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 네이버에 고교생 딸 '황제 과외'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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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에서 뇌물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진경준 전 검사장이 현직 검사 시절 네이버에 고등학생 자녀의 ‘황제 인턴 과외’를 요구한 사실이 확인됐다.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을 인턴 형식으로 보내며 ‘논문을 쓸 수 있도록 사내 전문가가 과외를 해달라’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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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주식 특혜 매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진경준 검사장이 지난해 12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청사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겨레>가 11일 입수한 이메일 사본을 보면, 진 전 검사장은 검찰 이메일 계정으로 2015년 1월 정아무개 네이버 법무담당 이사에게 ‘공정거래위원회 결정’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냈다. 진 전 검사장은 메일에서 딸이 쓰려는 ‘공정위의 독과점 규제’ 등의 논문 주제를 거듭 소개한 뒤 “딸 인턴에 대해서 약간의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는 듯해서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매일 4시간 정도 열흘을 직접 설명 듣고 자료를 검토해야 원하는 수준의 논문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어제 점검해보니 아무런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주제에 대한 이해가 전무한 실정”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형식적인 인턴 확인서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제로 아이를 붙잡고 수업처럼 설명을 해주고, 자료를 제시해 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그는 또 “방학이 끝나가는 시점이지만, 3일 정도 아이를 붙잡고 내용을 강의 내지 설명해주면 좋겠다. 오전 또는 오후에 2~3시간 정도 직접 가르쳐주면 좋을 것 같고, 변호사님이 바쁘면 그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한 직원이라도 배치시켜 교육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당시 진 전 검사장은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이었고, 메일을 보낸 다음달에 검사장으로 승진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됐다.

이에 정 이사는 다음날 답장을 보내 “말씀해주신 대로 이후에는 (논문 관련 내용에) ‘포커스’ 해서 설명드리고 과제 진행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며 “이번주는 ○○양이 바쁘다고 하시니 다음주 월화수요일에 저희 사무실에 방문하여 2시간여 정도씩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진 전 검사장의 딸이 ‘황제 인턴 과외’를 받을 당시 네이버 대표는 김상헌 현 네이버 경영고문으로, 진 전 검사장의 대학 선배다. 지난해 진 전 검사장의 ‘넥슨 주식 특혜’ 사건이 터졌을 때 애초 주식을 같이 산 사람 중 한명이 김상헌 고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네이버 홍보팀은 “진경준씨로부터 김상헌 전 대표에게 인턴십 요청이 있었는데 실제로 진행하지 않았고, 궁금해하는 것에 대해 법무 쪽 담당 직원이 몇 번 설명해준 게 전부다. 인턴을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인턴 확인서를 준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7월 이금로 특임검사(현 법무부 차관)가 진 전 검사장을 수사할 당시엔 이런 메일 내용이 언급되거나 기소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검찰이 압수수색했던 내용에는 딸의 인턴 관련 청탁 전자우편이 없었다. 그런 내용을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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