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독점이 경제뿐 아니라 민주주의도 위험하게 만든다는 걸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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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문 기자였던 배리 린은 지난 10년간 뉴 아메리카 재단에서의 지위를 활용해 정치인들과 대중을 향해 기업 독점의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 독점 문제가 미국 노동자 계층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

린의 주장이 옳았음이 최근 증명됐다. 뉴 아메리카 재단은 린을 비롯해 10명 정도의 연구자와 기자들로 구성된 '오픈 마켓'팀이 구글에 대한 독점 금지 수사를 요구하자 이들 모두를 해고해버렸다. 구글은 뉴 아메리카에 오랫동안 거액을 기부해온 후원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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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마켓 팀은 지난 6월 27일, 독점 금지법 위반으로 구글에 27억 달러의 벌금을 물린 유럽연합(EU)처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 수사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글은 지난 1999년 설립된 뉴 아메리카 재단에 지금까지 무려 2,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에릭 슈미트 회장은 심지어 2008년부터 2016년 중순까지 재단 회장으로 지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0일(현지시각) 오픈 마켓 팀은 구글이 선호하는 기업 제품들을 경쟁사 제품보다 먼저 보여주는 것이 독점 금지법 위반이라며 처벌하기로 한 EU의 결정을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슈미트 회장은 '오픈 마켓' 팀의 지지 발언에 불만을 표했고, 뉴 아메리카 재단의 현 회장인 앤 마리 슬로터는 곧바로 린을 나무랐다.

뉴욕타임스에 의하면 슬로터는 린에게 '오픈 마켓' 팀이 재단을 떠나야 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슬로터는 해당 이메일에서 해고 결정은 린의 "업적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니다"라며, 린이 "재단 전체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픈 마켓' 팀에서 현재 근무 중인 직원 두 명은 이 사건들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허프포스트에 밝혔다. 린과 팀 동료들은 유럽연합의 처벌 결정을 지지하고, 미국도 이 중요한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밝힌 지 이틀 뒤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 그러나 이들은 재단 지도부가 팀 전체를 해고하려 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재단에 잠시 머무른 바 있다.

'오픈 마켓' 프로그램의 연구원인 매트 스톨러는 허프포스트에 "우리는 '정말 이러고 싶은가? 보기 좋지 않다'라고 말하려 했다. 우리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것인가? 이렇게 뻔하고 어설픈 방식으로 독점을 지지하려는 것인가? 우리는 그들과 협상하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스톨러는 허프포스트에 가끔 기고하기도 한다.)

협상에도 불구하고 슬로터는 지난 8월 30일,린과 팀원들을 공식적으로 해고했다.

슬로터는 뉴욕타임스의 보도를 부인하며 ‘구글이 오픈 마켓 프로그램을 내쫓으라고 뉴 아메리카에 로비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전했다. 슬로터는 린이 ‘개방성과 조직 안의 협력이라는 뉴 아메리카의 기준에 따르기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팀원들을 해고한 데 대한 설명은 없었다.

구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린의 해고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슈미트가 오픈 마켓의 구글 독점금지법 위반 벌금 발언 때문에 뉴 아메리카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한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리바 스키우토 구글 대변인은 구글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터넷, 정보에 대한 더 폭넓은 접근, 기회 증가를 꾀하는 수백 개의 단체를 지원"한다며, "모든 단체와 언제나 100% 동의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의견이 다르더라도 각 단체의 독립성, 인사, 정책적 관점을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허프포스트는 뉴 아메리카에 언급을 요청했으나 즉각 답변을 받지 못했다.

린은 현재 뉴 아메리카 팀들과 반독점 작업을 계속하기 위해 독립 싱크 탱크를 만들고 있다. 이들은 구글이 오픈 마켓 등의 독립적 연구를 억누르는 것을 강조하며 현대의 독점 권력에 대한 대중의 반대를 이끌어 내려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지자들은 이 사건이 이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말한다.

'독점의 반대하는 시민들'의 이사인 제퍼 티치아웃은 허프포스트에 린과 동료들이 “오랫동안 독점이 경제에 문제가 되지만, 민주주의에도 문제라고 주장해왔다”라고 말했다. 티치아웃은 이어 “이번 일은 이 주장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오픈 마켓' 팀은 해고되기 전에도 독점 권력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명해 왔다. 다른 싱크 탱크들에 비해 영향력이 강한 편이었다.

민주당은 최근 독점에 대한 이들의 경고를 받아들여 ‘더 나은 계약' (A Better Deal)이라는 공약을 만들었다.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 코리 부커 상원의원(민주당-뉴저지), 로 카나 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 등은 독점 금지 단속 강화를 요구하며 예전보다 심해진 경제 권력 집중을 비판하고 있다.

오픈 마켓은 ‘최근 몇 년 동안 포퓰리스트 성향이 강해졌다’는 경제 관련 논의를 이끌고 있다고 진보적 경제 싱크 탱크 루즈벨트 연구소의 마샬 스테인바움은 허프포스트에 전했다.

워렌의 고문은 허프포스트에 린의 팀을 해고한 것이 "여러 의문을 낳는다"라고 말했다. 워렌도 트위터를 통해 직접 우려를 밝혔다.

우려스럽다.

진보적인 민주당 하원의원의 고참 고문은 익명을 전제로 이번 해고는 “싱크 탱크에 자금을 대는 것이 정책을 얻어내기 위함이라는 걸 보여주는 예이다. 캠페인 로비와 자금 지원과 똑같다. 그 돈은 사업 비용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Move Fast and Break Things: How Facebook, Google, and Amazon Cornered Culture and Undermined Democracy’의 저자 조너선 태플린 역시 이번 사건이 "깡패들의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반면에 스톨러는 재단 내부 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글의 독점 문제는 뉴 아메리카 재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스톨러는 "뉴 아메리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훌륭한 일을 해낸다고 생각한다"며, "이건 뉴 아메리카의 문제가 아니라, 독점과 구글의 문제"라고 전했다.

구글이 독점기업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독점을 지지하는 억만장자 투자가 피터 틸은 구글이 경쟁을 걱정할 필요가 거의 없어서 직원들에게 정말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구글은 온라인 검색 시장의 80%를 지배하고, 미국 브라우저 시장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강력한 온라인 플랫폼 독점 업체다. 최근 몇 년간 구글과 페이스북은 온라인 광고비 대부분을 빨아들였다(온라인 광고 회사들을 사들인 덕이었기도 하다). 허프포스트 등의 매체들에 자신의 플랫폼에 직접 기사를 내라고 압박하고 있기도 하다. 구글은 인터넷 검색 장악력을 바탕으로 다른 웹사이트들에게서 돈을 받아낸다(CelebrityNetWorth.comYelp.com이 그 예다). 광고를 지배하고 있어 매체들에도 점점 더 큰 힘을 행사하고 있다(페이스북만큼은 아니지만).

‘사악해지지 말자’는 모토를 내세웠던 구글은 경제력을 정치와 정책 면에서도 행사할 방법을 찾고 있다.

구글은 예전에도 구글을 비판한 비영리단체를 압박하려 한 적이 있다. 2009년에 구글의 공공 정책 책임자는 캘리포니아의 사생활 지지 단체 콘슈머 워치독에 자금을 지원하는 재단을 압박하여 활동을 못 하게 하려 했다. 이들은 구글의 여러 프라이버시 정책에 비판적이었다.

지난 십 년 동안 구글은 유세 지원, 로비 기업, 싱크 탱크, 정책 관련 비영리단체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러한 정치적 투자는 구글의 독점금지법 위반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크게 늘었다. 구글이 로비에 쓴 비용은 2011년의 960만 달러에서 2012년에는 1820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 이후 1500만 달러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11년에 구글은 44개의 비영리단체와 싱크 탱크에 자금을 지원했다. 2012년에는 81곳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170곳에 달한다.

첩보 기관 방문자 기록에 의하면 구글 이사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백악관을 수백 번이나 드나들었다. 대학교 연구에도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공공 정책 입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 또한 미국 전역 공립학교 교육에 대한 자신들의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다.

구글이 2011년 이후 정치적으로 쓰는 돈을 크게 늘린 것은 인터넷 검색에서 시장 지위를 악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연방거래위원회의 독점금지법 수사에 대한 직접적 반응이었다. 연방거래위원회 법률팀은 구글이 ‘독점’기업이며 대대적 수사가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냈으나, 구글의 작은 양보만 얻어내고 결국 수사를 중단했다.

옐프의 부사장 루터 로우는 구글의 독점 금지 문제에 대해 “독점 금지는 구글에겐 큰 이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허프포스트US의 'Google Just Proved That Monopolies Imperil Democracy, Not Just The Econom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