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수사받느라 고생"...국정원, 황당한 복지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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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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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최근 검찰 수사를 받는 전직 국정원 직원 모임 ‘양지회’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국정원이 운영하는 골프장·콘도 이용 혜택을 대폭 늘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은 또 양지회의 조직적인 여론조작 가담이 ‘일부 회원의 일탈행위’라고 감싸는 보도자료도 냈다. 과거 범죄행위 청산을 앞세워 시작된 국정원 개혁이 전·현직 직원 감싸기 등 조직 이기주의로 변질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겨레 취재 결과, 국정원은 검찰의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양지회 간부 등이 이용하는 국정원 정보대학원 내 골프장 이용 횟수를 1주일에 50회에서 90회로 늘렸다. 또 양지회 회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콘도도 기존보다 2배 가까이 확대했다. 국정원 쪽 복수의 관계자는 “양지회 회원들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르자 국정원에서 ‘수사받는다고 고생한다’는 격려 취지로 혜택을 늘려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검찰 수사는 국정원과 양지회가 ‘범죄 공모’ 수준의 유착관계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한겨레 확인 결과, 2011년 4월 이아무개 양지회장은 전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국정원의 ‘안보정세설명회’에서 사이버 심리전 활동을 구체적으로 보고한 정황이 새롭게 드러났다.

당시 양지회장이 준비한 ‘말씀자료’에는 “사이버동호회 150명 회원들이 다음 아고라를 비롯한 비판 성향 사이트에서 활동했다. 국정원 심리전단과 긴밀한 협의하에 이뤄지는 사항으로 향후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내용은 설명회에 참석한 민병훈 2차장뿐 아니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도 보고됐다. 검찰은 또 양지회 관계자들로부터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이 총선 직후인 2012년 4월 양지회장과 노아무개 기획실장을 만나 고생했다며 500만원이 담긴 봉투를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전직 직원들이 혈세를 받고 범죄에 가담한 충격적인 일들이 드러나고 있는데도, 정작 국정원은 양지회 감싸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전날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일부 회원의 일탈행위로, 대다수 양지회 회원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국정원 개혁위가 국정원 내부 논리에 끌려다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한 대목이다.

최근에도 국정원은 여론조작에 사용된 돈의 증빙 자료를 넘기는 데 소극적이었고, 여론조작에 가담한 현직 직원들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정원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전·현직 구분 없이 저지른 범죄를 반성하기는커녕 제 식구 보호에 급급해서는 과거 국정원과 다를 바 없다”며 “국정원 개혁도 정부 초기에 강하게 추진해야 하는데, 지금은 외부의 개혁 압력에 마지못해 끌려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골프장·콘도 혜택 확대와 관련해 “양지회 요청으로 혜택이 늘어난 것은 맞지만 검찰 수사와는 무관하며 매년 조금씩 혜택을 늘려온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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