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사람들은 고조되는 핵위기에도 놀랄 만큼 침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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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SEOUL) - 김정선 씨는 이번 달에 뉴욕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내뱉은 허풍들 때문에 김 씨는 고국이 생각났다.

트럼프는 8월 8일에 자신 소유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의 골프 클럽에서 북한에게 요란한 경고를 쏟아냈다. 미국을 계속 위협한다면 ‘화염과 분노’로 되치겠다는 내용이었다(며칠 뒤에 이 발언을 이어갔다). 서울에서 살며 일하는 28세의 김 씨에겐 이 발언은 적들을 불태우겠다고 수십 년 간 위협해 온 북한의 김 씨 가문의 말과 묘하게도 비슷하게 들렸다.

미국 매체는 쉴새없이 핵 전쟁의 가능성과 트럼프가 핵 공격을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트럼프가 사전 준비 없이 한 과감한 발언들 때문에 김 씨는 여행 내내 계속 걱정이 되었다. “트럼프, 김정은 이야기가 나와서 너무 불안해서 미국에서 봤던 뉴스의 내용처럼 한국에서는 그렇게 심각하게 다루진 않더라고요.” 그녀는 사람들이 잔디밭에서 맥주와 소주를 즐기는 공원에서 오후에 산책하다 말했다.

수수께끼 같은 지도자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은 핵과 미사일 개발을 엄청나게 진전시켰다. 최근 몇 달 동안에는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으며 캘리포니아 너머까지도 닿을 수 있는 ICBM 실험 두 건을 성공시켰다고 한다. 북한은 더욱 공격적 자세를 취하며 최근 일본 상공을 날아가는 미사일을 쏘기까지 했다.

북한의 빠른 과학 발전과 트럼프의 공격적 반응 때문에 미국에서는 우려가 일고 있지만, 서울 주민들 상당수는 동요하지 않고 있다.

“익숙해진 것도 그렇고, 김정은이 그렇게 쏘아대니까, 그냥 쏴대나보다 생각하고 지낸다.” 이름을 밝히기는 거부했지만 허프포스트의 영상 인터뷰에는 응한 한 서울 주민의 말이다(북한은 올해만 10회 이상 미사일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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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상한 정권이 자리잡고 있는 북한과 딱 붙어있는 남한 사람들의 침착함은 놀라울 정도다.

DMZ에서 불과 50여 킬로미터 떨어진 서울과 수도권은 2500만 명이 사는 대도시다. 북한과 남한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서울 인구의 90% 가까이는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깊은 땅속 지하철역에서도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 한편 평양 시민들 상당수는 인터넷조차 쓰지 못한다.

재래식 무기를 잔뜩 보유한 북한은 수천 기의 대포와 로켓탄 발사기를 DMZ 바로 뒤의 산 속에 배치하고 있다. 미국이 공격해올 경우 곧바로 남한을 향해 쏠 준비가 되어있다. 몇 분 안에 서울 주민 수만 명을 죽일 수 있는 규모라는 추정치도 있다.

이런 위협이 존재하지만, 트럼프가 ‘화염과 분노’ 발언을 한 다음 주에 서울에서 우리가 인터뷰한 열 명 이상의 주민들은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며 해외 매체의 선정주의가 지나치다고 말했다. 평양과 워싱턴 D.C.는 날선 말들을 주고받고 있지만, 서울은 생기가 넘친다. 닭집엔 사람들이 가득하고, 명동의 쇼핑가는 붐비고, 디스코 볼이 돌아가는 노래방에선 밤새 K-팝이 흐른다.

“외국에서는 너무 무섭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막상 이렇게 잘 돌아다니시는 게 보이니까요. 그리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 바쁘게 살잖아요, 사람들이.” 아내와 어린 딸과 함께 연남동을 산책하던 윤석환(35) 씨의 말이었다.

서울의 남한 사람들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에 거주하는 미국인들도 전쟁 발발설을 반신반의했다.

은퇴 후 서울에 살고 있는 67세 미국인 프랭크 스콧은 미국 매체가 밤 시간 뉴스에 북한 이야기를 하면 고향의 친척들이 전화를 많이 걸어와서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무슨 일이 일어날 때마다 미국의 가족들은 전화를 걸어서 "거기서 나와!"라고 한다. 나는 ‘진정해, 괜찮아’라고 대답한다. 사람들은 지금도 놀이공원에 가고, 영화관에 가고 페스티발에 간다. 콘서트에 간다. 다 괜찮다.”

UCLA에서 한국 문화를 연구하는 김석영 교수는 서울에 갔을 때 북한의 위협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을 느꼈으며 특히 젊은 세대들이 그랬다고 말한다. “남한에 가보면 매일이 평범하다.”

그러나 북한 출신들을 포함한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남북한의 분단을 기억하고, 북한 정권에 대한 뉴스를 더 관심있게 보는 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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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지리적으로 취약한 위치에 있다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다.

만약 공격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서울에는 3,200곳 이상의 방공호가 있고, 지하철역들엔 보통 방독면, 물병, 구급 상자가 있다(핵이나 화학 공격시에 사용할 수는 없다) 민방위 훈련이 최근 있었고, 주민들에게 가까운 대피소를 안내하는 전단을 배포했다.

그러나 수십 년 동안 매일 같이 대피 표지를 보고 다닌 서울 주민들은 이젠 신경도 쓰지 않는다. 대피소들엔 대부분 관심을 갖지 않고, 대표소 표식조차 모르는 주민들이 많다. 시 당국은 서울 주민 74%가 가장 가까운 대피소가 어디인지 모른다고 8월에 발표했다. 주민 센터 관리자에 의하면 최근 긴장이 심해졌지만 지난 몇 주 간 대피소 문의를 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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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인들이 김정은의 위협에 쉽게 놀라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수십 년 동안 쉴새없이 대치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말하면 두 나라는 지금도 전쟁 중이지만, 1953년에 휴전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북한은 전쟁 이후 계속해서 남한을 공격하겠다고 말해왔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 폭격해서 ‘잿더미’로 만들겠다는 말을 엄청나게 자주 했다.

“북한은 70년 동안 남한을 위협해 왔다. 북한이 큰소리를 치지만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미국도 큰소리를 친다. 특히 큰소리치기를 좋아하는 한 사람이 있다. 하지만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 스콧의 말이다.

현재 미국과 북한의 대치가 서울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 같지는 않지만, 대립을 일삼는 트럼프의 접근 방식에 청와대는 반응을 보였다.

예전 미국 대통령들은 징벌적 제재와 협상 시도를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막으려 해보았고, 그 성과는 제각각 달랐다. 그러나 트럼프는 거의 유례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수사를 사용했고, 일부 역사가들은 해리 S. 트루먼 대통령이 1945년에 일본에 대한 핵 공격을 지시하고 났을 때의 말과 비교하기까지 했다고 뉴욕 타임스와 로이터스가 보도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외교계를 술렁이게 만들자 문재인 대통령은 날카로운 비난을 보내며 남한의 합의 없이 한반도에서 군사 행동은 없을 것이며 ‘모든 것을 걸고’ 전쟁을 막겠다고 말했다.

8월 17일 취임 100일 기자 회견에서 “우리가 한반도 6.25전쟁으로 인한 폐허에서 온 국민이 합심해 이만큼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웠는데 두 번 다시 전쟁으로 그 모든 것을 잃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 부차관보, 주한 미대사관 부대사를 지냈던 북한 전문가 에반스 리비어는 트럼프의 발언이 남한과 일본의 여러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는데 동의한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미국의 동맹국이었으며 북한 무기의 사정권에 있다.

“미국이 아주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 일본과 한국의 우리 친구들은 우려한다. 미국인들이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의 결과가 어떨지 이해하길 바란다.”

그러나 여러 남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리비어는 군사 충돌이 임박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긴장이 고조되고 우려가 높아지지만, 북한의 군사력이 강해지는 게 사실이지만, 전쟁이 곧 일어날 것 같지는 않다.”

5월에 당선된 문 대통령은 남한이 북한과의 대화에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북한은 대화를 거부했지만, 문 대통령은 외교 관계를 재개해보고자 특사를 보낼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의 대화가 제대로 돼야 한다. 그러나 그에 대해 조급할 필요는 없다. 지난 10년 간 단절을 극복해 내고 다시 대화를 열어나가는 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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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아도 김정은이 수상쩍은 주장을 해대는 판인데, 트럼프 때문에 예측 불가능성이 심해져 서울의 차분한 태도가 흔들릴지도 모른다.

남한 군대의 간부 후보생인 알렉스 오(21) 씨는 자신은 다른 남한 사람들과 달리 장교로 복무해 본 경험 때문에 “늘 걱정이 든다”고 말한다.

홍대 근처에서 허프포스트를 만난 오 씨는 “한국인들은 무서운 줄을 모르는 게 문제다.”고 말하며 김정은은 ‘미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에 대한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라 좋지만, 결국 외교보다는 이익에 치중할 것 같아 걱정된다고 했다.

붐비는 서울역에서 만난 권오재(84) 씨는 별로 걱정하는 것 같지 않았다. 오후 기차를 타러 달려가는 승객들 틈에서 그는 김정은이 위험한 사람이지만 무모한 결정을 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제는 글로벌화 시대가 됐기 때문에, 북한이 남한을 침범했다 해도, 외국에서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다. 주의는 필요하지만, 안심은 해도 된다. 여기서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뒤에 있던 TV에서는 날씨, 변덕스러운 주식 시장, 광복절 축하 행사 등을 알리는 뉴스가 나왔다. 북한의 위협 소식은 30분이 넘어서야 나왔다.

어차피 아무도 뉴스를 보는 것 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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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US의 South Koreans Are Surprisingly Unfazed By Surging Nuclear Tension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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