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프 인터뷰] 진정회 KBS PD "KBS 블랙리스트,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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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국가정보원의 '블랙리스트' 파문이 방송가를 뒤덮고 있다. 의도적으로 게스트를 배제하는 이 리스트는 KBS에서도 유령처럼 떠돌았다. 물론 간부들은 "KBS에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부인했지만, 국정원 문건이 나옴에 따라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진정회 KBS PD(시사교양)는 허프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도 김제동 씨를 교육 특집 프로그램 MC로 섭외하려고 했지만 결국 막혔다"며 "KBS 블랙리스트는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얘기다. 실제로 9년 동안 흘러온 게 그렇다"고 사측의 이야기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 MB정부 국정원의 블랙리스트로 요즘 연일 시끄럽습니다. JTBC 보도에서는 국정원이 KBS 직원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 다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게 정말로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놀랍기도 하고, 국가라는 것이 정말 일사분란하다는 걸 생각했어요. 회사는 계속해서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했어요. 제가 작년에도 특집 프로그램 '배움은 놀이다'를 하면서 MC로 김제동 씨를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안 된다고 해요. 그런데 안 된다고 하는 방식이 이런 거에요. '생각해보자, 생각해보자, 아닌 거 같은데, 다른 사람 없어?'라고 질질 끌다가 이제 MC를 섭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까지 끌어요. 진짜 다음 주에 녹화를 해야하는 시점까지요. 당시 2016년 7월 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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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안 되는지 이유는 말 안 하고요?
= 그분이 좋은 MC고 훌륭한 진행자인 건 아는데 그분이 MC를 보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서 편향성을 가지고 볼 수 있다고 지적하죠.

- JTBC에서는 '톡 투 유' 같은 프로그램도 하고 있었는데요?
= (국장 입장에서는) JTBC인 것도 마음에 안 드는 거겠죠.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게 회사 입장인데, 거기에 대해 일선 PD들의 입장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데, 무슨 소리냐'는 거죠. 실제로 9년 동안 흘러온 게 그렇잖아요.

-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최불암씨는 KBS에 잘 나오잖아요?
= 그러니까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고 해서 최불암씨가 '한국인의 밥상'에서 내려와야 하는 게 아니잖아요. 황교익 씨 건은 당시 문 후보 지지를 이유로 출연을 취소한다는 거 자체도 문제지만, 이 사건을 보면서 KBS 조직이 다 망가졌다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아침마당' 바로 옆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그런 큰 사건이 벌어져도 5층 교양국에서 아무도 그런 얘기를 안 하는 거예요. 옛날에는 교양국 안에서 작은 오디오 방송 사고가 나도 모든 PD들이 그 얘기를 하고, 재발방지 방안을 찾고 그랬는데 이제는 선대인, 황교익, 아침마당 등 일이 벌어져도 큰 움직임이 없어요. 파업 참가했던 가애란 아나운서가 '6시 내고향'을 맡고 있다가 갑자기 교체되는데 당장 담당 PD한테도 말하지 않고 추진을 해요. 개별 사건 하나로 보면 작아서 크게 이슈화가 되지 않는데, 9년 동안 차곡차곡 쌓여서...제가 교양국 PD가 아니라 편집하는 기계처럼 느껴져요.

- PD로서 자괴감이 들겠습니다.
= 그런 게 참 기분이 나빠요. 늘 의심해야 해요. 프로그램적으로 자율성만 보장이 된다면 CP와 국장은 상의해야 되는 선배이잖아요. 가령 이런 대화를 나누죠. 김제동 씨 섭외하려 했던 당시에도 이렇게 말했어요.

'선배, 교육 특집을 하는데 녹화장에 100명 가까이 선생님, 학생들이 많이 나와서 현장에서 압도하면서 진행의 맥을 잘 잡고 가려면, 단독 MC이면서도 사전에 현장 내용을 충분히 숙지해서 올 만한 MC여야 해요. 저는 김제동밖에 없는 거 같은데 선배 어떻게 생각해요?'

그거보다는 학부모가 해야 해. 타깃이 학부모니까 아이를 키우는 김OO로 하자.

그게 옳은 제안일 수 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의심하게 돼요. 그래서 기분이 2배로 더러워요. '아 그렇구나, 미처 생각을 못 했구나' 학부모인 남자MC가 여자MC 투 MC가 바르구나, 내가 또 이렇게 하나를 배우네, 이런 맛이 있어야 하는데 선배 말에 계속 저의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에서 일해야 되잖아요. 정신이 너무 피곤해요. 프로그램 생각만 해도 모자란 데 계속 CP나 국장 회의를 녹취해야 되거든요. 선대인 씨 '아침마당' 하차도 결국 담당 PD한테 뒤집어씌우는 모영새로 끝냈거든요. 윗선에서 지시한 거 없다. 담당 PD의 판단이다 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회의 들어갈 때마다 녹음을 무조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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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자율성 침해가 일상화되면서 PD들이 자기 검열하는 경우도 많아진 거로 압니다.
= 선대인, 황교익 사태를 보면서 일선 PD들은 '아, 저렇게 하면 상당히 골치가 아파진다'고 생각하게 되죠. 게스트 후보군 가운데 최적의 후보가 이 사람인데, 하필 그 사람이 KBS 윗선이 조금이라도 실랑이를 해야 하는 사람이면 협회나 노조에 가서 피케팅하고 성명서 내고 해야 하는 지난한 절차가 일찌감치 예상되죠. 근데 여기는 조직이니까 결국은 안 되잖아요. 저들 뜻대로 될 거잖아요. 반복되는 좌절 속에 서로 피곤할 일을 만들지 말자는 패배감이 쌓이는 거죠. 가장 좋은 출연자 1순위임에도 말도 못 꺼내보고 스스로 거두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되죠.

- KBS는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동안 신뢰도와 공정성 면에서 추락을 거듭했습니다. 제작자율성 측면에 전과 후가 큰 차이가 극명할 것 같습니다.
= 사실 KBS가 무한한 제작 자율성과 성역 없는 보도를 해 온 지난 세월이 있었습니다. 제가 2007년에 입사해 2008년 8월 8일(정연주 사장 해임)까지 1년 반 동안 교양국 막내 PD로 있었습니다. ‘6시 내 고향’ 막내를 하고 있었는데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터져서 특집 생방송을 한달에 세 번씩 하던 상황이었어요. 당시에 태안 기름유출 사고라고 명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사건 가해자 이름을 넣어서 삼성중공업 기름 유출사고라고 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있었거든요. ‘6시 내 고향’에서 재난방송 AD(조연출)를 하는 제가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할 정도로 열려 있었죠. 지금 KBS 분위기에서는 막내가 문제를 제기하겠어요? 그리고 100분 동안 생방송을 할 거면 책임 추궁을 하는 VCR도 들어가야 한다고 했죠. 어민들이 눈물 흘리는 모습은 교양물이니까 어쩔 수 없이 들어간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VCR 정도는 하나 해야 하지 않냐는 문제를 제기하면 당시 팀장은 '그건 뉴스나 시사프로그램들이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면 된다'는 얘기를 했었는데, 제가 납득을 했어요. 실제로 KBS가 보도를 잘하고 있었고, 제 동기들이 '시사투나잇'이라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다뤘으니까요.

2008년 '시사투나잇' 마지막 방송 ⓒ미디어몽구

- KBS 구성원들은 2008년 8월8일 정연주 사장 퇴임 당시 경찰의 언론사 침투는 당시로써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당시 그 사건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습니까.
= 그 당시 저는 ‘좋은 나라 운동본부’를 하고 있었어요. 야외 촬영을 하러 나갔는데, 회사에 경찰도 투입된다는 문자가 와서 카메라 선배랑 지금 한가하게 촬영하고 있을 때가 아닌 거 같다, 회사로 들어가자고 해서 돌아갔죠. 갔더니 본관 3층에 사복 경찰들이 투입돼서 아수라장이 됐죠. 선배들이 나서지 말라고 해서 뒤에 있기는 했는데, 그렇게 사복경찰과 청원경찰이 사원들을 막고 평화롭게 치러지는 이사회 장면을 저녁 뉴스에서 봤어요. 낮에는 소란스러워서 정신이 없었는데, 저녁에 뉴스를 보니까 저걸 하려고 밖을 지옥으로 만들어놨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죠. 하지만 그때만 해도, 우리의 저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KBS는 조직에 저력이 있고 존경하는 선후배들의 역량이 있으니 힘은 들겠지만 한없이 추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힘들어질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하늘에서 땅까지 추락할 줄은 몰랐어요.

- KBS 입사할 때는 자랑스러우셨죠?
= 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고 가장 좋은 직장이라고 생각했죠.

- 지금은 어떻습니까.
= 지금은 어디 가서 얘기 안하죠. 어린이집 엄마들한테도 '그냥 공기업 다녀요'라고 해요.(웃음)

- 시민들의 반응도 달라졌죠?
= 시사나 보도 현장에서는 시민들께 정권의 나팔수라는 말을 듣는 건 말할 것도 없고, 파업 들어오기 직전에 예능국 PD 조합원들이 성명서를 냈어요. 예능국 PD들이 프로그램 하면서 아무리 애를 쓰고 시도를 해도 예능 프로그램 타깃인 2049 시청자들에게 KBS라는 채널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보수적인, 늙은 채널'로 강렬하게 인식되어 있어서 그 벽을 넘기 너무 힘들다고,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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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구성원들이 뼈아프게 느끼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세월호 참사 당시, 실종자 가족들이 KBS 본관 앞에 와서 KBS 보도에 대해 밤새 항의를 했습니다. 그때 심경은 어떠셨나요.
= (진 PD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 전 광화문에서 예은 아버님이 '그날 KBS 사원 중에 누구 하나 와서 회사를 대신해 미안하다고 사과한 적 있냐'고 하셨는데요. 사실 그날 KBS 후배들이 그 현장에 계속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감히 다가갈 수 있는 건 아니었고요. 그리고 저는…. 저는 입사 후 10년간 KBS에서 일어난 투쟁의 현장에 대부분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날은 못갔어요. 아니 안 갔어요. 왜 그랬냐면. 그때 제가 임신 7개월이었어요. 세월호 뉴스를 볼 때마다 경악스럽고 저 아이들을 죽게 만든 우리 회사도 공범이라는 것도 너무 괴롭고… 뉴스를 아예 외면했어요. 보면 계속 슬프고 화나고 눈물나니까. 뱃속 아이에게 안좋을 것 같아서…

그러다 그날 저녁 PD 단톡방에 후배들이 긴급 공지를 올려요. '지금 단원고 아이들 부모님들이 아이들 영정 사진 가지고 KBS 앞으로 왔어요. 선배님들 다 나오세요. 우리가 뭘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일단 부모님들하고 함께 있어요’라고… 부모님들의 가늠할 수 없는 슬픔과 원통함… KBS인으로서 거기서 말없이 눈물만 흘리며 자괴감과 무력함만 재확인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그래 난 임신했으니까 오늘은 빠지자… 안 가기로 했는데도 너무 참담한 거죠. 내 자식 위한다고 자식잃은 부모님 손 못 잡아 드린 게 두고 두고 괴롭고 죄송하죠.

세월호 참사 당시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거친 항의를 온 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일선 기자의 고충을 토로하는 강나루 KBS 기자


저는 간부들이 용서가 안 돼요. 세월호 당시 길환영 사장을 저희가 파업해서 쫓아냈잖아요. 당시 팽목항에 나갔던 막내 기수 기자들이 분노의 증언을 했죠. 본사 편집국에서 자꾸 보도를 이상하게 내니까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힘들다고 강나루 기자가 당시 증언을 했죠. 교양국에서도 아침 생방송에 막내급 PD를 리포터마냥 내려보냈어요. 현장에서 거친 얘기 들어오는 게 생방송으로 나가서 방송 사고도 났어요. 자기들은 KBS 건물의 두터운 벽 속에 안전하게 앉아서 청와대 전화 받아가며 보도 참사를 일으키고 그 비난은 현장 최일선에 있는 가장 막내 기수 후배들이 총알받이마냥 받아내게 했다는 게 도저히 용서가 안 돼요.

- 결국 세월호 당시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로 향하자 그때야 길 사장이 청와대 앞에서 사과를 했습니다.
= 그때 부모님들이 왔을 때 길환영 사장이 나올줄 알았어요. 본인도 자식을 가진 부모라면. 그런데 결국 부모님들이 (청와대 앞)청운동 사무소 앞까지 가니까 길환영 사장이 엄청 큰 노란색 배지를 달고 나왔죠. 이정현 홍보수석이 길 사장을 통해서 세월호 보도 축소 지시한 게 다 드러난 거잖아요. 결국 그 사건으로 길환영 사장은 물러났지만 KBS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어요. ‘추적60분’에서 세월호 인양 아이템이 방송 연기에 연기를 거듭하다 10개월만에 겨우 나가게 된 사태도 있었고요. 지금도 고대영 사장 하나 바뀐다고 해서 KBS가 바로 세워진다고는 생각 안해요. 빨래를 하면 큰 얼룩은 빠져도 희미한 자국은 남아있듯이 조직 내에 9년 묵은 진짜 적폐들이 구석구석 스며 있죠. 사장 한 명 바뀐다고 다 바뀌지 않는다는 것, 지속적인 싸움을 KBS PD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처럼 바라봐야 한다는 것 등이 지난 9년 세월이 저에게 남겨준 교훈인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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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8일, 영정을 든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KBS 본관 앞에서 시위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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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로 가자, 결국 그 다음날 달려와 사과하는 길환영 전 KBS 사장


- KBS 간부들이 대체로 이렇게 정권과 한몸으로 움직인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습니다. 최근까지 교양제작국장이었던 김정수 현 방송문화연구소장은 2011년 이승만 미화 논란이 일었던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을 만들고 2015년에 국장에 취임한 이력을 가지고 있네요.
= 과거의 이력도 이력이지만, 본인들이 간부가 된 다음에는 철저히 위의 지시에 맞춰서 어떤 것은 못하게 하고 어떤 것들은 계속 하게 하는 방식을 취하죠. MB 시절 G20 정상회담 때 홍보방송이 극에 달해서 노조에서 통계를 내봤더니 한 주 동안 2960분이나 방송을 했더라고요. 비판 적인 것은 발제 단계에서 누락시키거나 축소하고, 정권을 홍보하는 방송은 굉장히 많이 편성했죠. 그런 식의 회사 방침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간부만이 꽃길을 걸어온 거죠.

- KBS가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굉장히 이상합니다. 예전에는 교양국, 기획제작국, 다큐멘터리국 등으로 돼 있었는데 TV프로덕션1,2,3 이런 식으로 돼 있더군요. 이건 대학교에 학과 이름을 없애고 대학1반, 2반 하는 거처럼 정신을 말살시키는 듯한 느낌마저 드는데요.
= 네. 제작본부라는 조직 전체를 컨베이어 벨트처럼 만들었죠. 중요한 모든 의사결정은 방송본부(구 편성본부)에서 갖고 제작본부는 그냥 정해주는대로 만들어내는 조직처럼 변했어요. 예전 같으면 국장까지만 설득하면 될 문제도 이제는 부장>국장>방송본부 담당 부장>국장 이런 식으로 층층시하 허락받아야하는 간부 숫자만 늘어나니 현장의 자율성은 위축될 뿐이고 PD들의 자괴감은 더 심해질 뿐이고…

잡포스팅이라고 해서 저희는 '사랑의 작대기' 제도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해 인사철에 부서장의 선택을 못 받은 (이걸 '비매칭'이라고 합디다) 직원은 연수원에 발령 내서 교육을 받게 해요. 그 뒤에 다른 직무나 지역 발령도 날 수 있어요. 무슨 취지로 도입했는지는 모르지만 실제로는 비판적인 직원들을 재갈물리는 데 쓰였죠. 실제 훌륭한 기자 선배 한 분이 연수원을 거쳐 지역근무 가셨고, 인천상륙작전 홍보 리포트를 거부했다가 징계를 받았던 기자 두 명이 1차 비매칭 후 육아휴직을 들어갔죠. 2차 비매칭까지 가게 되면 연수원에 가야 하니까요. 두 분 중 한 분이 휴직을 내면서 "아이에게로 도망간다"고 페북에 올리셨는데… 그 심정이 어땠을지.

- KBS는 좌우에서 욕을 먹고 있기 때문에 잘하고 있다'는 게 현 KBS 간부들의 입장인 걸로 압니다.
= 저희 남편(KBS 기자)이 고대영 보도국장 시절에 보도국장-본부장 불신임 투표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결혼식을 한달 앞두고 지방으로 발령이 났어요.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렇지, 당시에 저희는 불이익을 받았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어요. MBC에 비하면 이런 거는 불이익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현 노조위원장인 성재호 선배도 해고 됐다가 재심에서 구제가 됐으니, 표면적으로 해고자가 없는 게 맞죠. KBS는 MBC랑 비교했을 때 사장이 대체로 2년 마다 바뀌면서 짧은 봄이 찾아오는 순간이 있었어요. MBC처럼 조직이 끝까지 망가지게 되지는 않았죠. 그렇지만 저희를 무력하게 만들고 많은 사람들을 손발을 묶고 사소한 싸움을 계속 만들어서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들었어요. 2500원의 수신료를 받는 KBS잖아요.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프로그램이 만들어 질 수 있었는데, 결국은 국면마다 막혀서 만들지 못했죠. 그리고 촛불혁명이 일어났지만, 언론 적폐는 여전히 그대로에요. 고대영 KBS 사장은 망가져온 KBS 9년에 계속해서 간부로 있었던 사람입니다. 물러나야 할 이유는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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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성윤 에디터
사진·영상 = 이윤섭 에디터

MBC.KBS 공영방송 총파업 릴레이 인터뷰

  • ③ 권성민 MBC 예능국 PD "MBC 영광 재현이 아닌, 새로운 MBC 만들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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