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면전에서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모욕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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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 SESSIONS TRUMP WHITE HOUSE
Jeff Sessions, U.S. attorney general, right, listens as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before Sessions is sworn in by U.S. Vice President Mike Pence, not pictured,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on Thursday, Feb. 9, 2017. The Senate yesterday confirmed Sessions as attorney general after more than a day of contentious debate that took an unusual turn when Republicans silenced Democratic Senator Elizabeth Warren. Photographer: Andrew Harrer/Bloomberg via Getty | Bloomberg via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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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멍청이'(idiot)라 부르며 면전에서 질책했다고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트럼프와 세션스의 불화설이 제기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당시 상황이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현직 정부 관계자와 이 사안을 잘 아는 7명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상황은 이렇다.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세션스 장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도널드 맥간 백악관 법률고문 등은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 이후 후임자 인선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이 때 맥간 고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차관이었다. 그는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trump oval office

그러자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자리에 함께 있던 세션스 장관을 향해 "모독적인 말을 줄줄이 쏟아냈다"고 NYT는 전했다.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션스 장관이 3월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결정이 특검 임명으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해 세르게이 키슬랴크 당시 주미 러시아 대사와 비밀리에 접촉한 사실이 올초 알려져 수사에서 손을 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멍청이' '불충하다'(disloyalty)고 질책했다.

또 그를 법무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최악의 결정들 중 하나였다고 강하게 몰아세웠다.

jeff sessions trump white house

잿빛 얼굴이 된 세션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날 저녁 실제로 짧은 사직서를 작성한 뒤, 이후 백악관에 사직서를 전달했다. 세션스 장관은 측근들에게 수십년의 공직생활 동안 이렇게 수치스러운 순간은 없었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션스 장관의 사직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필 메모"와 함께 되돌려 보내졌다.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라인프 프리버스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스티브 배넌 당시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은 세션스 장관의 사임이 더 큰 의혹을 부를 수 있다며 대통령을 만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에도 한 차례 더 측근들에게 세션스 장관을 해임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이를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trump oval office

NYT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와 특검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과 세션스 장관에 대한 반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NYT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세션스 장관의 사임을 압박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보도에 의하면 트럼프 대통령과 세션스 장관의 갈등은 법무부가 지난달 '정보 유출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다소 완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행정부 내 정보가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려 왔으며, 법무부의 결정은 대통령과의 관계 회복을 원하는 세션스 장관의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jeff sessions trump white house

세션스의 측근들은 대통령에게 모욕을 당했음에도 그가 이민 정책을 강화할 "일생일대 한 번뿐인 기회"로 여긴 법무장관 직에서 물러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부터 강경한 이민 정책을 주장해왔던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세션스 장관은 지난 20여년간 앨라배마에서 공화당 상원의원을 지냈으며, 상원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트럼프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취임한 뒤에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한 주요 정책들을 지원해 왔다.

jeff sessions daca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정부에서 도입된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폐지를 발표하자 세션스 장관은 자신이 성공적으로 대통령을 설득했다며 만족스러워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도를 폐지할지 여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DACA를 보호하는 법률을 마련하는 대신 '국경 보안 패키지 법안'에 협조하기로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결국 "세션스 장관은 몇 개월 동안 준비해 발표한 새 정책을 대통령이 엉망으로 만든 것에 좌절했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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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로이터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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