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이 '차별·입시 조장'으로 진정서를 제출한 문제의 문구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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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 - 남학생용

"10분만 더 공부하면 남편의 직업이 바뀐다." - 여학생용

한 학용품 업체의 문구류에 적힌 문구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등 5개 단체는 19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에서 '차별·입시조장 상품 및 광고'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최근 온·오프라인 문구류 전문 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 중 차별과 입시를 조장하는 문구류 50여점을 적발했다.

S업체는 '저장 공간으로 따지면 이 수첩은 원룸, 네 뇌는 한 닭장 정도?' '열공 만이 살길이다' '완전 웃긴다. 너. 그 점수에 잠이 와?' 등 32건의 상품이 문제로 지적됐다.

B업체는 '1등하면 돼지' '10분만 더 공부하면 남편의 직업이 바뀐다' '열공에서 성공하면 어자들이 매달린다' 등 13건이 적발됐다.

T업체는 '기계와 머리는 굴러야 산다' '개같이 공부해서 정승같이 살아보자' 등의 문구를 담았고 D업체는 '오! 가자! 명문대' 등의 상품을 판매했다.

이중 특히 B업체는 과거 유사한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다 비판이 거세지자 사과문을 낸 바 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015~2016년 두 차례에 걸쳐 B업체의 차별·입시 조장상품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2015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한 표시·광고를 신고하기도 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B업체는 "10분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 "열공해서 성공하면 여자들이 매달린다" "대학 가서 미팅할래? 공장 가서 미싱할래?" 등이 적힌 노트를 팔았다가 류강렬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상품 판매를 중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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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성별, 학력, 직업 등을 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습니다"라며 "더욱 신중하게 제품을 만들고 좋은 메시지를 담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관련기사 : 인권위에 2번이나 진정 당한 '성차별' 문구 용품(사진)

인권단체 관계자는 "당시 사과까지 했지만 다시 유사 형태의 차별, 입시조장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며 "진정서 제출에 이어 법적 대응과 불매운동 등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이들이 판매하는 일부 상품은 심각한 차별·입시조장 요소를 담고 있다"며 "상품을 주로 구입하는 청소년들에게 특정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식을 심어준다"고 밝혔다.

또 "이 상품들은 '시민정치적권리에 관한 국제 협약'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명시된 인권침해와 차별"이라며 "편견과 부정적 평판을 조장, 확산시킴으로써 공공질서와 공공복리를 심히 저해한 인권침해와 차별 선동 우려가 있는 광고"라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10분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는 문구는 "학력과 학벌에 의해 더 우월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차별적 내용"이라며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경제적 신분에 의한 차별을 당연시 하는 차별적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성이 남성의 지위에 따라 남편을 선택한다는 여성에 대한 차별적인 표현"이라며 "성공한 남성에게 매달리는 존재로 여성을 규정해 심각한 성차별을 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마치 공부를 하면 좋은 직업과 예쁜 얼굴의 아내를 가진다는 것처럼 광고한 것 또한 증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짓·과장성이 인정되는 불공정거래 행위"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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