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도 반(反)이슬람 극우정당이 등장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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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MARIE WATERS
Deputy leader of Pegida UK, Anne Marie Waters , speaks at an anti-Muslim and anti-immigration demonstration at Axeltorv in Copenhagen. The demo was organized by the Danish group 'For Frihed' (read: For Freedom) and was met by an anti- fascist counterdemonstration. (Photo by Ole Jensen/Corbis via Getty Images) | Ole Jensen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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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9월 30일 오후 12시 44분] 기사 하단에 투표 결과를 추가하였습니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운동의 선봉에 섰던 영국독립당(UKIP)의 새 대표로 '반(反)이슬람' 운동가 출신의 극우 성향 후보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고 가디언이 29일 보도했다.

주인공은 아일랜드 출신임에도 스스로를 "자랑스러운 영국인"이라고 지칭하는 앤 마리 워터스다. 노동당 출신(!)인 그는 영국의 극우단체 '영국수호동맹(EDL) 대표 토미 로빈슨과 공동으로 독일 극우단체 '유럽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페기다)'의 영국 지부를 조직한 인물이다.

그는 경쟁자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후보 7명 중 6명이 폴 누탈 전 대표의 뒤를 이어 당대표 당선권에 들 수 있을 만큼 혼전 양상이라는 것. 나이젤 파라지 대표 시절 부대표를 지낸 누탈은 지난 6월 총선 참패로 취임 6개월 만에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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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누탈 전 UKIP 대표.

이처럼 후보들 간 격차가 미미하기 때문에 절대적 숫자는 많지 않지만 열렬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워터스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는 게 당 내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워터스의 선거운동은 상당 부분 그가 "악(evil)"으로 부르는 이슬람에 대한 극단적 시각들에 바탕을 두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이런 이슬람 혐오적 기반에 더해 UKIP을 문화적 민족주의 정당으로 변모시키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따라서 그가 영국 내 원외 극우정당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게 그리 놀라운 사실은 아니다.

그는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영국 국민전선(NF)에서 파생된 극우 파시스트정당 영국국민당(BNP) 전직 주요 구성원이자 인종주의 '초국가주의자(ultranationalist) 정당인 '리버티GB'에도 몸 담았던 잭 버크비로부터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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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젤 파라지 전 UKIP 대표. 그는 유럽연합 의회 의원이기도 하다.

영국 보수당보다 더 오른쪽 위치한 UKIP은 반(反)EU, 반(反)이민 등을 주장하는 국가주의 정당이다. 그러나 극우정당이라기보다는 포퓰리스트 우파 정당에 가까웠다.

또 UKIP은 지난 6월 선거에서 참패하긴 했지만 1993년 창당 이후 영국 상원과 하원, 지방의회는 물론 유럽연합 의회에도 당선자를 꾸준히 배출해 온 제도권 정당이기도 하다. 2015년에는 득표수 기준 영국 정당들 중 3위에 달하는 표를 획득하기도 했다.

워터스가 당선될 경우, UKIP은 단숨에 영국 내 극우 정치세력의 가장 강력한 토대가 될 수 있다.

ukip brexit po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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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당내 주류 세력들은 워터스가 당대표가 되면 당을 떠나겠다고 밝히고 있다. UKIP의 대표적 인물인 파라지 전 대표는 이에 맞서는 경쟁 정당을 새로 만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UKIP 소속 거의 모든 유럽연합의회 의원(MEP)들도 탈당을 예고했다.

설령 워터스가 당선되지 않더라도 UKIP이 지금보다 더 오른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디언은 이번 전당대회에 독일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연사로 초대된 사실이 이를 암시한다고 전했다.

워터스보다는 '약하지만' 나머지 유력 당선 후보 중 일부도 비슷한 극우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게 가디언의 평가다. 특히 피터 휘틀, 데이비드 커튼은 각각 무슬림과 성소수자 인권에 적대적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온 유럽 대륙에 불고 있는 극우의 바람이 독일을 지나 바다 건너 영국에도 닿을 모양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투표 결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물인 군인 출신의 헨리 볼튼이 3874표로 워터스(2755표)를 누르고 UKIP의 새 대표로 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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