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마 지원 알려지면 탄핵감"... 박근혜 ‘탄핵' 예고한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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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64) 전 삼성전자 사장이 정유라(21)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 지원이 박근혜(65) 전 대통령 뜻이라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전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이 “박 전 대통령 지시와 최씨의 용역대금 유용 사실이 알려지면 탄핵감”이라는 취지로 말하며 입단속을 주문했다고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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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29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61)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이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박 전 전무는 삼성에 최씨 요구를 전달하고 정씨 지원의 틀을 짜는 등 양쪽의 연락책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법정에서 그는 2015년 12월 독일에서 귀국한 뒤 박 전 사장을 만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해 8월 최씨 회사 ‘코어스포츠’와 삼성 사이에 정씨 지원을 골자로 하는 용역 계약이 체결된 뒤, 최씨가 용역 대금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알고 사이가 틀어져 귀국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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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사장으로부터 ‘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했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제가 손을 떼고 왔으니 독일 일을 잘 챙겨보시라”는 자신의 말에 박 전 사장이 “독일 얘기는 하지 말고 아시아연맹 얘기만 합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사장이 “브이아이피(VIP·대통령)이 말을 사주라고 한 것”이라며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니 앞으로 당신도 입조심하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 지시로 용역 계약 체결이 이뤄졌는데 최씨가 독일에서 하는 일(용역대금 유용)이 세상에 알려지면 큰일날 수 있다는 뜻인가”라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질문에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또 박 전 사장이 “한달에 한번이라도 꼭 만나서 점심이든 저녁이든 하자”며 자신을 ‘관리’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전무의 증언은 박 전 대통령이 단독면담 때 정씨를 언급한 적 없었고, 승마 지원 계약이 최씨 방해 때문에 애초 계획과 달리 정씨 ‘핀셋 지원’으로 변질됐다는 삼성 쪽 주장과 배치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은 지난 8월 1심 피고인신문 때 “‘승마유망주 올림픽 지원하라’는 박 전 대통령 요구를 정씨에 대한 지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단독면담 때 정씨를 직접 언급한 적 없다”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1심 재판부는 이같은 삼성 쪽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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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전무는 지난 11일에도 증인으로 나와 “최씨의 용역 대금 사적 유용을 경고했지만 박 전 사장이 이미 알고 있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씨는 2015년 삼성으로부터 받은 코어스포츠 자금 35만 유로 상당을 이용해 현지 호텔 구매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