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싼 것만 찾으면 반드시 낭패 보는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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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살벌한 세상에서 호갱 만큼은 되지 않겠다!” 짠돌이 짠순이로는 누구에게도 절대 지지 않기에 늘 두 주먹 불끈 쥐고, 물건을 산다. 누군가 나보고 너 정말 지독하다 말해도 상관없었다. 요즘처럼 기술이 발달된 시대엔 웬만한 건 다 좋다고 호언장담하며, 무엇이든 싼 게 진리라 여겼으니까. 온갖 할인팁, 가능한 쿠폰 적용까지 모두 다 동원하며, 이 정도면 평타는 쳤다고 생각되는 때도 많았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부끄러워서 차마 대놓고 말 못 하는 좌절의 순간 역시 있었다. 무턱대고 싼 것만 찾다가 낭패 봐서 후회했던 다음과 같은 경험들이 당신의 뇌리를 스쳐 지나갈 테다.

1. 저렴한 학원을 골랐는데, 선생님이 여러모로 안습이다.

glasses teacher

“요즘은 교재가 알차게 잘 나와서 혼자 공부해도 상관없어!” 자신만만했지만, 그래도 중요한 시험이라 강의는 한번 들어보자 싶었다. “진짜 스승은 나 자신인데, 학원에 돈 쓸 필요 있나?” 싶어 최대한 저렴한 강의를 찾고 또 찾아 등록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선생님이 갈수록 안습이다. 재미있게 수업하려는 그 열정은 훌륭하시지만, 어느새 왜 막간의 수다 시간이 더 길어진 걸까. 게다가 “무슨 말인지 알겠죠?”라고 수시로 동의를 구하는데, 그때마다 사실 잘 모르겠는 거다. 알고 보니 이 강의가 첫 번째인 초보 선생님, 수강생이 나 말고 몇 명 안될 때 알아봤어야 했다.

2. 옳다구나, 패키지 상품으로 떠났더니 쇼핑하라고 뺑뺑이 돌린다.

tired travel

하나같이 “패키지여행 별로다” 말들 해도, 나만큼은 빼먹을 것만 쏙쏙 빼먹으면 될 것 같았다. <뭉쳐야 뜬다> 같은 예능에 설득당해 최종 결심을 하게 됐다. 요즘엔 혼행족을 위한 패키지 상품까지 따로 나와 있어서 더더욱 반가웠다. 안타깝게도 그렇게 떠난 패키지 여행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내 혼을 쏙 빼놓고야 말았다. 보고 싶은 버스킹을 한가로이 구경할 시간도, 걷고 싶은 거리를 여유롭게 즐길 로망 또한 챙길 수 없었다. ‘패키지’라는 말 그대로 여행사가 계약한 쇼핑몰은 꼭꼭 돌아야 하는 이 신세. 그걸 알면서도 계속 돈을 쓰고 있는 불쌍한 내 신세. 이럴 거면, 집에서 편안히 리모컨 쥐고 채널 돌리며 여행 예능이나 본 게 나았으려나.

3. 오래 머물 즐거운 나의 집은 백번 의심해도 모자라지 않는다.

crazy home

매일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집에 잠만 자러 다녀와도, 내 쉴 곳은 나의 집 내 집뿐이리. 그리하여 발품 발아 부동산 사장님들에게 애교도 떨어보고, 각종 온라인 ‘방방이’ 서비스를 찾아 정보도 긁어모았다. 그런데 저렴하면서도 쾌적하다는 방들을 직접 보면, 왜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걸까. “역세권인데 공기도 좋고, 고즈넉하고 평화롭다”더니, 걷다 보면 다리에 알이 생기고 산바람이 불어 온다. 그러고 보니 편히 쉴 곳을 구할 때 겪는 이 당황스러움이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래서 예약한 펜션, 철썩이는 파도 소리를 고대하며 걷고 또 걸었는데 땅만 보았던 그 경험을 떠올려 보니 나도 참 나인 것이다.

4. 이유 없이 싼 중고차는 없다.

“손님 인상이 너~어~무 좋으셔서 저희가 가진 제일 좋은 차를 상상도 못 하게 싸게 드려요!” 문제는 침수된 차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는 거. “아주 조금씩 흠집이 나 있는 걸요. 원래 차는 이렇게 부담 없이 몰아야 운전도 늘고 그러는 거예요” (ㅡ.ㅡ???) 초보운전이라니까 시중가보다 싸게 준다며 소개한 차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기도 했다. 내 인상이 찌그러졌다. 그러니 이유 없는 할인은 없다는 걸 명심 또 명심하자. “천만 원만 깎아 줘요”라는 말을 쉽게 뱉었던 입을 스스로 때리게 될지 모르니. 중고차를 한 번이라도 사 본 경험이 있다면, 더더욱 다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겠지? 구구절절 말하지 않겠다. (흠좀무스러운) 다음 영상 하나면 설명 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