, 쇠고사리 등 다양한 관속식물이 풍성한 숲을 이루고 있다. 3㎞의 탐방로, 15㎞의 숲길 생태 관찰로, 트레일 코스 등으로 이루어져 있어, 곶자왈 깊은 곳까지 만끽할 수 있다. 이 숲 한쪽에도 캠핑장이 있어, 곶자왈의 품에 안겨 하룻밤을 보내며 잊을 수 없는 여행의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제주에서는 산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가을을 느끼며 캠핑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서쪽의 ‘협재해수욕장’과 동쪽의 ‘표선해수욕장’이다. 이 두 곳에는 캠핑장이 바다와 이웃해 있어 산과는 다른 가을을 느낄 수 있다. 협재해수욕장은 제주에서 가장 투명한 에메랄드 물빛을 자랑하는 해변이다. 쪽빛 바다 위에 떠 있는 비양도가 협재 해변을 더욱 아름답게 해준다. 캠핑장이 해변과 이웃한 소나무숲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철썩이는 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운치를 즐길 수 있다. 백사장이 넓은 표선 해비치 해변은 모래가 제주에서 가장 곱기로 유명한데, 이 모래는 조개껍데기 가루다. 물이 빠지는 썰물 때에는 거대한 백사장으로 변해 가을 바다를 느끼며 걷기 좋다.

제주시 도심 인근에도 한라산 품에 안겨 캠핑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관음사지구 야영장이다. 관음사지구 야영장은 제주시 북쪽 아라동에 있다. 제주대를 거쳐 1100도로 방면을 우회전하여 제2 신비의 도로를 지나면 관음사 초입에 다다르고, 조금만 더 가면 관음사지구 야영장이 나타난다. 야영장은 해발 620m에 있어 한라산을 느끼기에 좋은 야영장이다. 야영장 주위에는 상록활엽수림인 녹나무와 참나무 그리고 침엽수인 삼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자연생태를 관찰하기에 좋다. 관음사지구 야영장이 가장 매력적인 점은 한라산 정상으로 갈 수 있는 관음사 코스 길목에 있다는 것이다.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 6개 중 정상까지 갈 수 있는 등산로는 관음사 코스와 성판악 코스 둘뿐이다. 관음사 코스는 관음사지구 야영장에서 백록담까지 8.7㎞ 코스로, 계곡이 깊고 산세가 웅장하며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한라산 탐방객들이 등반 시에 야영장을 애용할 뿐 아니라, 야영장이 제주시 시내에서 차로 20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도심과 가까워 제주시 시민들의 캠핑장으로 사랑을 듬뿍 받는다.

가을은 자연을 느끼고 사색하기 좋은 계절이다. 높은 하늘에서 흘러가는 구름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칠흑 같은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우리 또한 우주의 작은 별처럼 조그만 존재임을 상기시켜준다. 바쁜 일상은 잠시 접어두고 배낭을 메고 가을로 걸어들어가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고 위로하는 따뜻한 여행을 즐겨보자.

■ 서귀포자연휴양림

산소의 질이 가장 좋다는 해발 700m 한라산 중턱에 있다. 숲과 숲 사이에는 마음껏 놀 수 있는 잔디광장, 별빛을 보며 잠들 수 있는 숲속의 집과 야영장, 잘 정비된 산책로, 자연 계곡을 활용해 만든 물놀이 시설 등을 갖췄다. 산책로를 따라 법정악 오름 전망대에 오르면 영주 십경의 하나인 영실기암과 탁 트인 태평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대포동 산1-1 / 064-738-4544

■ 교래자연휴양림

230만㎡의 교래곶자왈 지역에 마련된 자연휴양림이다. 난대와 온대의 식물들이 함께 자라는 것으로 유명한 곶자왈에 있어 제주의 자연 생태를 느끼기에 좋다. 야영시설과 야외무대, 전통가옥인 초가집 등이 갖추어져 있으며, 전통 초가에서는 숙박도 할 수 있다. 예약은 필수다. 주위에 제주돌문화공원, 사려니숲길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주소: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064-710-7475

■ 협재해수욕장

제주에서 가장 인기 좋은 해변 중 한 곳으로, 남태평양 부럽지 않은 쪽빛 바다를 품고 있다. 한없이 투명한 블루에 봉긋하게 솟아오른 비양도까지 눈에 담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물빛이 맑아 바닷속이 훤히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능해수욕장, 한림공원과 이웃해 있다.
주소: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2497-1 / 064-796-2404

■ 표선해수욕장

길이 200m, 폭 800m나 되는 거대한 백사장을 품고 있다. 수심은 1m 내외로 아주 얕아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가 좋다. 해변에 떠오르는 일출이 유명하며, 야영장, 샤워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주소: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 064-760-4476

■ 관음사지구 야영장

깊어가는 한라산의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산책로, 화장실, 취사장, 샤워장, 주차장, 탐방지원센터 같은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야영장은 상단과 하단으로 나뉘는데, 30개의 야영 데크가 마련되어 있다. 데크가 획일적이지 않고 숲 곳곳에 잘 배치되어 있다. 취사할 수 있고 반려견 동반은 안 된다.
제주시 산록북로 588 / 064-756-9950 / www.hallasan.go.kr/halla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