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 독립 투표 앞둔 카탈루냐 정부가 스페인 정부를 북한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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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의 에스뗄라다 깃발 앞에 모인 군중

스페인 북부의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 중앙정부를 '북한'에 비유했다. 나흘 뒤 분리·독립 투표를 앞두고 한층 강화된 압박을 멈추라는 취지에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카탈루냐 자치정부 대변인은 이날 "스페인 중앙정부가 한 일은 터키와 중국과 북한이 하는 짓과 같다"며 "서구 민주주의에서는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카탈루냐 정부가 이처럼 스페인 중앙정부를 힐난한 배경에는 독립투표를 방해하려는 스페인 경찰의 '인터넷 검열'이 있다.

지난 25일 카탈루냐 독립을 추구하는 최대 단체 카탈루냐국회(ANC) 웹사이트는 중앙정부 경찰에 의해 접속이 차단됐다. 단체 공식 사이트는 이에 따라 다른 주소로 '피난'을 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카탈루냐국회는 반발했다. 단체 대변인은 "경찰 측으로부터 어떤 사전 고지도 받지 못했다"며 "이번 사건은 중앙정부가 스페인 내 자유를 수호하는 것보다 주민들에 대한 투표 포기 독려에 더 관심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자치정부도 이에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카탈루냐 정부 대변인은 해당 사건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이 문제와 관련한 항의 서한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보냈다고 전했다.

정부 대변인이 북한 내 인권상황을 언급한 건 이 과정에서다. 스페인 중앙정부의 투표 포기 압력을 김정은 정권의 검열과 통제, 단속에 비유한 것이다.

하지만 EU 집행위원회는 스페인 경찰의 행위가 적법하냐는 가디언의 질문에 "(스페인의) 헌법적 질서에 대한 존중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 이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카탈루냐 분리독립 찬반 주민투표를 앞두고 스페인 내에서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앙정부는 각종 사법 조치와 경찰력을 동원해 북부 지방의 분리독립 의사를 억누르고자 노력하고 있다.

중앙정부는 이미 카탈루냐 자치경찰 지휘권을 환수한 상태며 전체 시위 진압력 3분의 2에 달하는 2000여명을 카탈루냐에 배치했다. 검찰청은 투표소로 이용될 건물 최소 85곳의 봉쇄 조치와 투표날 경찰력 투입을 지시해둔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후 스페인 법원은 지난주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 독립 촉구 시위를 이끈 주모자들에 대해 폭동 혐의를 적용할지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중앙과 지방 간 권력 다툼과 법적 논쟁은 불가피해 보인다. 국론 분열도 감지된다. 전날 남부에서는 카탈루냐로 떠나는 중앙경찰을 향해 시민들이 "그들에게로 가라"고 소리치며 그들의 어깨에 스페인 국기를 걸쳐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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