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원장의 중학생 성폭행 의혹' 사실상 '재수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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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45세 남성인 학원 원장이 자신을 믿고 따르던 수강생인 15세 여중생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평소 미성년자인 원생들에게 성적 농담을 자주 했다는 남자는 사건 당일 여중생을 차에 태워 모텔 앞까지 가 '들어갈래?'라고 묻고 학생이 '싫다'고 하자, 공부하자며 학생을 학원으로 데려간다. 그리고 성폭행이 벌어졌다는 의혹이다.


중학생은 다음날 학교 보건실에 '성폭행을 당했다'고 피해 사실을 전했고 이후 해바라기 센터 상담 등등을 거쳐 학원 원장을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강제성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남성을 처벌할 수 없다고 결론 내린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로 보인다는 것. 검찰도 '폭행·협박 또는 위계·위력에 의한 성폭행'이라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지난 3월 불기소 처분을 내린다.


왜 이런 결론이 나왔을까.


원장이 아무도 없는 학원에서 옷을 강제로 벗기려 하자, 공포감에 몸이 얼었던 중학생이 '제가 벗을게요'라고 말한 게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학원 원장과 수강생이라는 관계, 중학생이 다음날 곧바로 문제를 제기한 점, '동의한 적 없다'는 일관된 진술 등등 전후 맥락은 모두 무시된 채 가해자에게 유리한(?) '제가 벗을게요'만이 결정적 판단 근거로 작용한 셈이다.

위는 9월 8일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보도된 "15살 학생과 45살 학원장의 성관계, 그는 왜 떳떳하다고 말하나" 편을 요약한 것이다.

이 사건은 성폭행 사건에 있어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비난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는 수사 결론에 분노한 중학생의 어머니가 학원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자, 학원장은 '맞불 시위'까지 할 정도로 '떳떳하다'.

이 남성은 오히려 '중학생이 나를 유혹했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

남성은 1인 시위를 진행한 어머니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학원 영업을 방해했다며 소송까지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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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장이 1인 시위 중인 중학생 어머니에게 화내는 모습

이 사건은 학원이 위치한 대구 지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는데, 대구여성의전화 등 181개 단체는 18일 오전 대구지검 서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중학생이 성관계에 '동의'한 적이 없는데, 왜 '합의에 의한 성관계'가 되는지"를 묻고 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들 단체가 주요하게 지적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성폭력 사건의 특수성과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다. 피해 학생은 사건발생 후 진행된 해바라기 진술조사와 지난 8월 진행된 상담에서도 일관되게 '하지 말라'고 말해 거부 의사를 밝혔다. 상대가 동의하지 않은 모든 성적 접촉은 성폭력이다. 중학생이 40대 남성 앞에서 '하지 말라'는 말 외에 그 어떤 저항이나 반항을 할 수 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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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서로 합의했다고 하는데 합의는 서로 힘이 동등할 때 가능하다. 힘의 불균형이 있을 때는 명시적인 합의가 없으면 동의가 있을 수 없다"며 "하물며 피해학생은 '하지 말라'고 명시적인 거절의사를 표명했다"고 말했다.(오마이뉴스 9월 19일)

이 사건은 다행히도 재수사가 진행될 수 있을 전망이다.

TBC에 따르면, 중학생 측이 19일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함으로써 재수사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항고 이유는 검찰과 경찰이 성관계의 강제성 여부에만 초점을 맞춰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수사했다는 겁니다. 유사 사건의 인천 여강사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도 항고에 작용했습니다.(TBC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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