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판사' 천종호 판사가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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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통판사'로 알려진 천종호 부산가정법원 소년부 부장판사가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피해자를 생각하면 참담한 심정이다"라고 말했는데, 소년법 폐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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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판사는 2010년 창원지방법원 소년부 부장판사로 부임한 뒤 현재까지 8년 가까이 청소년 재판만 맡아왔다. 그가 재판을 맡았던 청소년 수만 1만2천명에 이른다. 천 판사는 판결 전에 청소년들에게 호통을 치거나 "어머니 아버지 사랑합니다 이렇게 10번씩 해봐"라고 명령을 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판결을 내린 비행청소년들에게 전국 곳곳에 '청소년 회복센터'(사법형 그룹홈)라는 대안 가정을 만들어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벌어지자 네티즌 사이에서는 가해자들이 부산가정법원 소년부에서 천 판사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주목을 받고 있는 천 판사는 9월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에 대한 생각을 처음 밝혔다. 이 사건은 가해자의 폭행이 잔혹해 국민 법감정에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청원이 23만8천명까지 이어진 상태다.

천 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소년법에는 만 10살 이상부터 14세 미만 청소년은 형법상 형사처벌이 불가능하지만 '촉법소년'으로 따로 분류해 보호처분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다. 또 14살 이상부터 19살 미만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판사의 재량으로 부득이한 경우에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사형이나 무기징역도 소년법을 통해 완화된다.

제59조 (사형 및 무기형의 완화)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하여 사형 또는 무기형(無期刑)으로 처할 경우에는 15년의 유기징역으로 한다.

강력범죄인 경우, 20년까지 형량을 올릴 수 있다.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의 주범 김 모양(16)도 20년형을 받았다.

그러나 천 판사는 소년법 폐지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처벌이 약해서 청소년들이 의도적으로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등학생에게 사형 처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법이 됩니다.
그리고 또 지금 소년법 자체를 폐지하면요. 형법으로 모든 아이들 범죄를 다루게 되지 않습니까?
그럼 현재의 형법에서는 14세 미만의 경우에는 형벌을 부과할 수 없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면 그 형벌을 부과할 수 없으면, 다른 대안으로 ‘소년보호처분’을 부과하는데요.
소년보호처분은 소년법에서 부과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소년법이 없어지면 소년보호처분을 부과할 수 없게 됩니다."

또다른 문제도 있다. 소년법을 없앤다는 것은 사회가 청소년을 어른처럼 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선거법으로 현재 19살 이상으로 정해놓은 선거권도 당연히 낮춰야 하고, 청소년복지법, 민법, 아동복지법 등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소년법 폐지의)전제가 어느 정도 성인과 동등한 지성과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선거법 개정이 이뤄져야 됩니다. 어른과 동등하게 취급하자는 것 아닙니까?

다만 천 판사는 청소년에게 내릴 수 있는 형량의 '상한선'은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예 사형까지 선고하거나, 어른과 동등한 취급을 하는 식의 개정은 반대방향으로 개정하는 것은 반대이지만, 국민들의 합의가 이뤄진다면 상한선은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습적으로 아이들이 절도를 저질러서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서 처분을 내린다.
이런 아이들에 대해서도 지금 소년법에서 소년원 2년이거든요?
판사들한테 재량의 폭을 너무나 줄이는 것이거든요.
조금 높여주시든지 아니면 일본처럼 아예 소년보호처분 기간의 제한을 없애버리든지 그렇게 해야지만 13세 미만의 범죄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설득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천 판사는 부산 여중생 폭행 사건이 "아이들 스스로 범죄를 세상에 드러낼 정도의 시대가 돼 버린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결국 가족해체, 사회공동체의 해체로 인한 것으로 봅니다. 그런 해체를 통해서 아이들이 인간 대 인간의 구도의 게임 속에서 아픔과 슬픔을 공감할 능력이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거든요...(중략)...지금 원론적으로는 사회에서의 공동체 회복과 가족공동체의 복원이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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