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김호곤 부회장이 3개월 전 히딩크 측에게 받은 '카톡'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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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님~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국대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니 이번 기술위원회에서는 남은 두 경기만 우선 맡아서 월드컵 본선 진출시킬 감독 선임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월드컵 본선 감독은 본선 진출 확정 후 좀 더 많은 지원자 중에서 찾는 게 맞을 듯해서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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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감독의 대리인 격인 노제호 거스히딩크재단 사무총장이 지난 6월19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다. 정식 공문도 아니고, 몇 줄짜리 '카톡'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직에 대한 의사를 마치 통보하듯 밝힌 것이다. 김 부회장은 15일 이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 부회장은 이 메시지를 공식 제안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6월 19일 기술위원장에 부임하기 전 노제호 히딩크 재단 총장으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를 수신했다. 당시 메시지 내용 자체가 적절치 않고 공식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방법이어서 이를 잊고 있었다"며 "국가대표 감독이라는 직책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제안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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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맡을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 6일, YTN 보도로 처음 나왔다. 한국이 우즈베키스탄과 답답한 경기 끝에 0대0으로 비긴 직후다.

이후 YTN은 연일 히딩크 복귀설에 불을 지피며 "히딩크 측 관계자가 카카오톡으로 김호곤 부회장에게 (감독직을 맡을)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축구협회가 의사를 전달 받고도 이를 무시하고 신태용 감독을 선임하는 부적절한 결정을 내렸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이날 김 부회장이 공개한 '카톡' 메시지를 보면, 히딩크 감독 측의 태도는 매우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메시지는 카톡이라는 형식도 가볍고, 내용도 불투명하다. “국대 감독을 히딩크 감독께서 관심이 높으시니” 식의 표현은 문법을 파괴함으로써 “감독을 하고 싶다”는 명확한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는데, 만약 의도적인 것이라면 결과적으로 솔직하지 못한 태도다. 히딩크 감독이 직접 하지 않고 제3자가 전달한 것이지만, 마치 ‘갑’의 입장에 서서 감독직을 선택할 수 있다는 권위의식이나, 축구협회의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를 아예 무시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노제호 사무총장이나 히딩크 감독은 이 메시지를 근거로 자신의 뜻이 이미 3개월전에 축구협회에 전달됐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이는 쪽이 달리 생각할 여지는 많다. (한겨레 9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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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 부회장은 "어려운 여건 아래서 자신의 축구 인생을 걸고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신태용 감독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을 국가대표팀에 선임할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김 부회장은 또 "러시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경험 있고 능력있는 분들의 도움은 언제든지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한국 국민이 원하고 필요로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이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며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축구협회는 "기술위원회 및 신태용 감독과 협의하여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며 재차 히딩크 감독의 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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