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가 이해진을 결국 '네이버 총수'로 지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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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업자 네이버가 계열사들의 총 자산 규모가 5조원을 넘으면서 당국에 의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됐다. '대기업집단' 지위를 갖게 된 것이다. 기업집단의 총수(동일인)는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이사회 의장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총수(이해진 전 의장)의 영향력이 미치는 71개 계열사들이 총수 일가에 대해 일감몰아주기 등으로 부당한 이익을 제공하는 사익편취 행위가 금지된다.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계열사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하는 의무도 생겼다.

관련 기사: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이 네이버의 주인이 되지 않으려는 이유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1일 기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57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가운데 신규 지정된 기업집단은 네이버 넥슨 동원 호반건설 SM 등 5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 5조원 이상인 경우 해당하며, 이 가운데 특히 자산이 10조원을 넘으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31곳)으로 중복 지정돼 한층 더 엄격한 감시와 규제를 받는다.

보통 '대기업집단'으로 불리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은 지난해까지 5조원 이상이었으나 법률 개정에 따라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구분됐다. 이 중 자산 5조~10조원 기업집단(26곳)을 '준대기업집단'으로 구분해 표현하기도 하는데, 자산 5조원 이상이면 대기업집단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공정위도 "이번 지정으로 2017년도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정책 적용 대상이 57개 기업집단으로 확정됐다"고 표현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에 비해 라인플러스, 네이버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성 자산 증가와 법인신설·인수를 통한 계열사 17개사 증가 등으로 인해 자산규모가 5조원을 넘었다.

공정위는 네이버의 계열사를 총 71개, 자산은 6조6140억원으로 집계했다. 이 같은 자산규모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51위에 해당한다. 자본총액은 4조4060억원, 부채총액은 2조226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0.5%였다. 1일 기준 매출은 4조9890억원, 당기순이익은 6220억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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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계열사 71개는 자산 5조~10조원 기업집단 26곳 중 가장 많은 수다.

전체 공시대상기업집단 57곳 중에서는 SK, 롯데, 농협에 이어 4번째로 많은 것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계열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동일인은 창업자인 이해진 전 의장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해진 전 의장의 친족 등으로 특수관계에 있는 회사들도 모두 계열사에 포함됐다.

공정위가 동일인과 특수관계에 있다고 보고 계열사에 신규 포함한 기업은 3개다. 이해진 전 의장 본인이 100% 지분을 소유한 경영컨설팅 업체 (유)지음, 4촌혈족이 50%의 지분을 소유한 한식전문업체 ㈜ 화음, 6촌혈족이 지분 100%를 소유한 여행업체 ㈜영풍항공여행사 등이다.

네이버는 앞으로 이들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부당한 이익제공을 해서는 안된다. 비상장사라 할지라도 기업현황과 중요사항은 공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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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이번에 신규 기업집단의 동일인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넥슨 등 4개 기업집단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나 네이버는 이해진 전 의장을 총수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날 지정된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 57곳 중 총수가 없는 기업집단은 포스코 농협 KT 등 기존 8개 기업집단이다.

공정위는 이해진 전 의장을 네이버의 총수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공식 브리핑에서 따로 밝혔다. 지정 기준은 지분율뿐 아니라 사실상 지배 여부를 따지는 경영활동, 임원선임 영향력 등이다.

이해진 전 의장이 보유한 지분은 4.31%에 불과하지만 국민연금, 해외기관투자자를 제외하면 최다 출자자다. 네이버는 1% 미만 소수주주 지분이 50%에 달해 이해진 전 의장이 적은 지분만으로도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다.

네이버의 자사주 10.90%도 이해진 전 의장의 지배력 아래 있다고 봤다. 최근 경영권 안정 목적으로 미래에셋대우와 자사주 교환을 통해 1.71%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는 점도 동일인 지정에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는 이해진 전 의장이 경영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대주주 중 유일하게 대표이사,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했고 현재도 사내이사다. 사외이사 추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네이버 스스로 이해진 전 의장을 설립자(Founder)로 공시했고, 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자료를 제출할 때 스스로 '이해진'을 동일인으로 명시해 자료를 냈다.

박재규 공정위 경쟁정책국장은 "이번 사안의 경우 시장의 관심이 높고 향후 동일인 지정의 중요한 선례가 되는 만큼 객관적이고 신중히 고민해 판단했다"며 "동일인은 특정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연인 또는 법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기업집단 총수로 지정되면 좋지 않은 재벌 이미지를 갖게 돼 해외 사업에 차질이 있다는 업계의 주장에 대해서도 공정위는 반박했다.

박 국장은 "그런 논리라면 삼성, 현대차도 투자활동이 안돼야 한다"며 "당장 삼성에서 동일인이 없어진다면 오히려 해외 바이어와 관계에서 차질이 있을 수도 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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